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주짓수의 나라 브라질에 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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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주짓수의 나라 브라질에 태권도?
  • 이석재 재외기자
  • 승인 2014.08.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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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격투기에 열광하는 현지에 태권도 보급 안간힘 오창훈 관장

▲ B-TKD 시범단 오창훈 관장
UFC와 MMA를 비롯한 이종격투기가 브라질을 강타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무예하면 떠올리는 태권도처럼 주짓수는 브라질의 전통무술이다. UFC같은 격렬한 이종격투기에서 주짓수의 꺽기, 조르기 등의 관절기 기술은 상대에 치명적이다. 그러나 요즘의 주짓수는 무술이기보다는 무술을 이용한 하나의 도박 스포츠처럼 상품화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브라질 무술 학원들은 이종격투기용 싸움을 위한 무술만을 가르치기를 원하고 있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정통 무도인 태권도를 브라질에 보급하려 안간힘을 쓰는 한 태권도인이 있다. 브라질인들에게 한국의 기를 가르치고 무도를 통해 한국의 예절을 가르치고 또한 브라질 현지인들은 그를 향해 “차렷, 사범님께 경례”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정통을 고집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도 따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억여 명이 사는 이 브라질에 태권도를 보급하려고 동분서주하는 그를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태권도를 언제 시작했는가?

-5살 때 친형을 따라 처음 취미로 배운 태권도에 타고난 소질이 있는 것을 알았다. 그 후 용인대 태권도학과(90학번 공인7단)졸업 후 해병대 태권도 대표선수단 소속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한중대 남승현 교수와 아시아연맹에서 태권도 시범단 활동을 하다 미국 덴버(Denver)로 건너가 미국 태권도 올스타 시범단 활동과 체육관을 3년간 운영했다.

△브라질에 태권도를 보급한 계기는?

-그 후 지도자의 길로 다시 국내로 들어와 남사중학교 태권도 코치로 재직하던 중 남승현 교수와 브라질 김요준 사범의 권유로 2000년 7월 브라질에 오게 되었다.

4년간 상파울로 일본타운인 리베르다지 지역의 태권도 체육관에서 사범으로 브라질에 태권도 정신과 무예를 가르치며 2004년 재 브라질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직을 역임하며 부전공인 용무도(6단)와 태권도를 용무도를 가르치고 있으며 브라질 태권도의 보급과 발전을 위해 지금의 <BRASIL TAEKWONDO DEMONSTRATION TEAM>을 창단하게 되었다.

2007년에 초대단장은 신형석 사범이 맡았고 오창훈 사범은 감독으로 있다가 2010년부터 단장직을 맡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시범단을 만든 이유와 행사 공연(무도, 쇼)에 대한 생각?

-한국 태권도 시범단은 국내에서 국기원 시범단, 아시아연맹 시범단, 세계 태권도 시범단이 있으며, 해외에 몇 나라가 시범단을 만들고 있지만 브라질 태권도 시범단은 브라질에서 B-TKD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범한 시범단이다.

B-TKD 시범단은 모두 18명이며 남자가 12명이고 여자가 6명이며 제일 연장자의 나이는 32살이며 평균 나이는 18세이다.

태권도 시범단이 있으므로 많은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정통 무예 태권도로 한국의 문화와 정신 예절을 가르치고 대한민국의 기업과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첨병역할을 함과 동시에 국위선양을 위한 궁극적인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무도로써의 태권도와 쇼를 통한 태권도 홍보는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태권도는 부드러우면서 강하고, 강하면서 부드러운 운동이다. 이것들을 융화시켜 쇼를 만들어 흥미와 재미, 또한 무도를 보여줌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무예 태권도를 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홍보와 보급이 아닐까 생각한다.

△태권도를 하면서 시범단을 이끌어 가면서 어려웠던 점은?

-B-TKD 시범단의 활동영역은 한인사회 작은 행사에서부터 브라질 전역에 태권도를 필요로 하는 모든 행사에 활동하고 있으나 B-TKD 시범단의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최소한의 경비로 가까운 곳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시범단을 이끌어가기 위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B-TKD 시범단 단원들은 태권도 시범을 통해 물질적으로 제공받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태권도를 사랑하고 태권도 시범단을 위해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단원들에게 오창훈 관장은 늘 단원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태권도 시범단을 하는 것이 태권도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자부심을 갖고 하는 일이지만 B-TKD 시범단의 경제적 사정 때문에 단원들 식사 값은 물론 시범에 필요한 물품 구입조차도 힘들었다.

시범행사 때는 그나마 밥이라도 제대로 먹게 해 주려고 시범 행사를 부탁한 이들에게 소정의 수고비를 부탁한다고 하지만 태권도 시범단을 부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료로 시범을 해 주기를 바란다.

무료로 해주고는 싶지만 경제사정상 시범단들은 차비부터 시작해서 송판 하나 하나까지도 사 가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시범을 보여 달라는 곳이 생겨 단원들을 부르게 되면 그들 중 차비도 없어 못 오겠다는 이들도 있다.

오창훈 관장은 언제까지 시범단을 이끌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태권도 도복의 경우만 해도 많은 비용이 들어가며 다행히도 2년 전 필라(Fila)사 양광용 회장이 브라질 방문 시 B-TKD 시범단의 사정을 알고 한국의 태권도용품 Fila 회사로부터 후원을 받아 현재 도복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사용하고 있으나 언제까지 후원이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제일 힘든 부분은 쓸데없이 그런거는 왜 만드냐고 하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었다. 이렇게 힘들고 열악하지만 계속 태권도의 끈을 놓지 않은 이유는 오창훈 단장을 믿고 따라주며 눈빛만 봐도 대화가 통하는 단원들과 지금은 뒤에서 묵묵히 내조를 하는 부인의 사랑의 힘이 있어 힘들고 열악하지만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를 전파하는 것이 보람된다고 한다.

그의 부인 강혜경씨는 처음에는 시범단 운영에 대해 크게 반대를 했지만 한국 문화의날 행사에서 처음 남편의 B-TKD시범단 시범을 보고, 오창훈 관장의 두 손을 잡으며 이렇게 힘들게 고생하는걸 몰랐으며 이제는 태권도로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남편을 자랑스러워 한다고 했다. 하지만 시범단을 이끌면서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서 태권도에 대한 열정은 좋지만 건강부터 챙겼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울먹이면서 말을 전했다.

△오창훈 관장의 바람은?

-더 이상 바라는 것은 없다. 가족들이 건강하게 잘 지내주는 것과 현재 운영하고 있는 브라질 태권도 시범단 단원들과 용인대 태권도장 운영을 잘하고 B-TKD시범단은 당당하게 우리나라의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브라질 사회에 나가 한국을 알리고 있다. 한국의 예의범절과 문화를 배운 브라질인들로 구성이 되어 브라질 현지인들에게 우리 한국인의 위상을 세우는 일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에서도 계속 한국의 정통무예 태권도를 전파하며 앞으로도 더욱 많은 시범행사를 계획하고 모두들 건강히 함께 하는 것이 바람이다.

한국의 전통 무도, 이곳 브라질에서 한국문화의 날이나 한국을 알리는 각종 행사에 빠지지 않는 태권도 시범, 힘과 기를 보여주는 태권도 시범 하지만 그 뒤에는 남몰래 고생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기자도 그들과 몇번 동행을 했었지만 그들이 브라질인들을 위해 펼치는 태권도 시범은 열약한 환경이었다. 바닥 매트도 없이 길바닥에서 시범을 보인다. 부상의 위험도 감수하고 그들은 오늘도 태권도를 브라질에 알리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에선 송판이 저렴한 가격일지 모르지만 현지에서는 그들이 사용하는 송판조차 수입품으로 취급되고 있어 그가 자비로 감당하기는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

흥행 위주로 변질되어가는 무술들, 하지만 정통을 고집하고 있는 우리 브라질 태권도 시범단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서 우리의 무예인 태권도를 브라질에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혹시라도 브라질 태권도 시범단에게 도움을 주실 분들은 오창훈 관장에게(b_tkdoh@naver.com) 연락을 해주길 바란다.

<기사 및 사진제공 브라질 코리아포스트 이석재 재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