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도 선생님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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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도 선생님이랍니다"
  • 김미란 기자
  • 승인 2011.07.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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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나제즈다 타지키스탄 고려문화센터 한국어 교사

“타지키스탄의 고려인 어르신들은 ‘안녕하세요’란 인사말을 ‘안녕하심데’라고 말씀하세요. 북한식 억양에 사투리까지 섞인 말투예요. 그런 말들에 익숙해진 탓인지 표준어를 배울 때 좀 혼란스러웠어요.”

7월 6일 ‘2011 CIS지역 한국어 교사’ 연수 프로그램이 한창인 한양대학교 안산 캠퍼스에서 최연소 참가자 고 나제즈다 교사를 만났다.

최고령 참가자가 60대인 것에 감안하면 23살인 그는 새내기인 셈이다.

고 나제즈다씨는 타지키스탄 고려문화센터에서 현지인과 고려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한국어 교사다.

“한국 선교사들과 어울리면서 한국어와 사랑에 빠져 한국어 교사로 일하게 됐죠.”

고 교사는 어린 나이에 한국어 교사로 일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배운 한글과, 자라면서 한국 선교사들과 쌓은 교류가 그가 한국어 교사로 되는 주춧돌이 된 것이다.

정식 교육기관에서 한국어 수업을 받은 기간도 길지는 않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한국교육원에서 8개월 동안 한국어 교육을 받은 것이 그가 받은 한국어 교육의 전부다. 하지만 그의 한국어 교사 경력만큼은 다른 교사들에 뒤지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1년 연수를 마친 후부터 지금까지 3년동안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조금은 어린 나이에 교사업무를 시작했지만 고 교사는 이미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베테랑 교사가 됐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전혀 감추지 않아요. 오히려 어린 나이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죠.”

현재 타지키스탄에는 6,000여명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 고려인 4세 중 한국어 교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은 고 나제즈다씨가 유일하다.

“저의 성은 고씨이고 이름은 나제즈다에요. 소망이란 뜻이죠. 저의 이름처럼 앞으로도 고려인들에게 우리 민족 언어와 민족에 대해 가르치면서 그들에게 소망을 전하고 싶어요.”

어린 나이라는 것을 실감하지 못할 정도로 고 나제즈다 교사는 당당하게 자신의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