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돕는 부모님은 나의 롤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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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 돕는 부모님은 나의 롤모델"
  • 김미란 기자
  • 승인 2011.07.18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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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세대 케냐에서 온 이태인 학생
선교사 아버지와 한국어 교사 어머니 자랑스러워

“몇 달 전 케냐에서 300여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한 부족의 가축이 다른 부족 영역으로 들어가 풀을 뜯어 먹으면서 전쟁이 일어났어요. 그런데 맙소사! 아버지는 여기에도 끼어들었어요. 누가 우리 아버지를 말릴 수 있을까요?”

해외동포 G20세대 여름캠퍼스에 참가한 이태인(18) 군의 아버지는 ‘참으로’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다.

케냐는 요즘 가뭄으로 인해 부족들이 무척 예민해져 있다. 때로는 부족들 간 전쟁도 발생한다. 60년만의 최악의 가뭄인 케냐. 부녀자들은 배고픔을 참기위해 허리띠를 동여맨다. 아이들을 살리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태인 군의 아버지는 부족 간의 전쟁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통역사와 함께 나서, 싸움을 말리는 역할을 자처했다고.

“아버지가 한번 길을 떠나면 길게는 1달 만에 집에 들어와요. 자주 그러셔서 이제는 익숙해졌어요.”

이태인 학생의 아버지는 도시문명과 떨어진 북부 지역으로 찾아가 현지 학교시설을 만들어주기도 한다.그의 아버지의 본업은 선교사다. 하지만 다른 일들로 바쁘다.

요즘처럼 가뭄이 극심한 시기에는 현지인들에게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장탱크를 만들어준다. 또한 가뭄으로 인해 생기는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해 준다. 케냐뿐만이 아니다. 수단으로 가서도 일을 돕는다.

가족들보다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 그러나 아버지는 이태인 학생의 롤 모델이다.

“앞으로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케냐와 같은 어려운 곳의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이태인 학생이 케냐로 이민 간 것은 지난 2006년. 사실 이민 전에 아버지와 함께 아프리카 선교여행을 같이 떠난 바 있다. 그래서 케냐로 이민을 가자는 말에도 군말이 없었다. 걱정이 되면서도 한편으로 아버지가 자랑스러웠기 때문.

이태인 학생의 어머니 역시 국내에서 24년 동안 일했던 교사직을 그만두고 케냐로 이민 가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아버지처럼 남을 돕는 데 바쁘다.

“제가 다니고 있는 국제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주말 한글학교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있지만 어머니처럼 학교에서 정규과목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예요.”

이태인 군은 “이런 부모님들이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