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인생, 십자수 놓는 것과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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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인생, 십자수 놓는 것과 같아"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08.2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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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시집간 김미정 씨의 좌충우돌, 고군분투기

"선행에는 국적도 남녀노소도 없다"

"모든 성공적인 인생 또한 십자수를 놓는 과정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조금씩 수를 놓아서 언제 다 하얀 공백을 다 메워 가나 생각하게 되지만, 중단하지 않고 계속 수를 놓다 보면 어느 날 잎이 나고 꽃이 피고 화려하게 만개한 목단화가 탄생하는 것이다"

지난 2010년 11월 중국에서 펴낸 『지아따오』(중국으로 시집가다, 신화출판사)를 올해 8월 한국어판(종문화사)으로 발간한 김미정 씨는 자서전 성격의 책을 통해 인생의 성공은 장기적인 인내력이 요구된다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실천과 끊임없는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으로 시집가다』는 부산 토박이인 지은이가 홍콩으로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만난 중국 남자와 2002년 결혼해 한국인이 단 한명도 살지 않는 중국 마안산시에 살게되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엮은 책이다.

김미정 씨는 책 속에서 같으면서도 다른 중국문화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예컨대 중국에선 장례식 때 폭죽을 터트린다. 술잔은 돌리지 않는다. 결혼해도 각자 이성 친구를 두는 것 등은 한국정서와는 일치하지 않는 생활습관이다.

지은이는 책 출판을 통한 수익금 80%이상을 현지 백혈병 환우와 산간벽지 이웃들에게 기부할 정도로 남을 돕는 일에도 열성적이다. 2006년 외국인 최초로 마안산시 선행 11인 중 1인으로 선정될 정도로 그는 '츠샨따쓰'(선행대사)로도 불리고 있다. 이러한 선행은 마안산시 시민들에게 한국인의 좋은 이미지를 알리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이에 머무르지 않고 2008년 한글 및 한국문화 보급을 위해 구청의 지원을 받아 '김미정 한국문화'라는 사무실을 개소해 무료로 현지 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09년에는 태권도 보급을 위해 협회를 만들어 현지에서 태권도 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산간벽지에 남겨진 아이들인 '류소알통'을 돕기 위해 지난 5월 뜻을 함께하는 중국인과 함께 '마안산 신레이 공익협회'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어려운 환경의 초등학교에 도서실을 짓고 아동도서도 보급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지만 중국 현지에서 인생의 황금기를 보내며 주변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김미정 씨의 삶은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미래 한·중 관계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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