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활동 동포출신 연예인 2백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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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활동 동포출신 연예인 2백여명
  • 최지은 김하연
  • 승인 2004.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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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 출신 연예인들은 몇 명이나 될까? 놀랍게도 그 수는 가수, 연기자 모델 등을 합쳐 약 200여명에 이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약 200여명의 연예인들 중 미국 출신 연예인이 거의 80%에 육박한다. 한창 국내에 '아메리칸 드림'의 열풍이 불 때 이들은 어린나이에 부모를 따라서 미국으로 건너갔거나 아예 그 곳에서 출생하였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영화배우 김윤진과 원타임의 대니. 영화배우 김윤진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가족들과 같이 어린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원타임의 대니는 1978년에 온 가족이 미국으로 건너가 그 후 2년 뒤인 1980년에 미국 LA에서 태어났다. 이렇게 해외 출신 연예인들은 타국에서 성장한 후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한국으로 건너와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그들이 익숙하게 접한 서구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서구의 개방적이고 다양한 문화에 노출되었다. 때문에 한국에는 잘 소개되지 않은 분야나 시도해보지 않은 분야에 대한 지식이 높고, 적응력도 훨씬 빠르다. 해외 출신 연예인들이 제일 많이 데뷔한 1990년대 후반에는 국내 경제가 침체되어 있었기 때문에 국내 연예계 관계자들은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개선시키기 위하여 참신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결국 외국에서 자신들의 끼를 발산할 곳을 찾고 있었던 그들과 연예계 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한 예로 1995년에 '이 밤의 끝을 잡고' 라는 노래로 대중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R&B그룹 '솔리드'는 당시 기존의 몇몇 국내 음악인에 의해 시도되었던 R&B음악의 차원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는 평을 받으며 국내 시장에서의 R&B음악의 활성화에 큰 기폭제가 되었다.

하지만 해외 출신 연예인들의 활동분야를 살펴보면 연기자의 수는 극히 적고 가수의 수가 월등히 많다. 이들의 활동이 가수에 치중되는 이유는 '언어'문제 때문이다. 가수는 곡을 받고 해당가사만 연습하여 부르면 되지만 배우는 대본을 받은 뒤 극의 상황을 이해하고 단어 하나에 신경써가며 감정을 실어서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오랜 외국생활로 한국말이 익숙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힘들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연기자 김민, 한고은은 처음 데뷔했을 때 어색한 말투로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었다.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하고 개성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해외 출신 연예인들은상품으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지만 이들이 국내사회에 미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2002년 1월에 가수 유승준이 미국시민권 취득에 의한 병역기피 의혹 문제로 한국 연예계를 떠나면서 외국국적을 가진 남자 연예인들의 병역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2003년 11월 병무청의 발표에 따르면 남자 연예인 중 국외영주권자나 이중국적을 지닌 시민권자가 연간 6개월이상 국내에 체류하면 병역의무가 바로 부과된다고 한다.

때문에 미국 영주권자인 jtl의 토니안과 신화의 에릭 앤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토니안은 2001년 영주권을 포기하고 징병신체검사를 받았고, 에릭과 앤디는 아직 영주권을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2002년에 모두 징병신체검사를 받은 상태다. 국내 남자 연예인들의 활동에 있어 큰 이슈인 병역문제를 피하기 위해 연예제작자들은 지금까지 외국 국적을 지닌 연예인 발굴에 눈을 돌려왔지만 이번 병역법 개정으로 인해 앞으로 이러한 방법도 여의치 않게 되었다.

또한 미국 몇몇 주에서는 대마초 흡연을 범법 행위로 간주하지 않고, 생산과 공급 행위만 처벌하기 때문에 대마초에 대한 경계심이 적은 해외출신 가수 몇 명이 이를 외국으로부터 직접 들여오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한 예로 재작년 인기 댄스그룹 코요태의 전 멤버이자 미국시민권자인 김구가 마약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해외 출신 연예인들이 각자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10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김윤진은 1997년 한국에서 데뷔한 이래 드라마,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펼치며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뛰어난 연기력과 영어실력을 모두 갖춘 그녀는 미국 ABC방송사에서 올 3월부터 방송 예정인 드라마 시리즈물에 출연할 예정이어서 미국 안방극장까지 연예인들이 진출하게 될 교두보를 마련하였다. 이 외에도 인기그룹 god의 대니, 박준형과 신화의 에릭, 앤디 등도 한류 돌풍의 주역으로써 활동하고 있다. 안방 뿐만 아니라 해외로 진출하며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해외파 연예인들의 활약을 앞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