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신간>조미희 시인'체게바라와 브라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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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신간>조미희 시인'체게바라와 브라우니'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4.06.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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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경계가 희미해질수록 소통은 더 가까이 와 있다는 것"

▲ 조미희 시인.
아르헨티나 동포 조미희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체게바라와 브라우니’가 한국의 ‘문학수첩’ 출판사에 의해 출판됐다.

총 4부로 구성된 시집에는 제1부 ‘체게바라와 브라우니’에 18편, 제2부 ‘무지개 문명’에 17편, 제3부 ‘시인에게’에 18편, 제4부 ‘백 년 무늬’에 24편을 포함하는 총 77편의 시, 그리고 이성혁 문학평론가의 '신성의 투시와 시의 도시'라는 작품론이 수록돼 있다.

이성혁 문학평론가는 작품론을 통해 20년이 넘게 먼 타향살이를 하며 시를 쓰는 조미희 시인이 한국의 시인과는 다른 조건에서 시를 쓰고 있고, 첫 시집 ‘상현달에 걸린 메아리’의 자서에서 자신이 말하고 있듯이 “척박한 모국어의 땅”에서 이중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인데, 그 시집에는 시인 자신의 한국어 시를 스페인어로 번역해 같이 싣고 있다면서 시인의 이러한 이중 언어 사용의 조건 속에서 살게 되면 말에 대한 감수성이 남달리 예민해질 것인데, 그래서 그는 자서에서 “나는 이속에서 단물 뚝뚝 흐르는 모국어라는 열매를 품고 한입의 맛으로 익어 가는 언어의 오감(五感)이 되었으면 한다”고 한 말을 의미깊게 주시했다.

▲ 시집 '체 게바라와 브라우니'
조미희 시인같은 이중언어 사용자에게는 모국어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한 시 쓰기는 다시 “시는 국경도 인종도 초월하는 우주언어”라는 인식을 낳게 되는 것 같다면서 그것은 아마도 그에게 시 쓰기는 두 나라 언어를 교통시키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보며 그래서 그가 모국어의 ‘오감’을 되살리고자 노력하는 일은 어떤 내셔널리즘적인 발로와 통하는 작업이 아니라 우주언어-시를 통해 세계의 말을 좀 더 풍부하게 하는 작업이라고 보았다.

조 시인은 지난 1991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2006년 재아 문인협회 문학작품 공모 시 부문 최우수상, 같은해 한국의 ‘문예춘추’ 신인문학상과 재외동포재단 문학상 시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는 한편, 2007년에는 PBC 평화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고, 2008년에 첫 시집 ‘상현달에 걸린 메아리’를 출판했다.

중남미한국문화원에서 여러 차례 현지 시인들과 시를 통한 교류행사를 해 온 조 시인은 그의 자서에서도 말했듯이 “한국과 아르헨티나라는 퍼즐이 서로 맞물린 문학적 교감의 새로운 기류변화를 예감하고 언어의 경계가 희미해질수록 우리의 소통이 더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을 ‘체게바라와 브라우니’ 시집을 통해 전달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