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독일 다문화 축제를 빛낸 '한복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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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독일 다문화 축제를 빛낸 '한복 쇼'
  • 한정순
  • 승인 2014.08.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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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우크스부르크 한인회, 한글학교 학생들과 다문화축제 참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시에서 열린 다문화축제에 참가한 한글학교 학생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시에서 매해 7월 열리는 다문화축제에 올해는 43개국이 축제에 참가했다.

올해의 주제는 '섬유(Textil)'로, 이곳은 2천 년 역사가 깃든 은(Silber)과 섬유 직물(Textil)로 유명한 도시이다. 그래서 올해는 한 시간 가량의 거리 행진 후 무대프로그램으로 한복 쇼를 하기로 했다.

▲ 한정순 아우크스부르크 한인회장(오른쪽)

매해 거리행진 때는 우천시 한복, 북과 장구가 젖을까 걱정이 많지만, 올해는 그와 반대로 34도에 육박하는 엄청난 무더위 속에 행사가 진행됐다.

다들 토요일 오전 10시 한글학교에서 만나 선생님들은 여학생들 머리를 땋아서 댕기를 묶기도 하고 머리띠를 해주기도 하며 한복과 사물놀이 옷을 예쁘게 입히는 준비로 손이 바빴고, 한정순 아우크스부르크 한인회장과 한인회 임원들도 직접 구워온 햄으로 점심 준비를 하느라 바빴다. 점심을 마치고 모두 다시 한 번 사물놀이 연습을 해보고 빠진 것은 없는지 모든 점검을 마쳤다.

행진시간이 다가오자 유아반, 초ㆍ중반과 성인반 학생들 모두 한글학교 마당에 모여 줄을 지어 침착한 모습으로 행진준비를 끝낸 후 서서히 시청 앞을 향하여 걷기 시작했다. 태극기가 제일 앞에서 펄럭이고 작은 꼬마 학생들이(3세) 한복을 입고 한 손에 작은 태극기를 들고 아장아장 걸어가는 모습은 누가 봐도 귀엽다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예쁜 모습이었다.

소고를 치며 행진하는 어린이들

가장 무더운 오후 1시를 기점으로 행진은 시작되었고 우리 팀도 다른 나라들 팀 사이에 자리를 잡고 중간에 재빠른 걸음으로 행진을 힘차게 하며 사물놀이 악기와 소고를 쳤다. 송연옥 한글학교 교장은 미리 얼린 물병이 담긴 가방을 끌고 행진하면서 수시로 어린이들과 어른들께 열심히 물을 권했다.

그 무더위에도 한글학교 학생들은 한 명도 “얼마나 더 해야 합니까? 더워죽겠습니다”는 불평 한마디 없이 “대한민국”을 힘차게 외치며 소고를 높이 들고 땀방울이 이마에 구슬같이 맺힌 얼굴로 행진했다. 성인반 학생들도 무거운 장구와 북을 어깨에 메고 열심히 한국을 위하여 행진했다.

행진을 마치고 무대 프로그램에서도 태극기가 먼저 올라가서 무대 위에 자리를 잡은 뒤 색상이 화려한 부채를 든 여학생들의 한복 소개가 있었고, 화장도 예쁘게 하고 결혼식 예복을 입은 꽃 같은 신부(이향숙)와 근엄한 신랑(바우어 마틴)이 무대에 올라오니 무대 위에는 화려함이 더욱 가득했다. 그 뒤를 이어 공주와 왕자의 한복, 두루마기 한복, 개량한복 , 보통한복, 속치마, 신발까지 우리나라 한복의 아름다움을 섬세히 설명했다.

한정순(무대 왼쪽) 회장이 한복의 아름다움을 설명하고 있다.

이 한복 쇼를 통해서 독일인들이 한복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조금이나마 알기를 바란다. 이날 이 곳에 못나온 시민들을 위하여 좀 더 큰 한복전시회를 통해서 이렇게 멋있는 한복의 미를 알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이러한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하여 준비하려면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뒤에서 도와주는 손길 없이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같이 준비하고 연습하는 과정에서도 학생들은 공동체를 느끼고 배우게 되는 산 체험이다. 이 학생들은 물론이고 이들과 같이 연습하고 준비한 선생님들, 함께한 학부모들과 선뜻 악기를 빌려주시고 같이 열심히 연주해 주신 한인분들 그리고 한인회 임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결혼 예복을 빌려주신 Düsseldorf 고창원회장님께도 감사드린다. 

한정순 (아우크스부르크 한인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