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代 한국인 필리핀서 풀려나…괴한들 핸드폰 빼앗아 가족에게 ‘몸값 보내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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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代 한국인 필리핀서 풀려나…괴한들 핸드폰 빼앗아 가족에게 ‘몸값 보내라’ 요구
  • 김영기 기자
  • 승인 2015.02.0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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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괴한에 붙잡혔다가 보름 만에 석방된 한국인 사업가 건강은 ‘양호’

▲ 필리핀의 치안 불안이 가중되면서 외국인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영자 일간지 마닐라타임스 인터넷판)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에서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던 한국인 남성 윤모(55) 씨가 보름 만에 무사히 풀려났다. 현재 그의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4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마닐라 지역에서 개인 사업 중이던 윤 씨가 지난달 19일 민다나오섬 카카얀데오로 사귀아에서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3일 밤 석방됐다”며 “건강과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윤 씨는 금광 사업과 관련해 가족 중 한명이 거주하는 지역을 방문하려다 봉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피랍 당시 비무장 경찰의 안내를 받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무장괴한들의 강압에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당했다.

  괴한들은 윤 씨의 핸드폰을 빼앗은 뒤 가족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흘 안으로 돈을 보내라’며 거액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경찰은 협상전문가들로 납치 전담팀을 꾸려 석방 교섭을 진행했다.  

  또한 주필리핀한국대사관(대사 이혁)도 사건 발생지역에 치안영사를 급파했으며 곧이어 필리핀 경찰 내 한국인 관련 사건 전담반인 코리안 데스크가 수사에 참여했다.

  계속된 석방 협상 끝에 윤 씨의 안전을 확인한 가족은 괴한들에게 일부 현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괴한들은 3일 밤 11시30분(한국시각) 윤 씨를 풀어줬다. 경찰은 이슬람 자치구역으로 도주한 괴한들을 검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에도 마닐라에서 온라인 도박장을 운영하던 한국인 4명이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는 괴한에게 납치됐다 나흘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외교부는 강력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민다나오 섬을 비롯해 삼보앙가, 바실란, 술루, 타위-타위군도, 디나가트, 만바자오, 시오가오 섬 등에 ‘특별여행경보(즉시대피)’를 발령한 바 있다.
 
  최근 들어 필리핀 내에서 연달아 발생한 납치사건과 관련해 외교부 관계자는 “필리핀 내 치안이 불안정한 만큼 최대한 위험 지역을 피해야하며, 납치범들의 목표가 될 수 있는 사업가들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경찰청은 한국인 대상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리핀 우범지역인 앙헬레스에 경찰관을 추가 파견하고,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60억 규모의 예산을 투입, '필리핀경찰 수사역량강화 프로젝트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김영기 기자 dongponews@hanmail.net
                    tobe_ky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