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단체답게 룰 지키는 모범 보이자”
상태바
“스포츠 단체답게 룰 지키는 모범 보이자”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3.03.05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재미대한체육회 박길순 회장

지난해 8월 취임식을 갖고 ‘재미대한체육회’(Korea Sports Association in USA)를 이끌어가게 된 박길순(사진) 회장은 그동안 미주지역 한인체육계 내부에서 불거진 각종 갈등들을 타파하고, 새롭게 출발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 회장은 오랫동안 유도(Judo, 柔道)계에 몸담으며 근 15년 동안 재미유도회장도 역임한바 있다. 그동안 혼탁의 극치를 보인 재미체육계를 명쾌하게 처리하기 위해 ‘쾌도난마’의 결단을 보이게 된 것은 ‘재미유도회’가 체육회로부터 다시 조인을 받는 일련의 과정에서 체육계 후배들의 끊임없는 간청 때문이었다.

이젠 나이가 들어 남들 앞에 나서기가 힘들다는 항변은 후배들에게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았고, ‘간두지세’의 체육회를 ‘기사회생’시키고자 하는 체육계 관계자들의 희망을 도저히 저버릴 수 없어 과감히 출마에 나섰다.

박 회장은 처음 재미대한체육회를 맡게 됐을 때 “회사로 치면, 마치 부도난 회사와 같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재미대한체육회 임시총회를 통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3월 회장을 뽑는 정기총회를 개최했지만, 본국에서 정관개정 요구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증을 취소하는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재미대한체육회 외에도 2개 체육단체가 난립한 상황에서 관계자들이 각고의 논의를 거친 끝에 본국 대한체육회가 직접 나서 전체 43명의 대의원들로부터 지지 단체 의견을 듣는 작업이 진행됐다.

김왕기 재미대한체육회 사무처장에 따르면, 43명의 전체 대의원 중 6명은 기권했고, 4명은 중립, 21명은 박길순 회장을 지지, 나머지 12표는 이른바 ‘단일화’된 두 단체를 지지했다. 결국, 본국 대한체육회는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박길순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최종준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작년 3월 인준이 취소되고나서 연말부터 연초에 거쳐 확인 작업을 실시했다”며 “그 결과, 대한체육회 이사회는 과반 이상의 가장 많은 수의 대의원 지지를 확보한 박길순 회장측을 지난 1월말 공식 인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절차적으로나 내용면에서 박길순 회장이 미주지역 체육회를 이끌어가는 수장으로 공식 인정을 받았지만, 그동안 체육회 춘추전국 시대의 혼란으로 인해 수행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당장 이달 16일에 캔사스시티에서 재미대한체육회 총회를 갖는다. 총회에서 집행부를 구성하는 등 그 결과를 대한체육회에 보고하게 돼 있고, 6월 21일부터 개최되는 재미체전과 10월 18일 인천에서 열리는 제94회 전국체육대회도 준비해야 한다.

박길순 회장은 우선 급한 조치를 해결하고 난 이후에는 재미대한체육회가 주관하는 각종 대회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전산화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꿈나무를 발탁해, 올림픽에까지 출전시킬 수 있도록 ‘차세대 체육인’ 육성의 밑바탕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최근 ‘차세대 위원회’도 신설해 관련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직 제대로 인수인계도 안된 상황에서 제반사항을 깔끔히 정리하고 재미대한체육회의 화려한 ‘권토중래’를 실현할 수 있기 위해서는 박길순 회장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며, 미주지역 한인체육인들의 과감한 협조와 지원이 필요조건이다.

박 회장은 “재미체육인 사회도 이제는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스스로 만들어 놓은 정관을 망각해선 안되며, 스포츠 단체답게 정해진 룰을 지켜야 한다”며, “장외에서 왈가왈부하지 말고 총회 결정에 전폭적으로 따르고, 설령 싸우더라도 총회라는 장내에서 싸우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으로 박길순 회장이 재미체육계의 화합과 행복을 위해 멋진 한판 기술을 선보일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고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