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대학에 한국 만화 1만5000권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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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대학에 한국 만화 1만5000권 화제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5.01.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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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도서관으론 전례없어 한인사랑 독차지 예고

▲ 워싱턴대학이 최근 한류 컨텐츠의 하나로 각광 받고 있는 한국 만화책을 1만5,000권이나 기증을 받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낳고 있다. 이효경 워싱턴대 도서관 한국학 사서가 기증받은 만화책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시애틀N)
 

미국인 부부가 차압된 창고서 구입한 후 기증
이현세ㆍ박봉성ㆍ허영만 등의 80~90년대 작품
 
  워싱턴대학(UW)이 최근 한류 컨텐츠의 하나로 각광 받고 있는 한국 만화책을 1만5000권이나 기증을 받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고 시애틀N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UW이 미국 내 도서관으로는 유일무이하게 이처럼 방대한 양의 한국 만화를 소장하게 된 사연 또한 흥미로워 앞으로 이 한국 만화가 대학생뿐 아니라 한인들에게도 크게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시애틀N은 전했다.
 
  UW 한국학도서관에 따르면 타코마 인근 레이시에서 골동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댄 커버데일과 샌디 매콜리 부부는 지난 2013년 2월 레이시의 한 창고에 차압된 한국 만화책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들 부부는 만화책을 잘 분류해서 장차 다시 판매하면 다소 이익이 생길 것으로 생각하고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만화책을 전부 구입했다.
 
  이들 부부는 만화책을 분류하려고 했지만 한국어를 전혀 모르고 어떤 내용의 만화인지도 전혀 알지 못해 3개월간 창고비만 내게 되자 결국 어딘가에 기부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UW에 한국학 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곳에 연락해 기증 의사를 밝혔고, 한국학 센터는 곧바로 UW 한국학 도서관의 이효경 사서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이 사서는 웹툰 등을 통해 한국 만화가 뜨고 있는 점을 감안해 충분히 소장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대학 도서관 본부에 이 책을 기증 받아 소장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도서관 본부도 학술서적이 아닌 만화일 뿐 아니라 1만5,000권이나 되는 집채만 한 양을 보관할 장소도 마땅치 않아 난색을 표명했다.
 
  이 사서는 “한국 만화가 뜨고 있으며, 이는 대중문화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끈질기게 설득해 결국 대학본부로부터 인수 허가를 받아냈다.
 
  하지만 방대한 양의 만화책을 레이시에서 UW으로 운반하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한 달이라도 창고비를 아끼려는 기증자 측의 요청에 따라 2013년 5월 말까지 운반을 마쳐야 할 상황이었다.
 
  결국 이 사서와 UW 시설 관리팀 및 기증부서 직원 3명 등으로 특별팀을 꾸려 창고에서 책을 일일이 박스에 넣은 후 UW 트럭을 이용해 한국학도서관의 별관인 UW 케인홀 지하 창고로 운반 작업을 마쳤다.
 
  이후 목록사업이 시작돼 현재까지 전체 1만5,000여권 가운데 80% 정도의 목록 작업이 완료된 상태이며 만화책 리스트는 UW 도서관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서는 “이 만화책은 대부분 1980년대와 90년대 작품이고 상당수가 이현세ㆍ박봉성ㆍ고행석ㆍ허영만ㆍ황미나 등 만화의 전성기를 주름잡았던 작가들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통상 만화책 10권이 한 종인 만큰 1만5,000권에는 한국 만화책이 1,100종, 일본 만화를 한국어로 번역한 만화가 400여종에 달해 전체적으로 1,500종에 달한다고 이 사서는 전했다.
 
  UW 한국학도서관측은 UW 학생이나 UW 도서관 카드를 소지한 일반인들에게 목록이 끝난 만화책을 대여한다.
 
  시애틀N에서 확인한 결과, 이 만화책은 페더럴웨이지역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만화방을 운영했던 A씨가 폐업하면서 이 창고에 보관하게 됐으며, 이후 “만화방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지인 B씨에게 소유권을 넘겼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만화책을 기증받은 B씨가 만화방 개업을 못하고 창고비를 내지 못해 결국 차압을 당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편집국 기자 dongpo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