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20주년 맞는 옥타 마닐라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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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20주년 맞는 옥타 마닐라지회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11.0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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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 2일 기념식 개최

노블레스오블리주 실천하며 한인 위상 제고
차세대·여성 회원과의 소통은 앞으로의 과제


“그땐 제가 막내였습니다”

월드옥타 마닐라지회 김영기 지회장(사진)은 지회가 설립되던 20년 전을 이렇게 회상했다.

마닐라지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내달 1일과 2일 이틀 간에 걸쳐 기념식 및 골프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다. 김영기 지회장을 만나 지회 20주년의 소회를 들어봤다.

“1991년 한덕우 회장님 당시 저는 막내였어요. 막내가 이렇게 현직의 회장으로 20주년을 맞이하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지요”

나눔과 봉사 실천

1년 동안 장학금 전달, 차세대 행사 등으로 20주년을 자축해 온 마닐라지회는 이번 달 150~200명의 내외빈을 모신 가운데 공식행사를 갖는다. 특별히 그 동안 돈독한 관계를 맺어 온 마닐라 참전용사들을 초청할 예정도 밝혔다.

“올 초 참전용사 가족에게 안경을 맞춰주는 행사를 갖기도 했어요. 감사와 보은의 의미지요”

마닐라지회의 투철한 봉사정신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지회 차원에서 관리되는 장학기금은 15만 달러에 이른다. 현지인 고등학생과 대학생 수십명이 이 장학기금의 혜택을 받고 있다. 지회의 장학기금을 통해 주류사회에 입성한 우수한 현지 인재들을 후일 친한파로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한인사회에 대한 기여도도 빼놓을 수 없다. 유난히 회원 가입이 까다로운 마닐라지회는 현지 한인사회에서 덕망이 있고 영향력이 있는 회원들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이들 회원 각각은 이미 현지 한인사회에서 저마다 단체장급으로 활약하며 한인사회의 위상제고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한인총연 회장, 국제학교 이사장은 물론이고, 봉제협회, 상의, 민주평통 등 한인단체들의 단체장들이 거의 다 우리 지회의 회원이예요”

기아대책본부를 이끌고 있는 장재중 이사장이나 가나안농군학교를 운영한 공로로 국민훈장까지 받은 바 있는 이관수 이사장, 역시 조인트투게더소사이어티 대표로서 훈장을 받은 경력의 이원주 이사장 등이 바로 마닐라지회 소속이다.

회원 개개인이 이미 현지 NGO단체를 이끌며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것. 이는 결국 마닐라지회의 위엄이 됐다.

위상 제고보다 내실 기할 것

20년을 맞이하는 마닐라지회. 내부적으로는 느끼는 한계도 있다. 회원 각자의 사회적 위치와 기여도를 높이 평가해 회원 영입 조건에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다보니 ‘보수적인 지회’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최근 차세대를 영입해 그들의 조직을 꾸리면서 그들과 세대차이가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이제 갓 마닐라에 입성한 20대의 차세대는 물론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는 3,40대의 차세대 경제인이라고 할지라도 마닐라지회의 정회원들을 바라보는 눈은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월드옥타의 기조가 차세대 육성에 맞춰져 있고, 마닐라지회 역시 20년 이후의 비전을 위해 차세대 양성이 필수적인 과제인 만큼 세대 간 격차를 좁히고 내부적으로 보다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회원층을 다양화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통을 지켜나가는 것은 우리의 강점이죠”

김영기 지회장은 신중하게 이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밝혔다.

“차세대를 육성해 그들이 3~4년 후에 지금의 정회원들만큼 탄탄하고도 견실한 기반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우리가 직접 영입할 수 있도록 할 정도로 육성해내는 것이죠”

이는 현재 마닐라지회가 처한 문제의식을 상당 부분 담고 있는 설명이다. 실제로 마닐라지회는 최근 수십명의 차세대 회원을 확보해 정회원들과 수시로 교류하며 양성에 나섰는가 하면, 설립 최초 여성회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올해 안으로 여성회원을 2~3명으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20년 전 우리는 필리핀 유일의 경제인 단체였어요. 그 동안 지회를 지켜오신 선배님들의 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위상을 높이는 것보다 내실을 기하는 것, 그래서 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협회가 되도록 하는 것이 저희들의 목표입니다”

김영기 회장이 전하는 각오는 소박하지만 다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