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길 대사 노인회서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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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길 대사 노인회서 특강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3.08.2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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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사 "자손들에게 아르헨 주류사회 진출 위한 비전 제시하라"

▲ 한병길 주아르헨티나 대사가 지난 20일 오후 대한노인회 아르헨티나 지회에서 특강을 가졌다.
한병길 주아르헨티나 대사가 지난 20일 오후 대한노인회 아르헨티나 지회(회장 이천훈)에서 특강을 가졌다.
한 대사는 이날 특정한 주제 없이 자유로운 형식으로 부임해 1년 반 동안 느낀 점과 아르헨티나에 대한 비전, 남미에서 최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브라질의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엮어 나갔다.

한 대사는 “아르헨티나는 과거에 잘 살았고 지금은 여건이 어려운 나라이지만, 저력이 있는 나라”라고 말하고, “한인들 같이 근면한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면 주류사회에 많이 발을 붙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자식이나 손자들에게도 귀감 있는 얘기를 자주 해 주셨으면 좋겠다”면서 페루의 후지모리가 혼란한 시기에 강력한 리더십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를 예로 들었다.

한 대사는 아르헨티나에 부임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한인들에 대해 경탄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아르헨티나 외교 자문회(CARI)의 아달베르또 지아바리니(전 외무장관) 회장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중학교 우등생 선발위원으로 일하는데 그에 따르면 매년 우등생 중에 한인 자녀들이 2, 3명 끼어있다고 했고, 부에노스아이레스(UBA) 법대 출신인 기제르모 까르모나 연방하원의원은 대학 다닐 때 한인학생들로부터 공부 열심히 하는 습관을 배웠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많은 한인 인재들이 미국을 선택하는 것 보다는 여기서 자리를 잡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 대사는 어른들이 자손들에게 이 나라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류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잘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사는 부임하기 전 아르헨티나에 여덟 번 와 봤고, 짧은 방문을 통해 그 당시 느낀 것은 무질서하고 혼란스럽게 보였지만, 막상 부임하고 1년이 지나니까 나라 자체에 질서가 있는 것을 보았고, 대통령을 마음대로 비난할 수 있는 등 사법부가 독립이 잘 된 면에서 우리보다 더 민주국가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수입규제 정책 등 국제규범에는 안 맞지만 농산, 지하자원이 풍부해서 생긴 이 나라 나름대로의 정치 방식과 목표가 있기 때문에 너무 비판하지 말고 이해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개인별로 보면 매우 다양한 나라로 국가가 정책적으로 인재를 지원한 적은 없지만 생존하기 위해 개개인이 나름대로 노력하고 문제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우수한 사람들이 많다고 보았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과의 관계에 대해선 브라질 중상류층이 아르헨티나 중상류층에 대한 열등의식을 갖고 있고, 1차대전 당시만 해도 중남미 전체 GNP보다 아르헨티나 GNP가 훨씬 높았고, 노벨상 자연과학부문에도 아르헨티나에서 여러 명이 수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브라질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잘 가고 있는 나라라고 말하고, 자녀들에게 영어와 포르투갈어를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하면서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면 남미를 대표하는 나라는 브라질뿐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사는 시간이 갈수록 강국으로 부상하는 브라질을 볼 때 브라질 교포들과의 교류도 중요하고, 2014년 월드, 2016년 리오 올림픽 이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대사의 특강을 마치고 한 참석자는 재외동포 주민등록증 발급에 관해 물었고, 어떤 참석자는 KBS 전국노래자랑을 해외에서도 하고 있는데 아르헨티나에도 올 수 있도록 대사관 차원에서 노력해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