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베를린 손기정 마라톤 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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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베를린 손기정 마라톤 대회 개최
  • 나복찬 재외기자
  • 승인 2012.10.0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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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옹의 불굴의 정신 이어받고, 동포사회 단합 도모"

손기정 탄생 100주년 기념 '제 2회 베를린 손기정 마라톤 대회'가 베를린 구템펠호프 공항 활주로에서 개최됐다.

베를린한인회와 사단법인 한국겨레얼 살리기 국민운동본부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마라톤 대회는 지난달 15일 10km 단축 마라톤, 1km 어린이 달리기, 5km걷기 등 3분야로 나누어 진행됐다.

베를린 손기정 마라톤 대회는 1936년 베를린 하계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였던 손기정 옹이 가슴에 단 일장기를 월계수로 가린 채 시상대에 오른 민족정신을 본받고 기리는 행사로 2010년 제 1회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행사장인 템펠호프 공항은 1923년 개항 후, 1936년 히틀러의 명령으로 건축가 에른스 자게빌의 설계로 건설됐고, 2차 대전 때는 소련군이 베를린을 봉쇄했을 때 미국, 영국, 프랑스에 의한 베를린 공수 작전의 거점으로 생명줄 역할을 했다.

1970년대에는 연간 580만 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서독의 대표적인 공항이었지만, 활주로가 좁고 여객기의 대형화로 이용이 줄어들어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2008년 85년 영욕의 세월을 뒤로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상징성으로 베를린한인회는 제1회 대회에 이어 금번 대회에도 템펠호프 공항에서 손기정마라톤대회를 개최하며 한반도 통일을 기원했다.

한양원 한국 겨레얼살리기 본부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베를린은 세계의 어느 도시 중에서도 한민족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곳이며, 베를린 올림픽대회에서 손기정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딴 곳"이라며 "오늘은 손기정 선수의 우승을 기리는 날이면서 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어서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역사가 존재하는 한 손기정 선수의 이름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며,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 손기정 선수는 자랑스런 한국 선수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한인회 정정수 회장은 "1936년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제패의 쾌거와 그분의 불멸의 항일 애국심을 기리는 이 자리가 가슴 벅차고 감개 무량하다"며 "엄혹한 일제 치하에서조차 억누르지 못했던 불굴의 정신이 오늘 우리 가슴 속에서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초 새로 부임한 김재신 주독대사는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교민들과 함께 한국과 독일과의 관계 증진, 따뜻한 교민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늘 행사를 계기로 재독동포 사회와 유럽지역 한인 사회가 더욱 화합하고 단결해 유럽 내에서 우리 동포 사회의 위상이 높아질 것을 기대해 마지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박종범 유럽총연 회장도 참석해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일본과의 갈등을 생각할 때 이번 행사는 의미가 크다고 본다"며 "이번 대회가 독일만의 행사가 아닌 전 유럽 한인 동포들이 참여하는 대회로 승화되고 발전 될 수 있도록 연합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고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독총연합회 유제헌 회장 대신 참석한 박선유 수석부회장의 인사말과 전 주한대사 자이트 씨의 인사말이 진행된 후에 마라톤 경기가 시작됐다. 각자 번호표를 단 선수들이 긴장된 모습으로 출발 지점에 모였고 김재신 대사가 징을 올리며 신호를 보내자 일제히 출발했다.

10km 마라톤과 5km 걷기대회, 1km 어린이대회에 총 430명이 참가했고, 이날 행사장에는 내·외국인 800 여명이 방문해 마라톤 대회를 함께했다. 행사 초반 태권도 시범을 보였던 어린이들도 마라톤에 참가해 실력을 뽐냈다. 제2회 손기정 마라톤의 어린이 달리기 첫 번째 승자는 브란데부르크에서 온 하인리히 어린이가 차지했다.

10km마라톤에 참석한 선수들은 한국인, 독일인, 폴란드인, 영국인 등 여러 나라 출신자들이 참가를 했고,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이 눈에 띄었다. 전 주한 대사였던 자이트 씨와 국제결혼 이주여성과 자녀, 이주노동자 쉼터건립 비용 모금을 위해 내년 1월 8일, 본을 출발해 15일 동안 매일 50km를 달려 베를린에 도착할 예정인 진오스님도 함께했다.

어린이 마라톤이 끝나고 난 뒤 5km 걷기대회에는 중장년층 주부들이 많이 참가했고, 김재신 대사와 강병한 공사, 허언욱 총영사, 박남수 영사, 이근태 전 재독 한인 회장 등 내빈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10km 마라톤에서는 제 1회 손기정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던 Daniel Naumann(27세, 독일) 씨가 34분 24초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제1회 대회에서 1위를 했던 Kramarz Edmund(폴란드) 씨가 34분 26초로 뒤를 이었다.

걷기대회에서는 허채열(66세) 함부르크 한인회 수석부회장이 1등으로 골인했다. 이번 마라톤 대회의 총상금은 3,000 유로로 우승자들에게 굿샤인과 생활용품 등을 증정했다.

대회결과는 다음과 같다.

남자 : 1위-Daniel Naumann 2위-Kramarz Edmund 3위-Norbert Tatalczale
여자 : 1위-Antje Bock 2위-Agata Kramarz 3위-Christine Lesser-Kassbohm
걷기대회 : 1위-허채열 2위-박상건 3위-성영애
어린이대회 :1위-Henrich 2위-Noa Hirsch 3위-Subo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