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천리 심정으로 북경한국인회 운영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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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심정으로 북경한국인회 운영할 터”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3.02.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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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숙순 제 7대 재북경한국인회장

지난달 새롭게 출범한 제 7대 재북경한국인회 이숙순(사진) 회장은 우보천리(牛步千里)의 심정으로 한국인회를 이끌어 가고 싶다고 밝혔다. 황소와 같은 ‘우직함’으로 꾸준히 정진하다 보면 산적한 과제들을 점진적으로 해결하고, 북경한인사회를 좀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철학이 깃들어 있다. 특히, 미래지향적인 한·중관계를 형성하는 데에 있어 민간차원에서 작은 밑거름이 되고 싶다는 이숙순 회장으로부터 앞으로의 다양한 계획을 들어봤다.

“우리 전통과 문화 널리 알려 민간외교관 역할 수행할 것”

제 7대 재북경한국인회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늦게나마 축하드리며, 먼저 신임회장으로서 소감 한마디 해주신다면? 또, 향후 재북경한국인회(이하 ‘한국인회’) 운영에 있어 원칙이나 철학이 있다면?

먼저, 회장 취임을 축하해 주심에 감사드린다. 재북경한국인회 7대 회장으로 취임함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인회를 운영함에 있어 교민을 위해 봉사해온 아름다운 전통을 계승하고, 실질적으로 교민사회에 필요로 하는 사업을 펼친다는 원칙을 갖고자 한다. 12만명에 달하는 북경한인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모두 해결한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한국인의 긍지를 드높이고 화합하고 더 발전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가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 유명무실하고 자리 채우기에 급급한 한국인회가 아니라 실사구시 정신을 바탕으로 현재 교민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업을 우보천리(牛步千里) 심정으로 운영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난해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이해 국내·외에서 이를 기념하는 많은 행사가 있었다. 특히, 최근 양국 정치 지도자들도 변화가 있었다. 한중관계의 미래 발전에 있어서 중국의 수도, 북경에 위치한 ‘북경한국인회’의 역할이 나름대로 있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한 활동 계획이 있다면?

동북아 주요국들이 지난해 모두 정권이양과 권력교체를 마무리 했다. 2013년 새해에는 바뀐 정권에 의해 더욱 첨예한 경쟁과 국익을 위한 협력이 어우러질 것이다. 이로 인해 많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주변 국제정세의 전환기는 우리 재외국민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으며, 한편으로는 어려운 상황을 가져올 수도 있다. 우리 한국인회는 중국 심장부에 자리한 이점을 십분 활용해 중국의 변화를 제대로 알리고, 대응책을 주중대한민국대사관, 재중국한국인회, 중국한국상회 등과 공동으로 강구할 것이다. 국내외의 한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공존 공영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자 한다. 또, 주재국과 북경에 소재한 외국 민간단체들과 문화교류를 강화해 한국의 위상을 증진시키는데 역점을 둘 것이다.

다른 지역의 한국인회와 달리 북경한국인회 만이 갖고 있는 특성이나 개성이 있는가?

대내적으로는 재중국한국인회의 대표성을 지니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민간외교의 첨병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재중국한국인회는 과거와 달리 규모와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 이런 발전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북경한국인회가 솔선수범하고 귀감이 돼야 한다고 본다.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해낼 테니 지켜봐 달라. 베이징은 중국 내 ‘정보의 귀결지’이자 ‘홍보의 발산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을 살려 대한민국의 전통과 문화를 널리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한국인의 근면하고 성실함을 보여 그들에게서 존중받도록 하겠다.

“교민안전콜센터, 연중무휴… 청소년상담센터 설치”
“회장 스스로 발로 뛰어 다니며 더불어 함께 하겠다!”

북경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대부분 상사주재원과 유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의 한국인회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은 없는가?

북경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안전, 복지, 교육, 문화 등 당면과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재북경한국인들의 안전을 위해 ‘교민안전 콜센터’를 연중무휴 운영할 것이며, 청소년 유학생들의 올바른 유학생활을 위해 청소년 상담센터도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재북경한국인들의 복지와 문화수준 향상을 위해 사무국에 열린 문화공간을 마련해 역사교육, 법률교육, 문화강연 등을 실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한인사회의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즐거운 한마당’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어린이 체험교실, 청소년 발표회, 주부참여교실, 실버축제마당 등을 상시적으로 개최해 교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사관과 주중한국문화원, 이외 여러 기관과 협회, 향우회, 동우회 등과의 유기적인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회장 스스로 발로 뛰어서 함께 하도록 하겠다. 더불어 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 이숙순 회장은 "가는 정이 고우면 오는 정도 곱다는 우리 속담이 말해주듯이 우리가 선택한 인생이기에 먼저 베풀면서 산다면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성공하시리라 본다"는 덕담을 전했다.[사진제공=재북경한국인회]

신임 회장으로서 향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나 프로그램이 있다면? 또, 임기 동안 반드시 실행하고자 하는 공약은?

해외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교민 안전을 책임지는 교민안전콜센터를 확장하고 시스템을 더욱 개선하겠다. 우리 한국인회는 모범적으로 운영했다는 평가를 정부로부터도 몇 차례 받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공조시스템을 구축하겠다. 각박하고 고단한 해외생활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상호간의 배려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교민참여마당’을 신설해 함께 어울려 즐겁게 웃고 신명나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다.

정부차원에서 재외국민을 위해 의료지원과 교육비 지원을 자국민과 동일한 수준으로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요청할 것이다. 이 점은 우리 한국인회 만의 문제가 아니라 재외국민 전체의 이슈일 것이다. 이런 지원만 원활히 돼도 교민들 얼굴에 웃음이 많이 되살아 날 것이라 확신한다. 안타깝게도 국내 복지정책의 변화가 있다는 희소식도 우리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재중교민들의 최대 화두, 의료와 교육문제… 정부대책 절실”

북경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절실히 원하는 한국정부의 지원정책, 또는 건의사항이 있다면?

앞서 말했지만, 역시 의료문제와 교육문제다. 특히 의료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국내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고가 의료비에 적응하지 못하고, 꼭 치료를 받아야 됨에도 병원을 가지 못하거나, 시간과 경비를 들여 한국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그렇다고 영주권이 있어 주재국 의료보험을 적용 받지도 못한다. 이는 재외교민의 공통적인 건의사항이겠지만 미국, 일본 등과 달리 영주권 등의 제도가 없는 중국의 경우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한국 정부가 정책적인 고려를 할 부분이 아니라 당장이라도 지원 대책을 세워 실행해야 할 일이다. 중국을 방문하는 정치권 인사들, 고위공직자들과 면담을 해보면 모두 공감을 하면서도 한국에 돌아가서는 ‘함흥차사’격으로 어느 한 분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주지 않는데 대해 교민들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최근 북경한국국제학교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국학교에 어떠한 지원활동을 하셨는지 소개해주시고, 현지 한국학교나 한글학교 등 교민 자녀 교육 개선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감사패를 주셔서 매우 부끄럽다. 지난해 북경한국국제학교의 이사로서 봉사했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했는데 감사패까지 주실 줄은 몰랐다. 현재 북경 교민 수에 비해 한국학교, 특히 한글학교의 규모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시설과 교육기자재 등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십시일반으로 지원하게 됐다.

참고로 우리가 소홀히 할 수 없는 사항 중 하나인데, 북경에도 저소득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이들의 자녀들이 부담 없이 한국국제학교에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정부 지원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글학교에 관해서는 어떻게 정부 지원 확대를 이끌어내고,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방향을 연구하고 있는데, 우리가 지닌 역량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기회를 빌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국내외 동포들에게 전하고 싶거나, 추가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2013년 한 해 동안 복 많이 받으시고, 계획하신 일들 모두 승승장구 하시길 기원한다. 본인도 해외생활을 오랫동안 하고 있는데, 어떤 일을 하시든 주재국 법을 준수하고 존중해 주시길 바란다. ‘가는 정(情)이 고우면 오는 정(情)도 곱다’는 우리 속담이 말해주듯이, 우리가 선택한 인생이기에 먼저 베풀면서 산다면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성공하시리라 본다. 어려운 시기다. 모두 심기일전 하시고 힘내십시오. 加油(쟈요우,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