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런던시민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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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런던시민 사로잡다
  • 심흥근 재외기자
  • 승인 2014.11.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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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정 캘리포니아 주립 노스리지 대학 교수

▲ 김아정 교수의 한국어 로미오와 줄리엣 런던공연

전 세계 각국 현지에서 한국문화의 폭을 넓혀 나가며 여러 민족의 다양한 문화권과 소통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한인들이 많지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 많다. 김아정(Ah-Jeong Kim) 캘리포니아 주립 노스리지 대학(CSUN) 교수도 그중 한 명이다. 

세계적인 셰익스피어 비평가이며 연극무대역사학자인 김아정 (Ah-Jeong Kim) 캘리포니아 주립 노스리지 대학 (CSUN) 교수는 지난 2006년 전원 한국인으로 구성된 '로미오와 줄리엣' 한국어 공연 팀을 영어의 본고장인 런던의 the Barbican Center 무대에 올려 영국인들의 찬사 속에 3주간 공연을 이어가며 대성공을 거둔 바 있다.

▲ 김아정 CSUN대학교 연극역사학 교수
김 교수의 지휘 아래 진행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원작을 90분의 공연 분량에 맞게 한국어로 재해석하고, 이를 다시 영어로 번역해 자막을 달았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인 청중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복을 입은 배우들의 몸동작과 표정만을 통해서도 충분히 셰익스피어를 음미하고 즐길 수 있도록 연출한 것이 영국인들에게도 통한 것이다.

영어와 한국어 구사가 모두 가능한 김 교수는 “셰익스피어에는 엘리자베스 여왕 당시의 영어 (Elizabethan English) 문장들이 간간이 나오는데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힌두어, 포르투갈어 등에도 아예 없는 말들이라 이를 번역해 내기란 사실 어려운 일”이라며 “그러나 비록 원전의 시와 대화들이 생략되었어도 무대 작품을 보면 셰익스피어임을 쉽게 인지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모국어를 외국어로 표현할 때 중요한 것은 '생각이 들어있는 아이디어' 즉 '상상'이다. 미국 뮤지컬의 고전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볼 경우 셰익스피어 원전의 시가 없고, 대화들이 생략되었어도 누구든지 그 작품이 셰익스피어임을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상상 때문이다.

김 교수는 “2006년 연극무대의 성공에서도 셰익스피어 원전의 해석보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들어있는 생각을 어떻게 적절히 표현해내느냐가 제일 중요한 관건이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