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문제, 굳건한 한미공조와 국제협력 바탕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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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문제, 굳건한 한미공조와 국제협력 바탕 돼야”
  • 정승덕 재외기자
  • 승인 2013.01.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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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성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2013년 계사년(癸巳年)이 밝았다. 새로운 제도 시행과 법률 개정 등 대한민국은 ‘새로움’을 입기 위한 분주한 준비를 맞고 있다. 작년 한 해 전 세계인들의 우려 속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경색되어 있던 대북 관계가 더욱 그 위기를 맞기도 했으며, 기대와 우려 속에 새로운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대북정책 실현의 향방에 대해서도 섣불리 예견하기 힘든 실정이다. 2013년은 특히 한국전쟁 정전(停戰) 60년이자,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1953년 10월 1일)로 공식화된 한·미동맹이 60년 되는 해로 여러모로 한반도 안보에 대한 부분에서 의미가 깊은 해 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정부의 출범, 재선에 성공한 미국의 오바마 정부 등 급변하고 있는 국제 상황 속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남성욱 사무처장에게 한반도 안보에 관한 현실과 전망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굳건한 안보의식과 통일지향적 정책 추진 통해 통일준비”

■ 고려대학교 교수직을 중단하고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직을 3년 10개월 수행해 오시다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으로 취임하셨는데, 과거와 현재의 업무수행에 있어서 차이점이나 현실적인 부분을 느낀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 연구소장은 연구원들을 관리하기도 하지만 직접 연구 활동을 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연구원들의 각종 보고서와 논문들을 검토하고, 이를 통해 정책대안을 개발하고 제시하는 자리입니다. 반면에 사무처장은 기관장으로서 조직을 관리하는 자리입니다. 특히 민주평통은 일선에서 활동하는 자문위원을 모시고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라서 연구소장과는 업무가 다릅니다. 사무처장은 자문위원들이 일을 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사무처장은 자문위원들 스스로 평화통일에 관련된 정책건의를 하고, 통일을 앞당기는 행사에 기꺼이 참석하면서 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조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봅니다.

■ 작년 한 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으로서 업무를 해오면서 느꼈던 감회나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그동안 통일과 관련해서 많은 일을 해온 민주평통이었기에 평화통일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된다는 심정으로 사무처장에 취임했습니다. 민주평통이 최근에 조직이 다소 침체된 경향이 있었기에 무엇보다 조직을 활성화하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통일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자문위원들의 참여의식을 높일 수 있는 행사들을 기획했습니다.

특히 ‘통일은 나에게 무엇인가?’를 주제로 생생TALK 통일콘서트를 추진해 왔는데, 아주 인기가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대학생 상대로 했는데, 자문위원들께서도 요청을 해서 여러 지역에서 했고, 고교생을 대상으로도 했는데, 반응이 아주 뜨거웠습니다. 향후에도 생생TALK 통일콘서트는 집중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사무처의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사무처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지역중심의 일원화된 지원체계를 통해 자문위원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체계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보완했습니다.

■ 남북관계 및 북한문제 전문가이자 학자로서, 김정은 체제로 이어진 상황에서 향후 대북 관계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해주십시오.

: 김정은 체제는 지난해 12월 12일 체제결속용으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문제는 핵개발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인해 남북관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가 되었습니다. 또한 경제난으로 북한주민들의 생활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북한지도부가 선군정치를 앞세우면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한다는 사실이 남북관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향후 대북정책 추진 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국제화된 북한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한국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굳건한 한미공조와 국제협력이 바탕이 될 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되었는데, 향후 북미 관계의 변화는 어떻게 예측하고 계십니까?

: 과거 클린턴과 부시 정부는 1기 때보다는 2기 정부에 가서 북한과의 대화 국면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오바마 2기 정부는 1기 때와 달리 북한과의 대화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현재 상황을 보면, 불투명해졌습니다. 사실 1기 오바마 정부 임기 내내 6자회담을 비롯해 북미 간 대화가 별로 없었는데, 이는 2009년 상반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차 핵실험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후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핵물질 개발 의혹이 나오면서 북미 대화는 중단되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바마 정부는 그동안 북한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만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 12월 12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로 유엔안보리에서 대북 결의안이 채택되고, 한층 강화된 대북 제재가 곧 시행될 것입니다. 이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 간의 대화는 당분간은 힘들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엄격한 처벌과 제재가 필요하며, 그래야만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 12월 19일 대선 결과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는데, 그에 따라 우리나라 대북정책과 안보정책이 어떻게 변화되리라 보십니까?

: 차기 정부는 ‘지속가능한 평화, 신뢰받는 외교, 행복한 통일’의 3대 키워드를 갖고 기존의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바탕으로 유연성 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차기정부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박근혜 당선인을 선택한 국민들의 바램이기도 하죠.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북한의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는다든가, 북한의 천안함 도발 이후 시행된 대북 교류협력 중단조치인 5.24조치에 대한 입장에서도 북한의 아무런 입장변화가 없는 한, 기존의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 경색된 대북관계를 종식시키고 평화적 통일을 유도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나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십시오.

: 먼저 국민들의 안보의지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북한은 우리에게 적과 민족, 화해협력의 대상과 경계의 대상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굳건한 안보의식이 필요합니다. 이런 안보의식을 토대로 국방력을 강화하고 통일의지를 확대하고 강화해야 합니다.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분단관리에서 벗어나 통일지향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 일각에서는 청년 이하 층들의 국가 안보관이나 통일에 대한 올바른 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며, 이를 위한 대안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국내외적으로 실시한 생생토크 통일콘서트에서 나타났듯이 청소년들도 통일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통일교육과 경험이 부족했기에 이들의 관심을 제대로 끌지 못했을 뿐입니다. 민주평통이 추진한 생생토크 통일콘서트는 청년층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대학생과 청소년들의 경우, 이 콘서트를 통해서 통일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고, 어렵다는 인식을 떨쳐버리게 되었다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젊은층에 맞는 눈높이 교육이 필요합니다. 교육방법에 있어서도 새로운 시스템을 찾아야 합니다. 제대로 된 통일교육을 실시한다면 청년층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습니다. 생생토크 통일콘서트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통일콘서트를 확대 추진하려고 합니다. 이런 활동들이 청년층의 통일문제에 대한 이해를 확산하는데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중요한 실무들을 해오시면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발전과 향후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가장 필요한 현실적인 부분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지금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지 1년이 되었습니다. 북한지도부의 의지와 무관하게 북한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의 의식이 달라지고 있고, 자본주의풍이 보급되는 등 여러 가지 의미 있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의 변화를 보면서 통일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한반도에 큰 위기가 닥칠 때 우리가 제대로 준비를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정신이 깨어있으면, 어떤 위기가 닥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우리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우리가 여러 가지 통일관련 행사도 하고, 회의도 개최합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통일의지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의지가 탄탄하다면,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와도 헤치고 나갈 수 있습니다.

민주평통은 헌법기구로서 평화통일 정책에 대해 자문하고, 국민들의 통일의견을 수렴해서 의장이신 대통령께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지금과 같이 변화하는 통일 환경 속에서는 국민들의 통일의지를 새롭게 다져 나가야 합니다. 이런 때야 말로 민주평통이 앞장서서 국민들의 통일의지를 끌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새로운 2013년 한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주력 사업과 비전과 각오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2013년은 제16기 자문위원 구성 및 출범회의 개최 등 큰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해입니다. 자문위원 구성과 위촉은 민주평통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매우 중요한 일이기에 통일의지가 있고 통일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신망 있는 분들로 모시려고 합니다. 또한 2013년도에는 해외 통일활동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사업을 하려면 예산이 중요한데, 어려운 상황에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제가 예산담당 부서와 국회를 여러 차례 찾아가고 설득작업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2013년 해외활동 관련 예산으로 약 20억 원 정도를 확보해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2013년도에는 해외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해외 청년 컨퍼런스와 여성 컨퍼런스를 추진할 계획이고, 해외 평화통일포럼도 운영하려고 합니다. 더불어 해외에서의 대북정책 강연회도 활발하게 펼쳐 나갈 것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국제화시대에는 해외 자문위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그동안 해외 자문위원들이 국익을 위해서 많은 일들을 해 왔고요. 앞으로도 해외 자문위원들이 더 많은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3년도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각국 주류사회의 인사들에게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통일이 주변국들의 이익과 국제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을 비롯하여 주요 인사들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네트워크를 넓혀나가야 합니다. 내년에는 이런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각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들을 찾아내고 발굴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해외 자문위원들의 협조와 도움이 있어야 합니다.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십시오.

: 독일통일 사례에서 보듯이 통일은 도둑처럼 갑자기 올 수 있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1989년만 해도 그 해 1월의 장벽 붕괴를 예견한 전문가는 없었습니다. 독일통일이 갑자기 왔듯이 한반도 통일도 예고없이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독은 통일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되는 선진국이었고, 오랫동안 통일준비를 해왔음에도 통합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우리의 경우 여러 분야에서 통일준비를 하지 않으면, 일부에서 이야기 하듯이 통일은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준비된 통일만이 축복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물질적, 정신적으로 통일준비를 본격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샌프란시스코=정승덕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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