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작가 이충렬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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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작가 이충렬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 출간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1.06.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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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렬 작가
미국 애리조나에서 집필활동에 전념해온 재미작가 이충렬씨가 최근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김영사)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근대를 사유하지 않고서, 우리가 어떻게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나 오늘에 이를 수 있었는지를 알 수 있을까? 근대는 가장 가까운 과거인데도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집필은 저자의 이러한 의문으로 시작됐다.

이충렬씨는 “우리가 자칫 놓치고 있었거나, 혹은 짐짓 외면해온 질문들을 여러 각도에서 던져보고 싶었다. 그 답은 의외로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서문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 안중근 의거, 이탈리아 군사주간지 삽화로

1909년 10월 26일, 조선의 청년 안중근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이 의거는 한일병합을 추진하던 가장 중요한 인물을 응징했다는 점에서, 우리 근대사의 가장 상징적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토 히로부미가 역에 내리는 모습은 사진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가 쓰러지는 장면을 찍은 사진은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 발행되는 군사 주간지 ‘라 트리부나 일루스트라타’(1909년 11월 7일자 1면)에 당시 저격 장면이 담긴 삽화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림 중간에는 이토 히로부미가 부축을 받으며 쓰러지고 있다. 오른쪽 뒤쪽에 호위대에 제압당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노란 옷)의 모습도 보인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당시 저격 사건을 보도한 ‘대한매일신보’와 ‘황성신문’의 기사도 공개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1898년부터 1958년 사이에 그려진 그림 86점을 통해 한국 근대를 입체적으로 읽어내고 있다. 국내외 작가들이 그린 86점의 그림 가운데에는 안중근 의사 삽화 외에도 처음 공개되었거나, 당시 역사적 상황을 증언하는 의미 있는 그림들이 포함돼 있다.

◇ 10년 동안 풍부하고 정확한 사료 수집

저자가 그림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10년이 넘었다. 한국 근대 관련 그림들 중에는 외국 화가들이 그린 작품은 물론이고 당시의 문헌, 국내외 신문기사, 외교문서, 자료들도 있었다.

이 책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료들을 정리하고 집필하기 시작하여 꼬박 4년에 걸쳐 완성됐다.

그는 일본 통감부와 외무성의 비밀문서, 미국 국무부 문서와 재판 기록, ‘고종실록’ ‘순종실록’의 기록, ‘황성신문’ ‘독립신문’ 등의 기사까지, 200여 점의 풍부하고 정확한 사료에 근거하여 우리 역사의 숨겨진 이면을 추적했다.

김영사는 “치밀한 고증, 새로운 통찰, 날카로운 분석으로 우리 근대의 삶과 역사를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를 통해 전달하는 탁월한 저자의 해석 능력은 대중역사서의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