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56% "기회되면 이민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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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56% "기회되면 이민가고파"
  • 조선일보
  • 승인 2004.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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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거세게 불어닥친 ‘이민 열풍’은 청소년들에게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정보사회학회(회장 이각범)가 최근 발표한 전국 고등학생 2090명 대상의 청소년 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기회가 있으면 이민을 가고 싶다’는 학생이 절반 이상인 56%에 달했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9월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민 의향률이 31%였던 것과 비교하면 고등학생들의 이민 의향률이 오히려 더 높았다. 남학생(65%)이 여학생(49%)에 비해 ‘탈(脫)한국’을 더 많이 꿈꾸고 있으며, 학년이 높을수록 그리고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이민을 원하는 학생이 더 많았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는 연줄이나 집안배경이 없으면 출세하기 어렵다’에 대해선 71%가 동의했고,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일류대학을 나와야 한다’에 대한 동의도 62%에 달하는 등, 실력보다는 학벌 등 배경이 필수적이라고 느끼는 학생이 다수였다.

‘나중에 노부모를 모실 생각이 있는가’란 질문엔 ‘무조건 모신다’(42%)보다는 ‘생활 사정에 따라서 모신다’(50%)가 더 많았고, ‘모실 생각이 없다’(8%)는 소수였다. 노무보 봉양에 대해선 계열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문과나 이과 학생들은 ‘생활 사정에 따라서 모신다’(53%)가 ‘무조건 모신다’(39%)보다 많았지만, 실업계 학생들은 ‘무조건 모신다’(49%)가 ‘생활 사정에 따라서 모신다’(45%)보다 더 많았다.

이 조사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가 각각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에 대해선 대다수가 ‘충고와 조언’(44%) 또는 ‘스스로 모범’(34%)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친한 친구’(13%) 역할을 바라는 것은 소수였지만, 어머니에 대해선 절반 이상이 ‘친한 친구’(51%) 역할을 원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2003년 7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집단조사 방법으로 실시했다.



(홍영림기자 ylhong@chosun.com )
ⓒ[조선일보 01/25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