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에 대한 국민감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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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에 대한 국민감정은?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2.05.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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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오프라인 대조

▲ 지난 5일 어린이날,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많은 인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달 발생한 수원시 20대 여성과 영등포 직업소개소 살인사건 이후, 국내 거주 중국동포에 대한 국민 감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나타났다. 온라인에서는 비난 여론이 여전히 들끓고 있는 반면 오프라인 세계는 사건 전과 후 별 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변화가 없는 것이다. 

지난 5일, 기자가 찾은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은 어린이날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살인사건 이후 중국동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인심이 흉흉해지고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몇몇 언론 보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차이나타운에서 작은 상회를 운영하는 문연숙 씨는 “이 곳 분위기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 당시 뉴스를 보고 조금 놀랐고 살인행위는 옳지 않지만, 모든 중국동포를 살인자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중화요리 전문점 청관의 한 매니저도 “차이나타운의 유동인구·방문고객수·매출 등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중국동포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태도도 이전보다 배타적으로 변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온라인 세계에서는 외국인혐오증의 일종인 ‘차오포비아(조선족 혐오증)’가 존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다음 아고라에서는 조선족 전면 추방에 대한 온라인 서명 운동까지이 펼쳐지고 있으며, 8일 현재 8,000명에 육박하는 사람이 서명에 동참한 상태이다.

이 현상은 2007년 버지니아공대 한인 총기난사 사건 때 보여준 미국인들의 관용적 태도와는 대조를 보인다. 

이와 관련,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미국·유럽 국가들은 다민족·다문화로 살아온 역사가 긴 반면, 우리는 단일민족으로 지낸 기간이 길고 다문화를 이제 막 받아들이는 단계라 국민들의 다문화 정서가 성숙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중국인교회의 최황규 목사는 “살아온 방식과 관습이 다른 만큼, 공존 과정에 있어서 어느정도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개개인의 잘못으로 전체 동포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온라인 상에서 확산되고 있는 '차오포비아'를 경계했다. 

▲ 재한동포연합총회 김숙자 총회장
일각에서는 내국인들에 대한 인식변화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중국동포들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동포 내의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동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동포들이 무단횡단, 쓰레기 무단투기 등 기초질서를 잘 지키지 않아 주민들의 신고·접수 또한 많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구로구 청소행정과의 이경태 담장자는 “쓰레기를 분리하지 않고 검은색 비닐봉지에 모아서 그냥 버리는 분들이 많다”며 “중국어로 된 안내책자도 배포하고, 동포단체들과 교육 캠페인도 벌였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이사운 씨는 “중국동포들 중에는 택시 안에서 흡연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담배를 꺼주길 요구하면 창문을 열고 계속 핀다”며 “한국과 중국의 관습과 법이 다른데, 한국에서도 중국에서의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한국을 무시하는 태도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재한동포연합총회의 김숙자 회장은 “사람의 생각이 다양하듯, 동포들도 한국을 고국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단지 돈을 벌기위해 일하러 온 나라로 보는 사람도 있다”며 “출입국관리당국에서 애초에 입국시 철저한 교육을 시키고 입국 후에도 동포단체들에서 지속적으로 기초질서 준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한동포연합총회는 중국동포들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중국동포서화가협회와 공동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예술인 한마당’을 열고 오는 7·8월에 구로구 내에 무료급식소를 설치해서 지역주민과 함께 나눔 및 봉사를 실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