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징 한인사회, 글로벌시대 흥미로운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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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징 한인사회, 글로벌시대 흥미로운 모델"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1.12.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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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아비투스' 형성 … 강제된 이동성

글로벌 시대, 중국에서의 한인사회 형성 과정에 있어 흥미롭고 눈여겨 볼 만한 모델로서 베이징 왕징(望京)의 한인사회가 제시됐다.

정종호 서울대 교수는 지난 22일 한국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2011 재외한인학회 연례 학술회'에서 '재중 한인사회의 사회계층분화: 베이징 왕징 한인사회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를 발표하며 왕징 한인사회에 나타나는 독특한 아비투스(Habitus, 행동양식)를 분석했다.

정 교수는 "왕징 한인사회 모델이 개혁개방기 중국의 다양한 지방 발전모델 중에서 재중 한인사회의 선제적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왕징 한인사회는 △한상(소한상: 초기 코라이타운 구성원, 대한상: 대기업 주재원 출신) △한간(주재원) △한생(유학생) △한마(주재원들의 부인) △한류(사업실패자 등 노동직 인구) 등으로 분화됐다.

정 교수는 절강촌과 왕징을 비교하며 절강보다 낙후됐던 농촌지역 왕징이 발전한 이유로 북경이 '성장지향 도시연합' 성격으로 재구성되고, 특히 고유의 신분제도라 할 수 있는 호구제도(농업호구·비농업호구)가 무의미할 정도로 토지(농지)임대가 문란해진 환경도 한목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러한 환경에서도 형성된 왕징 한인사회는 계층분화, 즉 계층간의 넘나듦이 상당히 다니내믹하고,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행동양식, 강제된 이동성(forced mobility)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가 말하는 '강제된 이동성'은 왕징으로 한번 유입된 한인들이 계층 변화를 겪어도 밖으로 쉽사리 나오지 못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강제된 이동성으로 한인사회는 '새로운 조선족, 즉 신선족(新鮮族)'으로 재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거주지(학교 등)에 따라 계층구별이 가능한 왕징모델이 글로벌 시대 재중한인사회 형성에 있어 대표적 모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