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땅에서 스타의 꿈을 이룬 동포 출신 연예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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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 땅에서 스타의 꿈을 이룬 동포 출신 연예인들
  • 김정희
  • 승인 2004.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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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서구문화 국내 시장에서 재능 발산
병역, 취업제한기간 등 어려움 겪어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 출신 연예인들은 몇 명이나 될까? 기껏해야 잘 알려진 가수 몇 명이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놀랍게도 그 수는 가수, 연기자, 모델 등을 합쳐 약 2백명에 이른다. 그중에 미국 출신 연예인이 80%에 달한다.  
90년대 이전까지 동포 출신 연예인은 매우 소수였고 그만큼 눈길을 끌었다.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강수지, 독특한 목소리의 임병수를 비롯해 한동안 선풍적 관심을 끌었던 쟈니 윤씨 등을 꼽을 수 있다. 당시에는 어눌한 말투 혹은 이색적인 분위기로 눈길을 끌었지만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90년대 들어서며 속속 등장한 해외파 연예인들

90년대를 지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동포출신 연예인들은 손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 특히 언어적 부담 때문에 연기자보다는 대부분 가수로 활동하는 이들이 많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군입대 논란으로 온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유승준과 영화배우 김윤진, 조PD, 원타임의 대니(한국명 임태빈), 박정현, SES의 슈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김윤진은 1997년 한국에서 쉬리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래 드라마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펼치며 많은 상을 수상해 성공한 경우로 꼽힌다.
이 외에도 주목을 받고 있는 그룹 동방신기의 믹키유천, 인기그룹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브라이언, god의 박준형과 신화의 에릭, 앤디 등도 동포 출신 연예인 돌풍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해외의 자유로운 문화 영향으로 재능, 끼 남달라

동포출신 연예인들이 국내에 들어온 것은 주로 90년대 후반이다. 이 당시 국내 연예계의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연예 기획자들의 요구에 동포2세 연예인 지망생들이 부응했다.
이때부터 부쩍 늘어난 해외 출신 연예인들은 국내와 달리 보다 다양하고 자유로운 문화 속에서 자라나며 마음껏 키워온 자신의 재능과 끼를 고국땅에서 마음껏 펼치기 시작했다.
대중음악의 본산지인 미국 등 해외에서 자란 이들은 어려서부터 다양한 음악들을 친숙하게 들으며 자라나 국내파에 비해 리듬감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내 오고 있다.
미국 교포 1.5세, 2세들의 그룹 G2G가 소속돼 있는 싱스퍼레이션의 성혜진씨는 "미국은 한국에 비해 문화가 자유로워 끼있는 아이들이 많다"며 "특히 힙합 등의 경우 미국이 원조라 할 수 있어 리듬, 감각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병역, 취업기간 제한 등 국내 활동상 제약 심화

하지만 이처럼 해외 출신 연예인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병역 이중국적 등 관련 문제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한다.
특히 정상급에까지 올랐던 가수 유승준이 병역기피 문제로 한국 연예계를 떠난 시건을 계기로 남자 연예인들의 병역문제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JTL의 토니안은 군대에 가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또한 몇몇 동포출신은 대마초 사건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성장 배경이 다른 데에 따른 정서 문화의 차이가 그 원인인 것. 한편 외국국적자들이 국내에 취업하려면 6개월로 한정돼 있는 취업 제한 기간 규정 때문에 예정에 없이 해외에 다녀와야 하는 경우도 많아 활동이 쉽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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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 연예인들은 어떻게 캐스팅되나

국내에 들어와 인기를 끄는 연예인들이 늘어나자 고국에 돌아와 스타가 되길 꿈꾸는 교포2세들이 많다. 국내 연예인 기획사들에서도 해외에서 자라난 스타 지망생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미국의 경우 가스펠과 밴드 음악이 매우 활발하기 때문에 곳곳에서 열리는 가스펠 경연대회들에 국내 기획사 사람들이 찾아가 신인을 발굴하고 캐스팅하는 경우들도 있다.
최근에는 이같은 개별적 접촉 이외에 공식적으로 신인 발굴을 위한 해외 오디션을 실시하기도 한다. 국내 대표적 연예인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정기적으로 미주오디션, 중국오디션 등을 열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스타 발굴을 위한 아카테미도 운영하고 있다.
오디션 정보는 해당 사이트(www.smtown.com)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공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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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동포출신 연예인>

힙합그룹 '원타임' 멤버 대니

힙합그룹 ‘원타임’의 멤버 ‘대니’ 는 미국에서 태어나 12살 때 처음으로 한국음악을 접했다. 그 전까지는 한국에 트로트나 발라드 같은 노래만 있는 줄 알고 관심을 갖지 않았었는데 1992년에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을 듣고, 1994년 LA에서 열린 드림콘서트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후 한국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가수의 꿈을 키우던 중 고등학교 때 지금 ‘원타임’의 리더인 테디를 만나 음악적인 생각을 공유하면서 음악에 흠뻑 젖어서 살았다. 결국 그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였던 양현석의 눈에 띄어 그토록 원하던 한국 무대에 설 기회를 얻게 되어 데뷔했다. 현재 4집 ‘HOT뜨거’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그들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배우로 도약하는 '김윤진'

영화 ‘쉬리’로 유명세를 탄 영화배우 김윤진은 10살 때 아메리칸 드림을 쫓는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교포 1.5세이다. 말도 통하지 않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사람 없는 머나먼 땅에서 김윤진은 우울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몸속에 흐르는 배우의 끼를 잠재우지 못했던 그녀는 중학교 연극반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유명한 뮤지컬 오디션에 발탁됐다.
그후 종종 연극무대에 서며 대학 입학때까지 연기에만 몰두해 온 그녀는 우연히 국내 무대에 데뷔할 기회를 갖게 되고, 영화 ’쉬리‘로 그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처음에는 어색한 한국말 솜씨에 한국에서 연기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었다는 그녀는 지난해 말 ABC와 100만 달러 전속출연 계약을 맺어 다시 미국 연예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깨물어 주고 싶은 그녀 '아유미'

동그란 눈, 일본풍 헤어스타일, 일본 국적을 가진 4인조 여성그룹 ‘슈가’의 메인 보컬리스트 아유미. 재일교포 3세로서 올해 19살인 그녀는 귀여운 외모와 함께 서투른 한국말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00년 엄마와 함께 한국에 왔다가 롯데월드에서 음반기획자의 눈에 띄어 가수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2002년 초에 첫 앨범이 나왔고, 처음에는 서툰 한국말 때문인지 조용하던 그녀가 방송에 나와 진솔한 모습을 보이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아유미가 활동중인 슈가는 일본의 대표적 예능프로덕션 ‘호리프로’와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일본 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아름다운 청년‘ NO! '스티브 유’ YES!!

1976년생인 유승준은 평소 꿈꿔오던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혼자서 태평양을 건너온 이민 1.5세다. 동양계 학생들에 대한 무시로 퇴학, 가출 등 아픔을 겪었는 그는 인생에서의 첫 위기를 신앙으로 잘 극복한 뒤 자신이 꿈꿔오던 가수가 되기로 다짐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노래와 춤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서울에 기획사에 보냈고, 제작자 ‘신철’에 의해 1997년 4월  KM-TV '쇼뮤직탱크'에서 ‘가위’라는 곡으로 데뷔하게 되었다. 그 후 ‘사랑해 누나’,‘나나나’,‘열정’,‘와우’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면서 가요계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그러나 청소년 금연 홍보대사와 한국복지재단 청년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선행에 적극 나섰던 '아름다운 청년' 유승준은 군복무를 불과 3개월 남겨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 병역기피 비난을 면치못했다. 특무 병무청에서 ‘입국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현재 유승준은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