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한인 농악대 2004 바기오 한인 민속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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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한인 농악대 2004 바기오 한인 민속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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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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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한인 농악대 2004 바기오 한인 민속잔치   (2004-02-08)


메트로 마닐라에서 7시간, 지상으로부터 1500미터나 올라간 곳에 존재하는 도시. 구름보다 높은 곳에 있는 도시. 필리핀 여타의 도시보다 평균 5도 이상이 낮은 곳, 그곳이 바로 바기오이다. 흡사 바기오의 울창한 산세나 순박한 사람들은 한국 전라북도의 무주 구천동을 연상케 한다. 이 곳에 한국교민 2000여명이 산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 바기오에 한인들의 민속잔치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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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잔치 행사는 정해철(바기오 한인회)회장의 개회사로 시작해서, 장재중 필리핀 한인회장이 축사로 자리를 빛내 주었다. 이수원 바기오 한인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던 민속잔치 행사는 원래 설을 지내기 위해 만들었던 만큼 어른들에 대한 교민 2, 3세대 어린이들의 세배로 시작 되었다. 색동 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어린이들의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세배를 받은 어른들은 격세지감을 느끼며 즐거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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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정성스럽게 마련한 찹쌀을 가지고 어르신들과 장정들이 떡메치기를 했다.
구슬땀을 흘려가며 교대로 떡메를 치던 1세대들에게는 추억을 느끼게 했고, 2세대들에게는 조상들의 전통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느끼게 한 시간이었다. 떡메를 충분히 친 떡은 콩고물로 버물려 그 자리에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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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이루어지는 모든 경기는 청팀과 백팀으로 나누어 치루어졌다. 윷놀이 시간에는 나이를 잊고 젊은이들과 웃음을 터트가며 놀이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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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총16조 64명의 참가로 이루어졌고 토너먼트로 예선 한 경기당 4조로 치루어졌다. 윷놀이 경기후에 여성부원들이 차린 푸짐한 점심을 들면서 한인사회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담소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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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각팀 2조로 이루어진 24명의 선수들이 릴레이 경기를 치루었고, 투호경기도 하고, 1개의 조가 30명(남자 15명, 여자 15명)으로 이루어진 줄다리기 경기를 치루었는데, 한 치도 허용하지 않는 박빙의 승부를 보여주었다. 다음 경기는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민속경기라 할 수 있는 씨름 경기가 치루어 졌다. 씨름은 체육관 앞 모래판에서 했는데 총 8명씩 선수를 뽑아 역시 토너먼트로 치루어 졌고 결승은 3승제로 남녀 각각 1명씩 천하장사를 뽑았다. 경기중 청, 백팀의 우렁찬 응원전 또한 볼만한 구경거리였는데, 주변의 현지인들 또한 흥겨운 분위기에 동참하고 싶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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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한글학교 어린이들의 행사로 커다란 박 터트리기를 했다.
필리핀 교민 다음세대를 이끌어 나갈 어린이들의 힘찬 던지기에 단단한 박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민속잔치의 대미를 장식했다. 각 경기의 시상식과 행운권 추첨을 통해 쌀과 냉장고, 한국행 왕복 비행기표가 부상으로 주어졌고, 바기오 교민들은 푸짐한 잔치에 푸짐한 선물로 한해를 시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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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기오에는 오는 2월 둘째 주에 필리핀 전국에서 유일한 꽃축제가 벌어진다.
정해철 바기오 회장은 성공리에 치루어진 민속잔치의 힘을 꽃축제로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니, 이번 2월 중에는 바기오 방문을 한번 고려해 볼만 하겠다.
정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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