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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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 이광규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 승인 2013.07.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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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자랑하기를 세계의 어디에서 오더라도 미국에 오면 미국사람을 만든다고 자랑하며, 이것이 교육의 힘이라고 자랑하여 온 나라이다. 이것을 미국은 백인의 나라이고, 미국에 오는 어떤 나라 사람도 백인이 되거나 백인이 되도록 노력하는 나라라고 해석하여 왔다.

그러나 미국에 오바마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흑인도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로 모든 민족이 백인이 되는 것이 아니고, 미국인이 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이지만 속은 완전히 백인이라는 사람이 많다. 오바마 대통령이 겉이나 속이 흑인이고 백인이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국은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피부색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러한 미국 정신은 6.25가 지난지 60년이 넘는 오늘도 미군 유해가 있다면 북한이라도 찾아가려는 미국사람들의 정신에서도 읽을 수 있다.

미국의 예찬이 너무 길었다. 그러나 이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미국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미국 사회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미국 내에서의 활동을 말하려 하는 것이다. 미국에는 1천여 개가 넘는 한국학교가 있다. 이것은 토요일에 한인 2세들을 위하여 한글을 가르치는 것이기에 한인들끼리 운영하는 것이지, 이것을 미국 정부에 보조비를 타 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미국에서 한인들이 한글을 가르치는데 왜 미국 정부가 후원을 하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학교에서 배우는 2세들이 미국인이기 때문에 미국 2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이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미국 정부에 후원금은 요청하는 것이 옳다. 한국계 미국 2세들에게 한글을 아는 것이 이들 2세뿐 아니라 미국에게 국익이 된다면, 미국 정부에 경제적인 후원을 요청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국어가 미국 SATII의 외국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미리 준비하는 교육을 실시하니 미국에서 후원을 하여야 한다는 정당한 이유가 성립된다. 미국에 있는 1천여 개의 한국학교는 경제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학교도 있고, 학생도 많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다른 곳의 후원이 필요 없는 학교도 있다. 따라서 모든 학교가 미국 정부에 후원을 받으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재정이 힘들고 어려운 학교가 미국 정부의 후원을 받으면, 현재보다 훨씬 나은 환경에서 여유 있게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한국학교들은 당연히 미국 정부에 후원을 신청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해 힘들고 어려운 조건을 견디어 가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한국학교뿐만이 아니라 몇 개의 학교를 지휘 감독하는 지역학교협의회 특히 전국 학교협의회인 낙스(NAKS)는 미국 정부에 후원금을 신청하여 재정적 지원을 받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낙스 간부들은 한국에 와서 로비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낙스 간부들은 머리를 미국으로 돌려 미국 정부의 후원금을 받도록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한국학교에 한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에 있는 한인회도 같은 경우다. 한인회장을 만나면 나는 이런 말을 한다. 재미교포들이 미국으로 이주하기 시작한 것이 1960년대라 미국에는 도시마다 한인회가 조직돼 있다.

그러나 이것은 서울의 동회가 있었을 때의 일이고, 오늘날 서울에 동회라는 이름을 가진 간판을 서울 시내에서 찾을 수 없다. 동회가 전부 시민센터 또는 시민문화센터로 돼 있다. 이것은 간판이 동회에서 시민센터로 바뀌었을 뿐만이 아니라 내용도 동민의 주민등록이나 호적등본 발급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닌, 복지 등 시민의 문화 향상을 위하여 참으로 많은 프로그램을 갖고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변했다. 말하자면 시민센터의 업무 전체가 달라진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미국 한인회를 볼 때마다 참으로 시대착오적인 뒷전에 머물러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동포 1세들이 한인회를 좌우하며 2세들에게 넘기려 하지 않는 점을 지적한다.

2세들에게 주도권이 넘어간 예는 몇 군데 밖에 없으나 2세로 넘어간 한인회는 1세들이 운영하는 한인회와 달리 미국 정부에서 후원금을 받아 여유있는 운영을 하고 있다. 한인회도 한국학교도 같다. 지금부터라도 미주한인들은 미국사람이 되려고 간 사람들이기에 한인회 운영 자금을 미국 정부에 신청해 한인회 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한인회 회원들이 미국사람이기에 이들이 보다 빨리 건전한 미국사람이 되기 위한 프로그램이 바로 미국에 국익이 되기 때문이다. 국익을 위하여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나라에 사는 사람답게 재미한인들도 변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