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냉전, 상당 기간 잔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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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냉전, 상당 기간 잔존할 것"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05.2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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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밍 상해사회과학원 연구소장, '동아공동체포럼'서 밝혀
▲ 지난 25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가 주최한 '제2회 동아시아 공동체 포럼' 제1세션 '한중일 관계의 역사적 성찰과 새로운 지역 협력 질서의 모색'에서 참석자들은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이해 양국관계의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류밍(Liu Ming) 중국 상해사회과학원(SASS) 국제관계학연구소장은 동아시아는 아직도 냉전의 그림자가 잔존하며 복잡한 요소들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힘들고, 장기적으로는 북한 스스로 변화하는 노력과 관련국들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 류밍(LIU MIng) 소장

지난 25일 오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이내영)가 주최한 '제2회 동아시아 공동체 포럼' 제1세션 '한중수교 20주년의 평가와 전망'에서 류밍 소장은 '한중수교의 역사적 환경과 탈냉전의 아시아'를 발제하며 "중국은 북한의 선군정치와 무력도발 등에 대해 결코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류밍 소장은 1992년 한중수교 과정에 있어 중국의 내부적 요소로 덩샤오핑의 실용노선에 바탕한 개혁개방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고, 외부적 요소로는 구소련(고르바초프)의 글라스노스트(개방), 한국의 북방정책 등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련과 한국의 수교가 없었다면 한중수교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소장은 "많은 이들이 중국이 북한을 무조건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고, 특히 북한의 핵보유를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북중관계는 전통적 우호관계일 뿐, 군사동맹이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한중수교 이후 중국은 한국의 최대교역국이 되었고, 중국 역시 북한에서 전체 한반도로 영향력을 확대했다는 측면은 외교적 성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류 소장은 한중수교는 그동안 동아시아 주변국에 큰 변화를 끼쳤고, 북한문제에 있어 6자회담 등을 통한 대화 채널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류 소장은 동아시아에는 여전히 냉전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요소들이 잔존하며, 미국 역시 아직도 냉전적 사고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동아시아 주변국들이 서로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북한의 역할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중견국가로서 한국의 역할을 기대한고 덧붙였다.

"한·중-한·미관계, 비제로섬 게임으로"

▲ 이정남 교수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한중 양국 국민의 여론조사를 분석한 'G2시대의 등장과 한중관계의 딜레마'를 발표하며 중·미 간의 전략적 경쟁의 영향으로 한·중 간에 전략적 불신이 강화되는 딜레마가 형성됐고, 한·중 양국의 동반자 관계가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동반자 관계가 실질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고 전환과, 중국 입장에서도 한반도 통일이 자신의 전략적 이익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 교수는 한·중 관계와 한·미관계를 비제로섬적인 관계로 형성해야 하고, 더 나아가 남북협력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과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상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다자적 협력체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태지역, 미국과 중국의 듀얼 리더십 

▲ ZHAO Quanseng 교수

이어 자오 촨성(Quansheng Zhao) 아메리칸대 교수는 '미중관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새로운 복수(Dual)의 리더십구조'를 발표하며 "세계 여타 지역과는 달리 아태지역에서는 이례적으로 중국과 미국의 듀얼 리더십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오 교수는 미국은 군사·안보에서, 중국은 경제력에서 각각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듀얼 리더십은 향후 몇 십년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중국은 군사력에서 미국을 단기간 추월하기 힘들며, 미국 역시 세계의 유일한 강대국으로 회귀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신뢰도 면에서 중국은 일본보다도 높지 않다"며 "듀얼 리더십은 대립하는 관계가 아닌,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보완하는 관계로 발전해야 하며, 현재까지는 듀얼리더십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6자회담처럼 주변국도 포용하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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