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한인회, 제2회 문학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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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한인회, 제2회 문학기행
  • 편집국
  • 승인 2012.02.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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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및 추코프스키 생가 방문

"파스체르나크, 노벨상 대신 조국을 선택"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닥터지바고’는 러시아의 광활한 자연, 그 자연 속에서의 개인의 자유라는 서구적 낭만을 그린 작품으로 유명하다.

러시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국경을 막론하고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며 러시아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스크바 한인회(회장 김원일)은 지난 11일 제2차 러시아 문학기행을 개최하고 모스크바 근교 페레델키노에 소재한 '닥터지바고'의 작가-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생가와 러시아의 문학비평가이자 아동문학가인 니콜라이 추코프스키 생가를 방문했다.

이번 행사는 첫 번째 행사였던 톨스토이 생가가 있는 '야스나야 뽈리나'를 방문한 이후 참가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진행됐으며 20명의 한인들이 참가했다.

특히 3박4일간 모스크바대학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참석 차 모스크바를 방문한 한인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영하 20도의 혹독한 추위는 참가자들의 설렘마저 얼리지는 못했다.

아동문학가 추코프스키는 파스테르나크에 비해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이유는 아마도 한국의 러시아 문학 번역이 청소년들과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높은 유아 교육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러시아에서 추코프스키의 아동 문학은 책을 읽기 시작하는 러시아 아이들에게 있어 교사의 역할을 대신해 줄만큼 명성이 높다. 그의 생가는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소품들과 책들로 가득 차 있었다.

파스체르나크 생가는 지바고가 라라와 함께 몇 날을 같이 보내는 바리키노의 집을 닮았다. "역사에 저항한 시인"으로 새롭게 지칭되고 있는 파스테르나크의 생가는 개장 이래 무려 30여만명이 다녀갈만큼 소련 문학의 새로운 성소가 돼고 있다. "노벨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조국을 떠나지 않겠다"던 파스테르나크의 고뇌가 집안 곳곳에 배어 있었다.

소련당국은 물론 작가동맹 등 동료 문인들로부터도 거센 비난을 받게된 파스테르나크가 그의 노벨상 수상소식이 전해진 1958년 10월, 흐루시초프에게 편지를 보내 노벨상을 포기하는 대신 '자신과 집'을 보호해 줄것을 탄원한 사실은 유명하다.

그러나 이같은 탄원에도 불구하고 문학재단과 작가동맹은 1960년 파스테르나크가 죽고 난 이후 그의 흔적을 깡그리 없애고자 했으며 이로 인해 그의 생가는 집기 등이 부숴지는 등 호된 수난을 겪어야만 했다.

파스테르나크의 며느리 나탈리아에 의해 현재 관리되고 있는 그의 생가 겸 기념관에는 그가 임종할 때 누웠있던 침대, 그리고 한 때 방문객들의 접근을 금지했던 서재 등이 당시 모습대로 보존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