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을 위한 재일동포 단체의 통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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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을 위한 재일동포 단체의 통일운동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14.05.2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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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충남(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 연구교수)

1945년 일본의 패망과 미․소의 한반도 진주, 1948년 8월과 9월에 이념적으로 상이한 남북한 정부의 등장은 우리 민족과 국토를 둘로 분할하면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우리 민족의 역사적 과제로 등장시켰다.
 
이승만 정부로부터 현재의 박근혜 정부까지 역대 정부 모두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굴곡을 극복하면서 다양한 통일방안과 대북정책을 제안하였다. 예컨대, 국민의 정부는 ‘대북포용정책’, 참여정부는 ‘평화번영정책’, 이명박 정부는 ‘비핵․개방․3000’, 현재의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통일대박론’, ‘드레스덴 선언(Dresden Declaration)’을 통해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 조성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에서 경색된 남북 관계를 완화시킨 결과, 개성공단의 재개, 이산가족의 방문이라는 성과를 산출하였다. 그리고 2014년 독일 방문에서 ‘한반도 통일 준비 구상’이라는 ‘드레스덴 선언’에서 첫째, 남북한 주민의 인도적 문제의 우선적 해결; 둘째,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셋째, 남북 주민 간 동질성 회복 등 3가지 구상을 북한에 제안하였다.

그러나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 제안을 ‘흡수통일의 논리’로 비난하면서 단칼에 거부하였다. 그 결과 남북한 관계는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이렇듯 남북한 정부의 첨예한 대립각과 톱니바퀴가 엇도는 불협화음의 환경 속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또 다른 돌파구는 재외동포 단체의 활용이다. 지구촌 176개국에 분산하여 정주하고 있는 690만 재외한인 디아스포라(diaspora)는 우리 민족의 통일외교를 위한 자산이다.
 
즉 남북한 정부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재외동포 단체의 통일 의지와 역할은 한반도 평화통일의 환경과 여건을 조성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미국, 일본, CIS 등에 많은 재외동포들이 자율적․타율적 이유로 이주하여 생활하고 있지만, 이들의 구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단체는 한인회이다.
 
89만 명의 재일동포를 타 국가의 재외동포들과 비교하면 재일동포는 차별과 박해의 표본이며, 이들은 올드커머(old comer)와 뉴커머(new comer)가 혼재하여 일본에서 정주 생활을 하고 있다. 올드커머를 대표하는 32만명의 민단과 5만명의 총련은 재일동포들의 대표적인 ‘생활자(生活者)’ 단체이다.

한반도 평화통일은 주변 강대국 및 재외동포, 특히 재일동포 사회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민단과 총련의 한반도 통일을 둘러싼 갈등은 남북한 정부의 영향을 받으면서 재일동포 사회에 분열을 조장하였다.

그 결과, 친한과 친북의 대립구도를 양산했으며, 재일동포 사회는 현재도 사상과 이념에 의해 대립과 갈등이 가장 첨예하게 나타나면서 두 단체 및 회원 사이에는 반목과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민단은 반공과 자유민주주의를 중시하면서 한국 정부의 평화통일 및 대북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민단은 한반도 통일과 관련하여 두 개 기구를 통해 통일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본국의 헌법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일본지역협의회와 민단 내부에 ‘평화통일추진위원회’이다.

반면에 총련 또한 사회주의를 고수하면서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북한의 통일정책을 대변하고 있다. 따라서 재일동포 사회의 통일운동은 이들 단체를 중심으로 남북한 대결구도의 축소판 내지 대리전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재일동포 사회에서 민단과 총련의 대결 구도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1980년대 중반, 새로운 통일운동을 주창하는 재일동포 3세대가 등장하였다. 오사카에서 정갑수를 중심으로 모국의 남북한 정부 및 민단과 총련으로부터 정치적 중립을 표명하면서 재일코리안의 화합, 조국 통일에 대한 기여를 목적으로 정치적 성격이 강한 ‘통일’을 ‘문화’와 접목시켜 하나의 축제 형태로써 ‘원코리아페스티벌(One Korea Festival)’를 개최하였다. 원코리아페스티벌은 남과 북을 연결하는 파이프로서 재일동포의 통일운동에 역점을 두고 있었다.

민단, 총련, 원코리아페스티벌 등 3개 단체의 통일운동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념적 성향에서 친한국과 우, 친북한과 좌 그리고 원코리아페스티벌은 남북한으로부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둘째, 민단과 총련 중심의 기존 통일운동에 대해 원코리아페스티벌은 이념에서 탈피한 새로운 통일 접근 방식으로 통일운동의 외연을 확장시켰다;

셋째, 매년 8천에서 1만 명에 이르는 재일동포의 일본 국적 취득은 우리 민족 자산의 손실이며, 또한 통일 동력의 상실로 나타나고 있다;

넷째, 단체의 민족통일운동의 전개는 재일동포들의 한반도 통일 의지의 강화, 남북한 간의 파이프 역할의 수행을 강화할 수 있다; 다섯째, 일본 내에서 재일한인회의 모국 통일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 형성을 위한 메신저 역할은 동포의 역량을 강화하고 적극적․능동적 참여를 유인하는 활동으로 이는 한반도 평화통일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3개 단체 모두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해서는 일정한 공감대 및 역할의 수행에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남북한 정부가 상대방을 신뢰하고 있지 않으며, 통일의 동반자라기보다는 적대 관계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의 정치적 영향은 재일동포 사회와 단체에 그대로 투영되었다. 민단과 총련의 관계는 적대적 관계이며, 민단과 총련의 원코리아페스티벌에 대한 입장은 비우호적 수준의 관계이다.

이러한 분열적 상황에서 3개 단체의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역할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의 불신을 통일 기제와 접목시켜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야말로 재일동포 단체의 한반도 평화통일에 있어 중요한 기여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비정치 분야에서 단체 간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아간다면 통일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