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기업 연구, 경영 성과 측면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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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기업 연구, 경영 성과 측면 제시해야"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05.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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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한중미래연구소 학술대회

"조선족 기업, 권역별 연구… 동북3성 전략적 가치 고려"

중국 조선족 기업들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아직은 미흡한 단계이며, 향후 과제로써 조선족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요인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기업운영에도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문철주 동아대 교수는 '동덕여자대학교 한중미래연구소'(소장 김윤태)가 '재중, 재한조선족 연구현황과 그 과제'란 주제로 지난 19일 오후, 동덕여대 대학원에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조선족 기업 경영활동의 연구 동향'을 발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문 교수에 따르면 중국에서 활동하는 조선족 기업의 태동은 한·중 수교(1992년)가 있기 훨씬 이전인 1978년부터 거슬러 올라가며, 조선족 기업형태는 한국기업과의 합작기업, 한국기업으로부터 독립한 기업, 현지 경영환경 등으로 인해 (조선족으로) 대리 등록한 기업 등으로 다양하게 나눌수 있다.

▲ 문철주 동아대 교수

문 교수는 "조선족 기업을 연구·분석함에 있어서 조선족 기업의 개념, 활동시기 및 범위 등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경영 성과 측면에서 성공과 실패 요인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제시하는 연구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족 기업의 범위 설정과 관련해 토론자로 나선 설동훈 전북대 교수도 조선족 기업 운영에 있어서 조선족의 지분 비율, 운영진 형태 등 보다 명확한 요소에 따라 개념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선족 기업 30년사' 발간을 추진하고 있는 예동근 부경대 교수는 중국 조선족 기업의 평균 수명이 1~2년이고 결국 자본의 논리에 의해 성공이 판가름 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강조했다.

백권호 영남대 교수는 "같은 조선족 기업이라도 지역(권역)별로 기업형태가 다르게 나타난다"며 "조선족 기업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심양·연변 지역과는 다르게 사무실이 밀집한 상하이·베이징은 서비스 시장 중심으로 한인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고, 천진·칭다오는 한국기업과 한인커뮤니티가 동시에 나타난다"고 분석하며 권역별 기업형태 연구도 차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동북3성 지역과 관련해 문천주 교수는 "동북3성 개발에 있어 북한의 역할이 중요하며, 향후 통일문제를 포함해 이 지역이 갖고 있는 전략적 가치도 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권호 교수는 FTA를 언급하며 "한·중·일이 참여하는 동북아 자유무역협정이 동아시아 경제권을 하나로 연결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선족 이주사 연구, 디아스포라 관점에서"

▲ 김춘선 연변대 교수 논문을 대신해 발표한 문형진 교수

이날 학술대회에서 김춘선 연변대 교수는 '중국 조선족 이주사 연구동향 : 중국 조선족사학계 연구를 중심으로'를 발표하며 중국학계에서 중국 조선족사와 조선민족사(한국사)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조선족의 역사를 조선민족사, 또는 한국사의 연장선이 아닌 중국 소수민족의 일원인 조선족사로 취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향후 중국조선족의 이주사 연구는 중국 소주민족으로서의 국민정체성 뿐만 아니라 조선민족의 디아스포라로서의 민족정체성 연구에도 관심을 돌려야 한다"며 "조선인의 동북이주와 중국 내에서의 조선족공동체의 형성발전을 디아스포라로써 접근하는 다양한 연구방법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다문화 담론에 묻힌 조선족 연구

현재 민족과 계급적 관점에서 조선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한성대 박우 교양학부 강사는 '재한조선족사회의 형성과 재한조선족 관련 연구'를 발표하며 2008년 이후 다문화 담론 속에서 조선족 연구가 희석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며, 이른바 영·미 지역(선진국) 동포와 조선족 동포 간의 형평성, 외국인노동자와 조선족 노동자 간의 차별성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 왔다고 설명했다.

▲ 박우 한성대 교양학부 강사

특히 2000년대 이후로 '조선족 종교단체' 중심으로 형성된 네트워크가 점차 약화되고 비종교적 조선족 네트워크가 활성화됐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존 조선족 사회 연구는 거시적 수준에서 법·제도(재외동포법, 동포정책)와 미시적 수준에서 행위자로서 '조선족 노동자'와 '조선족 여성'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박우 강사는 향후 과제로 △현재진행 중인 조선족 단체의 형성과 정치참여 △한국국적 조선족의 정치참여 △조선족 언론, 상인, 전문직의 출현과 이들의 네트워크 △한국사회와 조선족의 소통구조 △재한조선족의 경제활동과 출신지역(중국) 사회변화 관계 재조명 △한국 내 지역 커뮤니티 형성 등에 대해 보다 활발한 연구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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