보스톤 한인들, ‘화음보스톤쳄버’ 콘서트에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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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한인들, ‘화음보스톤쳄버’ 콘서트에 열광
  • 심재철 뉴잉글랜드 한인회보(KSNE) 기자
  • 승인 2015.03.2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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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 아기 때 시력 잃은 피아니스트 노유진, ‘역경 속에서 빛 발한 위대함’ 선사


  숱한 어려움 속에서 끈질긴 인내로 고난을 극복한 우리 민족의 과거와 도약을 이뤄내는 현재 모습,
그리고 평화 통일이라는 우리의 미래를 음악에 담았다. 


▲ 피아니스트 노유진이 화음보스턴챔버의 ‘한반도 콘서트 시리즈’ 무대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이고 있다.(사진=KSNE)
  화음 보스턴 챔버의 봄 연주회는 뉴잉글랜드 지역 한인 사회의 음악 시즌 개막을 알리는 행사이기도 하지만,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던 한인 사회의 활동 개시를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봄 연주회가 열린 메드포드 터프츠대학 그라노프 뮤직센터에는 지역 한인 사회 원로와 교민 단체 관계자, 영사관과 상사 주재원, 유학생, 지역 주민 등 300여 명이 찾아와 자리를 같이 했다. 관객들은 연주가 끝난 뒤에도 바로 자리를 뜨지 않았다. 주최 측이 마련한 다과를 함께 하면서 밀린 이야기들을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유난히 춥고 눈도 많고 길기도 했던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계절의 길목에서 열린 음악회였던 만큼 할 이야기도 많았던 것 같다. 중간의 휴식 시간조차도 친교의 시간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보스턴 챔버 장수인 단장은 올 음악회를 ‘한반도 콘서트 시리즈’라는 타이틀로 엮어 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숱한 어려움이 닥쳐 왔지만 슬기롭게, 그리고 끈질긴 인내로 고난을 극복해 온 우리 민족의 지난 날과, 도약과 성취를 이루어 가는 현재 모습과, 평화 통일이라는 우리의 꿈과 염원을 음악에 담겠다는 것이다. 광복 70년, 하지만 분단 또한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 2015년의 기획으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 인지도 모른다. 시리즈 첫 연주회인 이번 공연 객석의 호응과 친숙한 분위기로 봐서 시작은 일단 기분이 좋다.

  한반도 시리즈 첫 편인 이번 음악회는 ‘역경 속에서의 위대함’ 이라는 부제로 무대에 올랐다. ‘마탄의 사수 서곡’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A단조’, ‘베토벤 교향곡 3번 에로이카’를 선곡한 이유를 단박에 알 수 있을 듯 한데,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젊은 피아니스트 노유진을 등장시킨 것이다. 노씨는 피아노 협주곡 A단조를 공들여 연주하면서 뉴잉글랜드 한인 사회에 인사를 했고, 한인사회는 그들에게 걸출한 음악가가 또 한 사람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녀가 특히 어필한 것은, 절대 음감을 타고 났다던가 뉴욕 현악 피아노 콘서트에서 대상을 받고 사우스 웨스턴 유스 뮤직 콩쿠르에서 2회 연속 우승했다던가 하는, 음악적 재능이나 성과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갓난 아기 때 시력을 잃어 악보도 볼 수 없는 불편함을 무릅쓰고 열정과 노력으로 이 모든 걸 이루어 냈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성과는 ‘역경 속에서의 위대함’이라는 이번 봄 음악회 주제와 딱 맞아떨어진다.

  민주평통보스턴협의회가 이번 행사를 후원 했다. 김성혁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넉넉하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을 약속 했다. 보스턴 챔버의 ‘한반도 콘서트 시리즈’를 후원함으로써 통일을 열망하는 동포사회의 노력에 부응하겠다는 것이다. 고마운 일이다.

  화음 보스턴 챔버 오케스트라는 4월과 5월에도 ‘한반도 콘서트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5월에는 ‘평화’를 주제로 보스턴 한인 합창단과 합동 공연을 할 예정이다. 10월에는 ‘미래로의 전진’이라는 테마로 올 시즌을 정리하는 연주회를 연다. 주최 측의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지만 한인 사회의 관심과 참여가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보스톤 지역 유일의 한인 오케스트라에게 더욱 큰 힘을 실어주게 될것이다.

  심재철 뉴잉글랜드 한인회보(KSNE)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