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유치 환경의 변화를 직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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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 유치 환경의 변화를 직시하자
  • 조항록
  • 승인 2013.05.1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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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록(상명대 국제언어문화교육원장, 본지 편집위원)

한국의 국력 신장, 국제적 위상의 향상. 한류의 확산 등으로 근래 몇 년 사이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 유학생이 급속하게 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은 그러한 현상이 이 시간에도 지속이 되고 잇을 것이라고 믿을지도 모른다. 더욱이 지난해 11월에는 한국 정부가 202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스터디 코리아 2020을 발표하였기에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의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가 많다.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일선에서 활동하는 필자 역시 그러한 기대가 누구 못지않게 크고 한 명이라도 유학생을 더 유치하기 위하여 애쓰고 있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환경의 변화를 냉정하게 살펴보면 지난 몇 년과 같이 외국인 유학생이 급속히 는다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느끼는 가장 큰 요인은 지난 해에 처음으로 외국인 유학생이 전년도에 비하여 줄어들었는데, 외국인 유학생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중국인 유학생은 이미 2년 전인 2011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유학생 수는 2010년에 87,480명에서 2011년에 88,368명으로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12년에는 84,711명으로 전년도에 비하여 3,600여 명이 감소하였다. 유학생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런데 중국인 유학생은 이미 2011년에 들어와 이미 1,300여 명이 감소하였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무려 57,798명으로 전년도의 65,271명에 비하여 7,500명 가까이 감소하였다. 만약에 중국인 유학생을 제외한다면 전년도에도 외국인 유학생은 4,000명 가까이 는 셈이다.

결국 최근의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의 변동 추이의 절대 변인이 중국인 유학생인데 이들이 크게 감소하면서 외국인 유학생의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문제는 중국인 유학생의 감소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나타난 중국인 유학생의 감소 원인으로 가장 크게 꼽을 수 있는 것은 중국 내 대학 입학 구조의 변화이다. 중국 내 고등학교 졸업생 대비 대학 입학 정원의 비율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중국에서 1가구 1자녀 정책을 편 시기 이후 태어난 이이들이 고등학교 졸업할 때가 되면서 중국 내 대학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 응시자 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상해시의 경우 2008년 108,000여 명에서 2009년에 83,000여 명, 2010년엔 67,000여 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사정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중국에서 대학 진학하기가 쉬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에 유학 온 중국인 유학생 중 중국 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여 한국에 온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중국에서 대학 진학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니 중국인 유학생이 줄어들 가능성은 이어질 것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유학하고 다녀간 학생들의 사회 진출에 대한 긍정적인 보고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필자가 아는 바로는 썩 긍정적인 것 같지는 않다. 이렇게 볼 때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감소에서 증가로 반전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전망이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이미 이 글의 행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중국인 유학생 이외에는 한국을 찾아오는 유학생이 증가하고 있다. 스터디 코리아 2020을 입안하고 발표한 정부에서 적절하게 대응하겠지만 현시점 외국인 유치 환경의 변화가 시사하는 바를 냉철하고 적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일이 중국인 유학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일이지만 중국 이외의 국가로부터 유학생을 유치할 수 있는 유학생 유치 다변화 노력이다. 최근 한류의 확산, 한국과 외국 사이의 경제협력의 증가 등 유학생 유치 환경은 지속적으로 양호한 상태에 있다. 다만 중국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또 하나 놓치면 안 되는 것은 유학생 유치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일이다. 한국 유학을 다녀간 외국인 학생들이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사회 생활을 함으로써 한국 유학이 유학생 본인에게 득이 된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그들이 한국을 찾아왔을 때 교육 전문성을 갖고 교육 성과를 높여주고, 문화 차이를 극복하여 안정된 상태에서 유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지원하고, 그들이 유학을 마치고 돌아갈 때 진로에 대한 적절하게 안내하고 지원하는 등 유학생 사후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유학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정부가 내세운 2020년 20만 명의 유학생 유치, 유학생과 관련하여 종사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일이다.

[조항록 상명대 국제언어문화교육원장, 본지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