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할 수 있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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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할 수 있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08.0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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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뉴욕에서 온 친절한 ‘멘토’, 이채영 변호사

"서점 진열대에 놓여 있는 제 책을 볼 때마다 정말 신기해요~"

이채영(Celina Lee) 씨가 인생의 첫 번째 작품, 『꿈을 이뤄드립니다 : 세계에 우뚝 선 한국인 9명의 비밀』을 낸 소감이다. 지난 2010년 '제 13회 세계 한인 차세대 대회'에서 뉴욕대표로 참석했던 이채영 변호사가 이제는 멋진 작가로 변신해 모국, 대한민국을 찾았다.

"간절히 소망하면 이뤄져요"

이채영 변호사는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고, 주재원 생활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세 살 때 한국에 와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다시 건너갔다. MIT를 졸업하고 금융업계에서 일하다가 U.C. 버클리 법대를 졸업하고, 현재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그녀가 한국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한글로 쓴 단행본도 낼 수 있게 된 데에는 본인의 치열한 노력도 있었지만, 어릴 적부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던 부모님의 '선견지명' 덕분이기도 하다. 『꿈을 이뤄드립니다』는 미국 각 분야에서 성공신화를 이룬 '한국인 9명'을 심층 취재해 엮은 책이다.

이 변호사는 금융업, 변호사 일을 하고, 한인방송국 토크쇼도 진행하면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났다.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회에도 기여하는 이들의 면면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고, 그들처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깊은 고민 끝에 미국에서 성공한 한국인들의 감동 스토리를 모국의 독자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알리고자 마음 먹었다. 가족들은 별 탈 없이 변호사 생활을 하던 딸의 느닷없는 결심에 우려를 표하고, "사서 고생하지 마라"는 충고도 했지만 불굴의 도전정신을 꺾을 수 없었다.

하지만 'CNN 인터뷰도 거부할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유명 인사들이 과연 나를 만나줄까?', '그들 중에는 한국어를 잘 모르는 분들도 있는데 한글로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 하는 것을 달갑게 생각할까?'… 별의별 걱정이 생겼고, 실제로도 쉽지 않았다. 직접 만나기는커녕 이메일 연락도 쉽지 않은 그들이었지만, 9명 모두에게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끊임없이 설득을 시도했다.

결국 '간절히 소망하면 이뤄진다'더니, 쉽사리 만날 수 없었던 그들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고자 하는 그녀의 진정성에 공감을 느끼고 인터뷰에 적극 응했을 뿐만 아니라 '멘토'로서 여러모로 도움도 줬다.

"이 책의 열번째 주인공은 바로 당신!"

책 속에는 △신호범 워싱턴 주 상원부의장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교수 △윤치원 UBS은행 아태지역 회장 △레스토랑 '단지'(Danji)의 김훈이 셰프 △빅터 차 조지타운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미국의 여성작가'로 선정된 김원숙 화가 △정범진 뉴욕 브루클린 형사법원 판사 △마가렛 리 YWA 공동대표 △고경주 미 보건부 차관보 등 9명의 드라마틱한 도전과 실패, 세계에 우뚝 선 성공신화가 펼쳐진다.

이채영 변호사는 9명을 인터뷰 하며 9개의 직업(요리사, 법조인, 과학자 등)을 직접 체험해보기도 했다. 심지어 주변 지인들도 함께 인터뷰했다. 그래야만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변호사의 어릴 적 꿈은 본인 이름으로 된 책을 갖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해보는 것이었다. 그녀는 "1년 동안 공들여 만든 책 덕분에 두 가지 꿈을 동시에 이뤘다"고 말했다.

작가로서 이 변호사의 '멘토'라 할 수 있는 신경숙 소설가는 책 추천사에서 "한 사람을 만나고 올 때마다 그녀의 얼굴은 웃음이 한가득이었고, 그들을 통해 그녀도 넓어지고 단단해지는 듯했다. 나는 뒤늦게 진심으로 그녀가 하는 일에 응원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주인공 9명 중 한 명인 데니스 홍은 "이 책에 그려진 아홉 명의 성공스토리는 어쩌면 그녀 스스로의 모습일 지도 모른다"며 "그녀는 드디어 이 작은 책을 통해 그 꿈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책 마지막 장(chapter) 16페이지 분량의 빈 공간은 독자들을 위한 이른바 '꿈의 노트'다. 빈 공간에 각자의 사진을 붙이고 이름, 인생목표 등을 기입한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요컨대, 책은 마지막 장에서 "이 책의 열번째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라고 유혹하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 조금 아쉬워"

재외동포 입장에서 모국, 대한민국이 변화해야 할 부분으로 그녀는 주저 없이 '교육'을 꼽았다.

미래에 대한 투자라 할 수 있는 교육분야에서 한국이 갖고 있는 특유의 장점도 있지만, 미국에 비해 한국 청소년들이 '독립심'과 '창의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교육은 획일적인 모범 답안을 강요하지 않는다. 설득력과 창조성을 갖춘 답안이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한국의 장점을 두루 섭렵한 그녀는 "내가 이룬 것은 결코 내 것이 아니다.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운이 좋았을 뿐이다. 이제는 그 혜택을 나눠야 할 의무가 있고, 모국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작가로서 포부로 "꿈을 이루는 데에 도움을 주는 작가라는 평가를 독자로부터 받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녀는 책 에필로그(Epilogue)에서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것은 두렵기도 하지만, 진정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힘든 도전에 나서도 미소 한가득 품고 쉼 없이 걸어가는 그녀의 당당함은 책 속의 9명처럼 차세대들에게 귀감이 되는 또다른 멘토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