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한인이민자들’ 출판기념 리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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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한인이민자들’ 출판기념 리셉션
  • 신지연 재외기자
  • 승인 2013.03.2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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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2·3세에 대한 연구 필요… 정체성 교육, '프라이드'가 중요"

한인이민사회를 ‘이주·통합·가족의 관점에서’ 연구한 영문 저서 ‘캐나다의 한인이민자들’(Korean Immigrants in Canada) 출판기념 리셉션이 지난 22일 오후 토론토 도산아트갤러리에서 이진수 토론토 한인회장, 조성준 시의원을 비롯한 교민 등 1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캐나다의 한인이민자들’은 노삼열, 김현영, 노성애 교수 등 3명의 학자가 엮은 저서로 △한인이민의 이해 △이민자의 사회경제적·사회심리적 통합 △한인가정의 사회적 역할과 관계 등 3부로 나눠 한국계 캐나다인들의 인구통계, 사업체, 정신건강과 스트레스, 노인문제, 모국어 교육, 유학경험과 2세 등의 주제들을 14장에 걸쳐 분석했다.

▲ 왼쪽부터 노삼열 교수, 이진수 토론토 한인회장, 조성준 시의원.

서문을 쓴 민병갑 뉴욕시립대 교수(사회학)를 비롯해 웨스턴대 한재동(경제학), 토론토대 곽민정(도시학), 요크대 전미현(언어학), 고려대 윤인진(사회학) 교수 등 약 25명의 집필진이 참석했으며, 각 장마다 집필진의 이름과 페이지를 함께 기록해 주제별 전문성을 강조했다.

대표저자인 노삼열 토론토 교수(정신의학)는 캐나다 한인들에 대한 책을 쓴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밝히며, “과학이나 학문은 개념적인 것이 아니라 환경과 자신의 관계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려는 조직적이며 객관적인 활동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 교수는 “사회학도가 자신의 뿌리와 토양을 멀리하면서 학문을 하는 경우 온전한 학문을 이루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이 책에서 시도한 것은, 학문의 마지막 장을 캐나다와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과 한국인들을 위한 집필에 치중하려는 내 계획의 첫 작품이다”고 강조했다.

▲ 인사말을 하고 있는 노삼열 교수.

다음은 대표저자 노삼열 교수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책에 대한 배경 설명이다.

한인 자녀들과 3세가 되는 손주들을 생각하면서 책을 출간했다. 나의 두 자녀들은 모두 캐나다 태생이다. 9세의 손녀도 있다. 이민자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첨단연구, 특히 이민 2세와 3세에 대한 연구를 하노라면 이런 책이 필요성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이민 1세 부모들은 이민자로서의 고생은 자신에게서 끝이라고 생각하면서 자녀들의 삶에 대해 장미 빛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그 힘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연구 결과들을 보면 그 결과가 기대와는 매우 상이하다. 첫째, 일반적으로 2세는 1세보다 더 심리적 어려움이 심하고, 정신적 증세나 질환률이 높다. 둘째로, 이런 퇴행현상은 가난한 국가에서 온 이민 집단에서 드러나는 현상이며, 캐나다의 경우 유럽출신의 이민자들 사이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 교육과 직업경제수준이 낮은 가정의 자녀들에게서 더 많이 드러날 수 있다. 따라서 이민세대를 거치면서 사회 양극화 현상을 가중시킨다. 이것은 매우 염려되는 사회적 현상이며, 이에 대한 경종과 더불어 대응을 위한 자극과 교육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예를 들면, 한국이민자들은 자신들에 대한 자긍심이 매우 높다. 따라서 타민족, 이민 집단을 멸시하는 경향까지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 연구결과에 드러난 모습은 다르다. 한국인들은 뛰어난 민족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따라서 자녀들에게 민족정체성을 매우 강조해 한국인과 한국문화를 알게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러나 이런 교육에 참여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열쇠는 교육을 시키고 받는데 있지 않다. 참여가 아니라 한국인과 한국의 정체성에 대한 프라이드다. 프라이드가 상실된 참여는 미국과 캐나다의 한인 자녀들에게 오히려 불안감이나 반사회적 행동장애 혹은 사회적 고립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들이 우리에게 개인적으로 그리고 집단적으로 적응되는 데에 대한 경종과 문제 예방이나 해결을 위한 집단적 대응이 필요하다.

출판기념 리셉션을 마치고 노삼열 교수는 “이런 프로젝트에 한국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며, “책의 프로모션까지 지출은 나의 펀드로 충당하기는 했지만 지원이 좀 아쉬웠고, 재정이 있다면 출간된 책의 내용을 전달-설명하는 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캐나다의 한인이민자들’은 Indigo 및 Chpaters(www.chapters.indigo.ca), Amazon(www.amazon.ca) 서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캐나다 오타와=신지연 재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