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정체성 문제 노래…한국계 작가 사기사와씨 자살
상태바
재일동포 정체성 문제 노래…한국계 작가 사기사와씨 자살
  • 국민일보
  • 승인 2004.04.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04-04-18 () 00 00면 판 765자    스크랩    
  
    
“일본인,남,여, 그런 속박이 싫어요. 그런 속박의 안에서 안주하는 것도 싫고요.”
이양지,유미리씨 등과 함께 일본의 대표적인 한국계 여성작가로 꼽히는 사기사와 메구무(35)씨가 지난 12일 도쿄의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include Virtual="/sub_ban.html" -->
일본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메구로 소재 사기사와씨의 아파트를 방문한 친구가 화장실 안에서 목을 매 숨져있는 그녀를 발견,신고했다. 경찰은 사기사와씨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동기를 수사 중이다.
사기사와씨는 오는 6월15일 도쿄의 한 공연장에서 자신의 원작을 스스로 각색·감독한 무대극 ‘웰컴 홈’을 공연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일본 문단은 그녀의 죽음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할머니가 한국인인 사기사와씨는 지난 1987년 여고 2학년인 18세에 문학계 신인상(작품 ‘강변길’) 최연소 수상자로 화제를 뿌리며 등단했다.
부친의 삶을 형상화한 ‘달리는 소년’(1990)과 재일동포의 삶을 소재로 한 ‘진짜 여름’(1992)으로 일본 최고권위의 신인 등용문인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르는 등 세차례 아쿠타가와 상 수상자 물망에 올라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사기사와씨는 흔히 한국계인 유미리씨와 비교되지만 ‘가족 담론’에 집요했던 유씨와는 달리 재일동포의 정체성 문제에 오랫동안 매달렸다.
사기사와씨는 20대가 돼서야 자신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고 그 뒤로 십 수년에 걸쳐 한글을 배우고 한국을 찾았다.
도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