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들 위해 인종차별은 바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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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들 위해 인종차별은 바로 잡아야"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1.06.0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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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전문인협회, 현지 언론인에 설문조사 협조 요청


재아르헨티나전문인협회(회장 황지영)가 6월 1일 저녁, 현지 언론인과 한아교류 모임인 ‘멍와우’ 팀장 등을 초대해 만찬을 함께 했다.

이날 만찬에 참석한 자유기고가 리까르도 모소 씨와 호아낀 이달고 씨, 멍와우 팀장 빠블로 로하스 씨, 웹 사이트 한인사회(Comunidad Coreana Argentina) 운영자 이 로드리고 씨 등은  현재 추진 중인 각종 차별대우와 관련한 설문조사에 앞서 취지를 설명하고 한인사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모소 씨는 지난해 월드컵을 즈음해 일간지 라 나시온에 아르헨티나의 한인에 대해 기고했고, 끌라린이 발행하는 잡지 비바(Viva)에도 한인(Coreanos) 제하의 르포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이달고 씨는 음식잡지 조이(Joy)의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 음식에 관심이 있다.

전문인협회는 아직 한국과 한국인, 한국문화에 대해 깊이 있게 알지 못하는 현지 언론인이 피상적인 정보를 얻어 현지 언론에 기사화할 때 한인에 대해 오해가 발생할 수 있어, 그들이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적절한 설명으로 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설문조사의 취지에 관해 황지영 회장은 “한인들이 현지에 거주하면서 받게 되는 각종 차별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기 위해 사례를 수집하고, 사례별 대응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30년째 한국과 한인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미르따 비알로고르스키(Mirta Bialogorski) 인류학 박사의 협조요청이 맞물리며 자체 활동계획을 서둘러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3년 전부터 유대인협회가 매년 발행하고 있는 인권침해사례집에 기고해 온 비알로고르스키 박사는 이번 네 번째 기고를 위해 한인들이 받았거나 받고 있는 각종 권리침해에 대한 자료를 전문인협회에 요청해 왔고, 마침 같은 내용으로 자체 활동계획을 수립 중이던 전문인협회는 비알로고르스키 박사의 요청에 설문지 작성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있다.

유대인협회는 매년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각국 사람들과 신체장애 등 외모 문제로 차별을 받고 있는 이들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며 논문집을 펴내고 있는데, 최근에는 볼리비아인들이 받은 차별을 언론에 제보하고, 사례를 공개해서 추가적인 차별을 방지, 인권혜택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인과 관련해서는 인권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국립 인권침해·외국인 혐오·인종차별 연구소(Instituto Nacional contra la Discriminación, la Xenofobia y el Racismo, INADI)에 조차 한인 이민 50년이 되어가는 동안 보고된 사례가 두 건밖에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따라서 그간 감추어졌던 한인들에 대한 차별문제를 사례별로 수집하기 위해 전문인협회가 나선 것이다.

전문인협회가 배포예정인 설문지에는 간단한 작성자 인적사항(나이, 성별, 직업, 교육 정도)과 차별 대우를 받은 적이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대응했는지, 관계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는지, 그렇다면 그 기관은 어떤 조치를 했는지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황 회장은 “이민 1세대나 1.5세대는 차별받는 것을 ‘외국에 살면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순응해 온 경향이 있다”며 “인종차별을 비롯한 각종 차별은 아르헨티나에서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아야 2세, 3세들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인들이 받고 있는 차별대우에 대한 설문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추후 부당한 차별을 개선 또는 예방할 수 있다”며 번역이 끝나고 한인 집중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할 때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