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이기 때문에 더 공평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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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이기 때문에 더 공평해야죠”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10.10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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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를 만나다] 뉴사우스웨일즈 경찰청 박재현 경찰검사

 

14세 유학해  법조계 진출 시드니 ‘엄친아’

“공부요? 열심히 했죠. 교과서 위주로요.”

반듯하게 양복을 차려 입은 검사님.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경찰청 소속의 박재현 경찰검사다.

1996년 시드니로 유학해 호주의 대학시험인 Higher School Certificate에서 상위 0.7%의 성적을 거둔 그였다. 2009년 경찰검사로 임명된 그는 2008년 대학교를 졸업한 후 6개월 간 변호사 사무실에서 연수를 거친 기간 외에는 휴식이나 개인사정으로 학업을 멈춘 시기가 없다. 법조인의 길에 들어서기까지 탈락의 고배를 마셔본 적도 없다고 한다. 말 그대로 ‘엄친아’가 따로 없다.

하지만 기자 앞에 마주 앉은 그는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즐겁다며 소년처럼 웃는다. 그는 2010년 젊은호주한인변호사협회 YKALL 창립멤버로 함께 하며 3,40명 정도의 한인 법조인들과 교류하고 있다. 협회가 주로 하는 일 중 하나는 아직 학업을 마치치 않은 예비한인 법조인들을 찾아 고민을 들어주거나 조언을 해 주는 일이다.

“호주의 주류사회가 많이 배타적인 것은 사실이예요. 아직까지 한인이 고위공직에 오른 사례가 없죠. 하지만 최근 대학들을 보면 어디든 아시아인들이 적지 않아요. 이들이 곧 사회로 진출할 것이고 이들 중 누군가는 주류사회를 이끄는 핵심적 인물이 되겠죠.”

그럴 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호주 이민 50년을 맞이하는 지금 이 순간, “그렇기 때문에 더욱 엄중한 태도로 자신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젊은 엘리트 청년의 각오가 다부지다.

“호주인들이 특별히 한인들을 싫어한다거나 배척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서 더 우호적인 것도 아니죠. 최근 세계 각 지역에서 일고 있는 한류도 호주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어요. 그들은 한인들과 취향이나 성향이 많이 달라요. 한인들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아요. 그냥 그들의 안중에 한인이 없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 내가 어떻게 보이는가가 그들이 처음 인식하게 되는 한인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해요.”

그는 적극적으로 현지인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도 자신이 공평하지 못하거나 인종적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멀리 보면 그렇다는 거예요. 일을 하다 보면 한인들의 사건 사고를 접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다고 해서 한인들의 입장에서 일을 처리하거나 할 수는 없는 것이죠. 모든 한인들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주류사회에서 한인들이 더 나은, 존경 받는 방식으로 정착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지방법원에 배당되는 단순 사건·사고는 하루에도 수십건이 넘는다. 소매치기, 단순강도, 교통사고, 가정폭력 등 종류도 다양하다. 밤문화를 즐기는 한인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 범죄도 심심치 않다.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있어요. 유학생들이 밀집한 지역을 노리는 단순강도들도 있고요. 좀 더 한인사회와 스킨십을 자주 하면서 이런 범죄들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