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도소 지킬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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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도소 지킬 거에요"
  • 김미란 기자
  • 승인 2011.06.2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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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우수 전문 교도관에 선발된 김 나탈리아씨 '화제'

“모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6월 27일, 고려인 동포로서 첫 법무부 외국어 전문 교도관에 선발된 김 나탈리아씨를 경기도 용인시 법무연수원에서 만났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공무원 특채 광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뜻밖에 합격하게 돼 저도 놀랐어요.”

고려인 3세인 김 나탈리아씨는 지난 2001년 입국해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했고, 2002년 지금의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 후 김씨는 4년 뒤인 2006년 대한민국 국민으로 귀화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그동안 아이들 양육 때문에 어학원에서 1년간 러시아어 강사로 일한 것이 사회경험의 전부였다.  이런 그에게 이번 합격은 뜻밖일 수밖에 없었다.

김 나탈리아씨는 지금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지만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극동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기 전까지는 한국어를 제대로 접하지 못했다.

부모님들은 집에서 가끔 한국어를 사용하지만 자신과 같은 고려인 3세들은 대부분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조부모의 고향은 전라북도이고, 부모님들의 고향은 사할린이에요.”

일제강점기때 그의 조부모가 사할린으로 강제이주 당했기 때문에 후세는 고려인이 된 것이다. 또한 김 나탈리아씨는 조부모, 부모와는 달리 한국 이름이 아닌 러시아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 세대들은 구소련의 박해를 받을까봐 한국 이름을 사용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김씨는 몸에 흐르는 피 만큼은 똑같다고 말한다.

김 나탈리아씨는 법무연수원에서 4주간 체포호신술, 사격, 국가공무원법, 태권도 등 관련된 교육을 받은 후 7월 말부터 청주여자교도소에서 교도관으로 근무하게 된다.

“모국에서 맡겨준 임무를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완수할 것입니다. 지금 단기적인 목표는 수용자들을 돕는 것이지만 앞으로의 목표는 모국과 러시아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한편, 법무부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많아짐에 따라 날로 늘어나는 외국인 범법자들을 교류, 설교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내국인을 대상으로 외국어 통·번역이 가능한 외국인 전문 분야 교도관을 선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6월 16일 선발된 66명의 외국어 전문 교도관 중 처음으로 결혼이주여성 귀화자 3명(고려인 동포 1명, 중국동포 1명, 베트남 출신 귀화 여성 1명)이 포함되어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4주간의 교육을 받은 후 서울, 광주, 대전 등 지역에서 외국인 전문 교도관으로 활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