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조형미술친선교류전, ‘생의 시작과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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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조형미술친선교류전, ‘생의 시작과 끝자락에서’
  • 이나연 재외기자
  • 승인 2013.05.1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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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종이 조형작가 박성희, 中 조각가 동슈빙과 함께 전시회

한국의 닥종이 조형작가 박성희 씨가 중국 청화대 조각과 교수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동슈빙(董书兵)과 함께 <생의 시작과 끝자락에서>라는 타이틀로 중국 베이징에 소재한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한중조형미술친선교류전’에서 30여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 동슈빙 작가(왼쪽)와 박성희 작가.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두 작가는 인간의 모습을 작품의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의 맥을 같이 한다. 국적, 개인의 배경과 무관하게 인간의 삶에 대한 고찰과 이를 작품에 담아내고자 하는 예술가의 의지는 국적과 언어를 초월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예술의 힘이며, 예술을 통한 국가간의 소통과 교류이기도 하다.

▲ 동슈빙 작가의 작품 <驚夢> 앞에서 왼쪽부터 동슈빙, 박성희 작가, 주중한국문화원 김진곤 원장.

본능적인 반응인 아기의 울음이 인간의 모든 모습을 담고 있음을 얘기하는 동슈빙(董书兵)은 아기의 울음을 통해 힘없는 민중의 현실을 표현한다. 그의 작품들은 모두 아이의 모습을 모티브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아이가 기쁨과 슬픔 등 수많은 감정을 울음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을 작가적 통찰로 포착해 작가 자신이나 우리를 울고 있는 아기의 모습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 박성희 작가의 작품, <죽음의 경계> 앞에서 왼쪽부터 동슈빙, 박성희 작가, 주중한국문화원 김진곤 원장.

이에 상반된 주제인 노인의 모습을 통해 박성희 작가는 소외계층의 힘들고 고된 삶을 표현한다. 그녀는 한국의 전통예술 창작소재 중 하나인 닥종이를 현대 조형예술로 재해석해 닥종이 조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최근 6개월의 작업 과정을 거친 작품 ‘죽음의 경계’ 등으로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전시회를 갖는 그녀의 작품들은 소외된 계층으로 관심 밖에 있던 노인들의 모습을 빌어 삶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작가의 성찰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주름진 얼굴과 거기에서 스며져 나오는 슬픔과 기쁨의 감정은 닥종이를 겹겹이 쌓아 올려 그 두께만큼 은근하고 깊게 작품 속에 베여 긴 여운을 남긴다.

이 두 작가의 아기와 노인이라는 인간의 양 극단의 모습으로 전시장에 나란히 서서 인간의 다른 모습을 통해 작가 자신의 고민과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전달한다. 청동과 닥종이라는 재료적인 이질감과 노인과 아기라는 극과 극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삶의 본질과 존엄성이라는 하나의 주제가 두 작가를 연결해 한 전시장에서 조우한다. 언어와 국경을 넘어 소통할 수 있는 예술의 힘을 이 전시를 통해 느낄 수 있다.

▲ 개막식에서 축사하는 이규형(왼쪽) 주중한국대사와 원유철 새누리당 국회의원.

지난 9일 열린 전시 개막식에는 중한우호협회 왕건주(王建宙) 회장, 청화대학 미술학원 장감(張敢) 부원장 등의 중국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축하했고,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 주중한국문화원 김진곤 원장 외 많은 한국 관계자들도 참석하였다.

▲ 전시회 개막식에서의 테이프 커팅.

주중한국대사관 이규형 대사는 개막식 축사에서 “올해 양국 신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한 중 간 인문 교류, 문화 교류를 확대해 진정한 이웃 국가로서 양국 국민 간 유대감과 상호 이해를 더욱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추진되고 있기에 오늘 두 분 예술가의 교류전 개최를 더욱 뜻 깊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많은 양국 예술인들이 이러한 교류·합작 프로젝트를 통해 양국 예술인 간 공감대를 쌓고 더 나아가 양국 국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더 많이 마련돼 한중 우호 증진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전시장.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우리은행(중국)유한회사 후원으로 열리는 이 전시회는 오는 17일까지 열리며, 이달 25일부터 6월 28일까지 798 Art Area에 있는 갤러리TN으로 자리를 옮겨 약 1달 반 동안 개최될 예정으로, 중국인에게는 닥종이라는 재료로 한국적 정서를 알리고, 재중 한국인에게는 한국을 떠나 살며 그리웠던 한국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이다.

[베이징=이나연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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