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사회학회(회장 이각범)가 최근 발표한 전국 고등학생 2090명 대상의 청소년 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기회가 있으면 이민을 가고 싶다’는 학생이 절반 이상인 56%에 달했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9월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민 의향률이 31%였던 것과 비교하면 고등학생들의 이민 의향률이 오히려 더 높았다. 남학생(65%)이 여학생(49%)에 비해 ‘탈(脫)한국’을 더 많이 꿈꾸고 있으며, 학년이 높을수록 그리고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이민을 원하는 학생이 더 많았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는 연줄이나 집안배경이 없으면 출세하기 어렵다’에 대해선 71%가 동의했고,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일류대학을 나와야 한다’에 대한 동의도 62%에 달하는 등, 실력보다는 학벌 등 배경이 필수적이라고 느끼는 학생이 다수였다.
‘나중에 노부모를 모실 생각이 있는가’란 질문엔 ‘무조건 모신다’(42%)보다는 ‘생활 사정에 따라서 모신다’(50%)가 더 많았고, ‘모실 생각이 없다’(8%)는 소수였다. 노무보 봉양에 대해선 계열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문과나 이과 학생들은 ‘생활 사정에 따라서 모신다’(53%)가 ‘무조건 모신다’(39%)보다 많았지만, 실업계 학생들은 ‘무조건 모신다’(49%)가 ‘생활 사정에 따라서 모신다’(45%)보다 더 많았다.
이 조사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가 각각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에 대해선 대다수가 ‘충고와 조언’(44%) 또는 ‘스스로 모범’(34%)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친한 친구’(13%) 역할을 바라는 것은 소수였지만, 어머니에 대해선 절반 이상이 ‘친한 친구’(51%) 역할을 원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2003년 7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집단조사 방법으로 실시했다.
(홍영림기자 ylhong@chosun.com )
ⓒ[조선일보 01/25 19:21]
저작권자 © 재외동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