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의 신뢰프로세스는 탱고춤과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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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의 신뢰프로세스는 탱고춤과 마찬가지”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3.05.2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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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 박종철 선임위원 아르헨서 통일강연회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회장 방종석)는 지난 22일 저녁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통일연구원 박종철 선임연구위원의 대북정책 통일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통일강연회에는 평통 위원들은 물론 대사관의 김인철 공사와 공관 직원들, 노윤호 한인회장을 비롯한 단체장들과 많은 교민들이 참석해 경청했다.

▲ 22일 저녁 아르헨티나에서 대북정책 통일강연회를 갖는 통일연구원 박종철 선임연구위원.

강연에 앞서 방종석 회장은 “누구나 알겠지만 최근에 고심초사 하는 게 한반도 분위기로 새로 출범한 정부의 통일 대북정책을 박종철 박사의 강연을 통해 듣게 돼 궁금증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바쁜 일정에도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박종철 위원 일행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인철 공사는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도발위협 등 적지 않게 놀라운 상황이 지속돼 왔지만 새 정부에는 중심을 잃지 않고 대응해 나가고 있다”며, “통일문제의 최고 권위자이신 박종철 교수가 통일문제를 생각하는 여러분을 위해 준비한 강연을 잘 경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통일정책 방향: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통일준비’란 주제로 박 위원은 먼저 한반도와 국제정세에 관해 강연을 시작했다.

박 위원은 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첨단 기술의 발달로 인해 하나로 연결돼 있는 지구촌에서 살고 있고, 지구촌 역시 큰 변화가 일고 있는데 미국은 군사적으로 대국이지만 경제적으로는 다원화 시대로 국내총생산 세계 2위인 중국의 부상과 G2 시대의 영향,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등 중국이 동북아시아에 주는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미국은 동북아시아의 중요한 문제를 중국과 협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고,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문제는 중국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따라 변화가 있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동북아시아는 영토문제, 해상 및 사이버 테러 등 테러문제, 무역관계 등 다양한 요인들이 통일문제와도 연관이 되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동북아 평화 구상을 제안해 국가 간의 실제 필요한 문제부터 해결을 모색하고 있으나 실제 걸림돌인 북한이 이 틀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북한을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 3자 대화를 통해 평화를 모색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 통일강연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는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 위원들 .

북한 정세는 김정은 체제가 표면적으로 볼 때는 측근세력의 교체 등 최고지도자의 위치를 굳히고, 김정은이 김일성 주석을 모방하며 작년 연말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올해 2월 3차 핵 실험 등을 통해 국제적인 도발과 모험성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경제난은 80년대부터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있는데 외화부족, 200만 톤의 식량난, 2009년 화폐개혁 실패로 인한 물가 상승, 핵, 미사일에 엄청난 돈을 써서 경제난이 더욱 악화 되자 일반시민들은 암시장, 보따리 장사 등 지하경제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려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사회의 배급체제가 무너지자 빈부의 격차가 상당히 생겼고, 하층민들은 생활이 너무 어려우며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가 심한 상황으로 고난의 행군 세대인 새 세대가 등장해 집단의식보다는 개인 생존을 위한 삶을 추구하고 암시장을 통해 남한의 K-POP, 드라마, 영화가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북한이 가장 중요시 하는 건 핵 개발로 핵을 남북관계에서 주도 수단으로 삼으려고 하기 때문에 신뢰결여의 문제로 계속 대립이 되고 있다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관련, 신뢰를 탱고 춤과 비교할 수 있는데 신뢰는 한 쪽에서만 할 수 없는 것이며 서로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남북 간에 서로 약속을 지켜 나가는 과정을 통해 국민과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쌍방 간의 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새 정부 출범 후 여러 차례 대화를 제안해 왔으나 북한이 아직까지 응답을 안 하고 있지만, 그들이 어느 정도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면 발전할 수 있도록 경제협력이 가능하다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통일준비는 동시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위원은 통일을 위한 해외동포의 역할, 한민족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통일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강연을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에서 한 참석자는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 현 정부가 통일 사업을 위한 지속성과 일관성이 없는 점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고, 박 위원은 전 정부들에서 교훈을 얻었기에 현 정부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통일의 주요 핵심은 북한 스스로의 변화이며, 북한의 인권문제도 국제적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신뢰프로세스의 과정은 쌍방 간의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6·15 공동선언을 현 정부가 지켜 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논리적으로 해결하자면 간단하겠지만 현실적인 국면에서 쉽지 않다며 6.15 공동선언은 원칙으로 돌아가 지켜져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계정훈 재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