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교역 20년 없었다면, 매년 16억불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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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교역 20년 없었다면, 매년 16억불 적자"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08.2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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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통계로 본 한·중 수교 20주년' 보고서

"한·중 교역, 국내경기 회복에도 기여"

지난 20년간 한·중 교역이 없었다면 매년 16억달러씩 무역적자를 봤을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즉 한·중 수교 이후 중국경제가 우리경제의 버팀목이 돼 왔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한·중수교 20주년 기념일(8월24일)을 맞아 발표한 '통계로 본 한·중수교 20주년' 보고서에 따르면,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20년간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726억달러로 같은 기간 전체 흑자규모 2,397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년간 대중국 흑자를 제외하면 매년 약 16억 달러씩 무역수지 적자를 경험했을 것이란 계산이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중 무역흑자는 전체 흑자보다 408억달러가 많아 최근의 국내경기 회복에도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경제는 1992년만해도 미국(23.0%), 일본(19.6%)의 교역량이 전체의 40%를 넘어서고 중국의 교역량은 4.0%에 불과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한중 교역량은 35배가량 커져 중국은 20.4%로 일본(10.0%), 미국(9.3%)을 제치고 최대 교역국 위치에 올라섰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한국은 미국, 일본, 홍콩에 이어 제4대 교역국에 올라섰다.

한국의 대중국 직접투자도 대폭 증가했다. 1992년 1억 4,000만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35억 8,000만 달러로 25.3배가 늘어났고, 투자건수는 같은 기간 7배 증가(지난해 2,297건)했다. 중국 역시 1992년 6건, 110만 달러에 그치던 대한국 직접투자가 지난해 405건, 6억 5,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대한상의는 "과거 제조업에 집중되던 우리의 대중 투자는 최근 들어 서비스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한투자도 아직은 미흡하지만 전기전자, 자동차, 해운, 항공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중수교, 한국인 밥상도 바꿨다"
"수입생활용품 54%, 메이드 인 차이나"

특히, 한·중수교는 한국인의 밥상도 바꿔놓았다. 수교 원년에 12억 달러 정도였던 중국농산물 수입은 이제 45억달러까지 확대됐다. 특히 국내 수입김치(1억 2,090만 달러)와 수입마늘(9,550달러)의 경우 거의 전량이 중국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수입농산물 중 중국산 비중을 살펴보면 팥은 99.5%, 당근은 98.3%, 양파는 94.4%, 고추는 93.2%, 쌀은 52.8%를 차지했다.

생활용품에서도 'Made in China'가 빠르게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산 생활용품은 수교 당시만 해도 9,0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3억 5,000만 달러로 37배가 증가했다. 수입생활용품 시장의 10.4%에 불과했던 중국산 생활용품이 이젠 절반 이상(53.7%)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품목별로 수입전선의 80.4%는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국완구는 69.9%, 중국가구는 62.7%, 중국섬유제품은 56.6%, 가발 및 가눈썹은 55.8%, 공예품은 51.5%, 문구는 39.8%, 악기는 36.5%, 안경 및 콘택트렌즈는 35.5% 등으로 집계됐다.

"20년간 중국관광 한국인 105배, 한국관광 중국인 25배↑"

양국간 직항 비행기가 매주 837편이 뜰 정도로 양국간 관광교류도 빠르게 확산됐다. 수교 원년 방한 중국인 수는 9만명에 불과했으나 중국 한류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222만명으로 24.7배 증가했다. 중국관광을 떠나는 한국인도 늘어나 같은 기간 4만명에서 418만 5,000명으로 무려 105배 가량 상승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 금액도 급격히 늘어났다. 중국의 최대 신용카드인 '은련카드'(은행연합카드)를 통해 한국 내에서 사용한 금액은 5,059억 7,000만원(2010년 기준)으로 5년새 65배 증가했다.

한·중 양국 간 교육교류도 확대됐다. 2001년만 해도 6,000명에 그치던 재한중국 유학생은 10년 만에 5만9,000명으로 9.8배 늘었다. 중국을 배우겠다며 떠난 한국 유학생은 2001년 1만 6,000명에서 지난해 6만3,000명으로 3.8배 증가했다. 1990년대말까지 3~4곳에 불과했던 중국대학 내 한국어과는 80여곳으로 확대됐고, 한중수교 이후 200여개 대학이 학술교류 및 협력 등을 위한 MOU를 맺었다.

한국 거주 중국신랑·신부 16만 5천명…외국인 혼맥 중 47%

한·중 간 혼맥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00년 들어 한국인과 결혼한 중국신랑, 중국신부는 16만 5,000명에 이르며 이는 전체 외국인과의 혼인사례 중 46.8%에 이른다. 이들 부부의 자녀는 12만 1,000명에 달했다. 한국에 있는 중국인 근로자도 급증해 32만 9,000명으로 전체 외국인 근로자의 58.9%를 차지하고 있다.

한류바람이 불면서 K-Pop을 중심으로 한 문화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한국의 방송, 영화, 음악, 게임 등 문화 콘텐츠 분야의 대중 수출액은 3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의 이번주 '중국 제외 아시아 음악순위'에 있어서도 빅뱅, 소녀시대, 샤이니, 2AM, 씨앤블루 등이 1~7위를 석권하고 있다.

대한상의 박종갑 조사2본부장은 "중국은 경제성장뿐 아니라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제고하는데도 큰 몫을 담당했다"며 "앞으로는 한중교역과 더불어 한중간 전략적 협력방안을 모색하는데도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