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가정의 중심이자, 세계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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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가정의 중심이자, 세계의 중심"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07.02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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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일랜드한인회 손학순 회장

출범한지 1년 남짓한 아일랜드한인회는 1,000여명이 채 되지 않은 작은 규모지만 손학순 회장의 열정 덕분에 비약적인 성장을 하며 한글학교, 한인가족의 날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손 회장은 "아일랜드는 분단국가인 대한민국과 비슷한 역사적 아픔을 안고 있어 나름대로 유대감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의 섬세함으로 아일랜드한인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손학순 회장은 견실한 재무구조, 독자적인 한글학교, 한인회관 건물을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고 밝혔다. 

"한글학교, 차세대 정체성 확립에 기여"

- 낙농으로 유명한 농업국가,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구성은?

: 유럽국가 중에서는 한인 교민수가 비교적 적은 편이다. 다문화 가정, 취업 영주권자가 각각 250여명, 그리고 유학생과 영어 연수생을 합하면 총 900명쯤 된다.

- 지난해 아일랜드 이민 역사 40년만에 한인회가 출범한 것으로 기억한다. 지난 1년 동안의 한인회 활동을 스스로 평가도 해본다면?

: 지난 1년 동안 아일랜드 한인사회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고 자평한다. 다문화가정을 포함한 모든 교민들이 한인회 중심으로 한가족이 됐다. 우선 한글학교를 운영함으로써 2세들이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익히게 됐고, 이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

▲ 아일랜드한인회 손학순 회장이 한글학교 행사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제공=아일랜드한인회]

8월에는 광복절 기념 '한인 가족의 날'을 개최해 화합과 친선을 도모했다. 이는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고취하는 뜻깊은 행사로서 앞으로 매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 문화예술인들의 아일랜드 활동에도 한인회가 적극적인 협력을 하고 있다. 연말에는 '송년의 밤'을 통해 운영 상의 미비한 점을 보완하며, 한인회 화합을 더욱 공고히 하고 발전적 미래를 지향하는 행사를 가졌다.

비록 짧은 역사와 작은 규모를 가진 한인회이지만 서로 화합하고 진정으로 모국을 사랑하는 단체로 발전 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항상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한인회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 향후 아일랜드 한인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 단기적으로는 한국인의 정체성 확립 및 애국심 고양 차원에서 '한인 가족의 날'(8월 18일)을 개최하며, 다문화가정의 한국문화 이해 및 가치관 제고를 위해 한글학교를 통한 교육과 세미나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신규 교민과 유학생의 조기 정착지원 및 협력 차원에서 장단기 유학생과 한인회 가족을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한류 확산에 일조하고자 현지 청소년들을 상대로 한국 문화 알리기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역시 제일 중요한 견실한 재무구조를 확충하고, 한글학교 및 한인회 독자 건물을 설립하는 것이다.

- 해외 여러 한인회에서 여성 한인회장 수가 늘고 있는 추세다. 각 지역마다 특수성이 있겠지만 한인회의 여성 참여에 대한 생각은?

: 현지에서 체감할 때 남성과 여성의 역할 구분이 없다고 본다. 오히려 아일랜드 한인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보다 더 포괄적이다. 더욱 적극적이고, 섬세한 직관으로 세심한 일처리가 돋보인다. 특히 다문화가정에서 한인여성의 역할은 지대하다. 여성들은 현지인들의 한인회 활동 참가를 효과적으로 유도하고,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전파하는 첨병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은 이제 가정의 중심이자 세계의 중심이다.

▲ 아일랜드한인회는 지난3월 한인회 1주년 기념식을 더블린에 소재한 청심선원에서 개최했다.

"아일랜드의 화두, 유로존 안정"

- 유럽경제 위기가 전 세계로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한국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아일랜드의 경우는 어떤가?

: 아일랜드는 안타깝게도 2010년에 IMF 구제금융을 지원받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제 아일랜드인들은 절망과 낙담에서 벗어나 건강한 미래를 향하여 열심히 뛰고 있다. 여러 부문에서 구조조정 및 긴축재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가 위축 되었지만 서서히 나아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우리 한인회는 크게보면 세 부류다. 한국 회사에서 파견된 지상사 관계자들과 현지에서 사업을 하거나 취업을 한 사람, 그리고 다문화가족이다. 일부 지상사 경우 조직 규모를 축소하기도 했다. 현지에서 사업하는 경우, 무역은 작년의 침체기에서 벗어나 한국의 유망한 상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유학 사업은 아직도 정체 상태며, 요식업 및 여행업은 좋아지고 있다. 갈수록 한국관광객들의 아일랜드 및 유럽방문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 현재 아일랜드 한인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는 것은 어떤 것이 있나? 인접한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올림픽도 나름대로 핫이슈일 것 같다.

: 당연히 런던 올림픽이 최대 관심사이며, 이웃나라이지만 한국팀 응원단을 구성해 파견보낼 계획이다. 현재 아일랜드 현지인 뿐 아니라 한인들의 화두가 되고 있는 유로존의 안정이다. 세계경제의 시금석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금년 말에 있을 모국의 대통령 선거도 관심사항이다.

- 아일랜드 현지인들이 바라보는 한인, 그리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 아무래도 한류 덕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현지인들인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시각은 중층적이다. 일단 아일랜드도 분단국가인 관계로 대한민국에 대한 상대적인 유대감을 느끼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대한 대부분의 이미지는 산업국가(Industrial Country )라는 점이다. 아무래도 한국의 유수한 기업의 제품들이 세계 곳곳으로 수출되고 있는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곳은 골프 문화가 성숙되어 있어 한국 남자뿐 아니라 여성 선수들의 세계적인 활약 덕분에 고국의 이미지가 고양되고 있다. 아울러 작년에 결성된 현지 K-pop 동호회 회원들의 열광적인 한국문화 사랑으로 우리 한인회에서도 그들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다각화 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재외동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외국 이민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우리 해외교민들은 태어난 나라와 사는 나라의 양국에서 다양성을 경험하면서 사는 아주 럭키(lucky)한 멋쟁이 시민이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란다. 한국에 돌아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사람 사는 어디서나 고민해야 하는 이슈가 있기 마련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