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윤호중 광저우 한인상공회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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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윤호중 광저우 한인상공회장을 만나다
  • 광동성라이프
  • 승인 2013.12.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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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통해 감성적 에너지의 공감대를 느끼고 싶습니다”

광저우와 한국인상공회 인연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2002년 처음 광저우를 왔습니다. 한국에서 총 60개 매장의 의류브랜드를 경영할 당시 소재 개발을 위해 원단시장으로 유명한 광저우를 시장조사차 방문 하였습니다. 당시 광저우는 지금보다 많이 낙후해 원단 말고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곳이었으나 6개월후 다시 광저우를 왔을때는 어딜가도 무수히 많은 인파를 보고 ‘사람이 많구나’ 이곳에서는 뭘 해도 되겠다는 감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위한 트레이닝기간이라고 할까요. 반 년은 철저하게 광저우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며 광저우만의 의류업계 비즈니스형태를 연구하였습니다. 그 후 최초로 외자 의류생산 공장을 설립하여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한국 의류업계중 최단기로 중국 전국에 총 260개(홀리지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였습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평생 의류사업만을 해 왔으며 광저우에서도 한인들과 거리가 멀게 비지니스에만 몰두하며 살아 왔는데 뜻밖에도 2010년 광저우한인체육회 회장을 맡으며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치루고 이어서 20대, 21대
한국인상공회 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 [사진제공=광동성 라이프]
앞으로 21대 회장에 대한 책임감도 특별할텐데, 그동안 한인사회에 나와 회장직을 맡아서 일한 소감은 어떴습니까?
그동안 사업전선에만 있다 불쑥 한인사회에 발을 딛으며 저도 정신없이 달려온 4년의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순간들을 광저우 한인사회와 함께 하고 있어 감사하고, 저의 부족한 리더십에도 불구하고 제16회 광저우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광저우한인들의 응집력이 형성되고, 크고 작은 한인행사로 광저우 한인이 더욱 단합되어진 모습에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숙원사업이었던 광저우한국학교 설립이 2014년이면 곧 한국비준도 원활이 진행되어 광동성에도 대한민국 정부인가 학교가 있다는 것에 저를 포함한 모든 한인들이 함께 자긍심을 갖게 되겠습니다.

▲ [사진제공=광동성 라이프]
광저우 뿐만 아니라 각 상공회가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가 어떻게 하면 회원사에게 실질적인 서비스를 해 줄까입니다.
저는 상공회는 봉사단체라기보다 이익단체라고 생각합니다. 상공회가 회원사에 이득을 주는 방법이 뭐냐? 를 고민해야 합니다. 제가 일상의 1/3의 시간을 웬징루에서 보내는 것은 회원사 또는 한인들이 겪고 있는 고충이 무엇인지를 듣기 위함입니다. 상공회가 대화를 통해서 어려운 일에 봉착했을때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도와주는 모습에 믿음이 생기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공회가 절대 권위적이고 부담되는 단체로 부각되어서는 안되며 친구를 사귀듯이 다가서면 가까워지는 사람이 있고 다가서지 않으면 가까워지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늘 먼저 다가가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상공회장은 봉사정신에 앞서 철저한 직업의식을 갖고 회원사의 필요를 충족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사진제공=광동성 라이프]
주변에 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사람과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데 특별히 중시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타인과 나누는 대화의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대화를 통하여 가장 강력한 감성적 에너지가 생기기 때문에 서로의 공감대를 느끼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해외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외로움과 고독감이 늘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이 척박한 땅에서 어느 날 말을 들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늘 부족함을 느끼지만 저는 가능하면 여러 사람을 만나 대화상대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장점을 발견하고 인정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사람관계는 목적이 없으면 좋은 관계가 되듯이 진실된 마음으로 한결같이 대하다 보면 진심은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까지 저를 도와 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는데 제가 일일히 그분들을 챙겨 드리지 못하는 것이 늘 아쉽습니다. 또한 가깝게 일하면서 순간의 사소한 언행에 그 누구에게 상처가 될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을 미워한 적은 있으나 버려본
적이 없고 사람관계를 한 번도 단절한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제가 맺은 인연에 대해서는 책임을 집니다.

광저우는 도시 규모만큼이나 비즈니스도 다양한 곳입니다. 최근 정책이나 사업모델도 변화가 큰데, 광저우 비즈니스 ‘이것만은 꼭 지켜야 한다’는 당부의 말씀 좀 부탁합니다.
첫째, 중국 현지인과 원만한 관계, 둘째, 합법적인 경영, 셋째, 중국사업에 올인을 하지 말라 중국 사업에 매력이 있다면 50%만 투자해서 이익이 나면 재투자를 하고 손해가 나면 거기서 끝내야지 남은 50%의 자산까지 끌어들여 전재산을 탕진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더이상은 없어으면 합니다.
해외에서 종사하는 사업은 규모의 대소를 떠나서 개인의 더 나은 비전과 발전을 위함과 동시에 국가의 명예를 대표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중국 사업은 반드시 사명감을 가져야 하며 조금 늦게 시작하더라도 아이템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를 반드시 할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 [사진제공=광동성 라이프]
중국이 아직도 기회의 땅이라 생각하는가?
중국이 현재 세계 각국의 업체들이 뛰어들고 현지 업체가 급성장을 이룩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경쟁이 격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중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서부대개발(西部大开发)’, ‘중부굴기(中部崛起)’, ‘동북진흥(东北振兴)’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중인데 우리도 외국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주려는 중국의 지역별 정책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광저우에 처음 진출한 선두주자들이 해왔듯이 중국의 3선, 4선 도시를 새롭게 개발하는 것도 괜찮고, 현재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거대 소비시장’으로 변환되는 추세에 발맞추어 우리 기업도 대세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적극 고려해보는것도 좋겠다 생각합니다.

앞으로 2년 임기동안의 계획은?
그동안은 각오나 포부를 실천해 온 과도기였다면 앞으로는 성숙기로 광저우 한인사회를 소통과 화합으로 더욱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특히 광저우한국학교가 한인사회의 구심점이 되어 중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모범이 되는 최고의 학교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광동성 모든 한인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광동성 라이프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