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장 인터뷰> 백기문 이란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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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공관장 인터뷰> 백기문 이란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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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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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백기문(白基文) 주(駐) 이란대사는 13일 "이란은 자국의 핵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넘어갈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틀내에서 해결을 바라고 있다"면서 "이란의 이런 사정은 북핵문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백 대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란은 핵문제로 인해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덧붙였다.



백기문 주 이란 대사
백기문 주 이란대사가 13일 오전 외교부청사 접견실에서 "이란은 자국의 핵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넘어갈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틀내에서 해결을 바라고 있다"면서 "이란의 이런 사정은 북핵문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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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에 대한 IAEA의 핵사찰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이란은 이미 작년 11월 IAEA와 자국내 사찰을 허락하는 추가의정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란은 그후 IAEA에 자국의 핵 개발과 관련된 보고를 했으며 현재 IAEA 사찰단이 이란을 방문, 사찰을 진행중이다.

    사찰단의 조사결과는 오는 3월 IAEA 집행이사회에서 논의가 될 예정이며,거기에서 향후 향배에 대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 핵문제와 관련, 미국과 이란간 다툼은 뭔가.

    ▲ 미국은 이란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테러리스트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이란으로 넘어간 알 카에다 조직원들을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란은 과거 핵기술 개발을 위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한 것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지금으로선 원칙적으로 중동지역에서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가 없어야 하며 핵개발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또 테러리스트 지원은 없다고 확고히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알 카에다 조직원들에 대해서는 자국법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미국측에  명단조차 넘기는 것을 꺼리고 있다.

    -- 국내 기업체들의 대 이란 진출 현황과 전망을 한다면.

    ▲ 삼성종합건설이 지난 1977년에 이란에 첫 진출한 이래 2002년까지  국내업체들의 대 이란 수주액은 63건에 68억달러에 달한다. 작년 한해만도  8억3천600만달러 어치의 공사를 수주했다. 단일 국가로서 이란은 최대 건설수주국이다.

    최근 수주건으로는 이란 서남부 페르시아만 '사우스 파'  가스개발공사를 들 수 있으며 작년과 재작년 대림산업, 현대건설, LG건설이 4∼10단계 공사를  원청 또는 하청 형태로 따냈다.

    -- 이란이 우리에게 갖는 정치ㆍ경제적 의미는.

    ▲ 이란은 중동지역의 허브국가이라는 점에서 이란을 교두보로  대  중동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

    한-이란의 무역 규모는 지난 1972년 3천만달러에서 2002년 30억 달러로 늘었다. 무려 30배가 증가한 것이다. 이란이 핵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신도시 건설, 항만, 도로 건설에 적극적이어서 향후 경제적 가치도 크다.

    -- 이란의 외환관리가 엄격해 국내 업체들이 진출을 꺼리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 이란에는 건설회사와 상사를 포함,국내 19개 업체가 진출해 있다. 이란이 대 미국관계가 좋지 않아서인지 달러의 해외유출에 대해 민감하다.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본다.

    -- 작년말 이란의 중세 도시인 밤시 지진 사건 이후 이란 국민들의 대 한국  인식은 어떤가.

    ▲ 밤시 지진 이후 정부차원에서 120만달러,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삼성,현대중공업 등 기업과 한민족복지재단 등 민간분야에서 280만달러 상당의 지원을 했고, 119 구조대의 구조활동과 국제협력단의 복구지원활동을 했다.

    그러한 활동 덕분에 이란내에서 한국은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라며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고맙다는 인사를 참 많이 받았다.

    kjihn@yna.co.kr
(끝)
2004/02/13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