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열, 우리 민족의 소중한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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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육열, 우리 민족의 소중한 자산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11.04.0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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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상대 / 명지대 바둑과 명예교수

한상대 교수
‘브라질에선 자식을 낳으면 축구부터 시켜보고 이태리는 성악부터 시켜본다. 안 되면 다른 걸 시킨다. 우리나라에선 자식에게 공부부터 시킨다. 안 되면 포기하지 않고 또 시킨다’ 그래서 자녀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4당 5락(네 시간 자면 일류대학에 합격하고 다섯 시간 자면 떨어진다)’ 이 말은 한국의 입시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말해준다. 한국학생들은 이른 아침에 학교에 가서 늦은 밤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집에 온다. 이런 결과는 나중에 직장에서 밤새 일하고, 휴가도 없이 문제해결 방법을 찾는 한국식 인재경쟁력을 창출하고 있다.

1983년 뉴욕에서 첫 한민족회의가 열렸다. 한반도 밖에 살고 있는 지식인 150여명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모였다.

필자는 오세아니아 대표로 참가하여 호주교민사회의 자랑으로 교육열에 대해 얘기하려고 했다. 그러나 필자보다 먼저 발표하는 대표마다 자기가 사는 나라에서 한(韓)인들의 교육열이 제일 높다는 얘기를 강조하질 않는가? 반갑고 놀라운 사실이다.

특히 중국, 러시아처럼 불우한 환경에서 살아온 우리 동포들이 자녀교육만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이 역경 속에서도 자녀교육을 위해 ‘올인’하며 겪은 서러운 얘길 할 때 우리는 함께 울었다.

“결국 우리 조선족이 중국(漢人)인은 물론 55개의 소수민족 중 대학진학율은 제일 높고 문맹률은 제일 낮은 민족이 되었습니다”라고 얘길 할 땐 감격의 박수가 쉬지 않고 터졌다. 해외동포 대표들이 처음 만난 자리는 시종 이렇게 참가자들의 감정이 북받치면서 진행됐다. 우리는 높은 교육열을 공통분모로 갖고 있는 민족이라는 확인 작업이었다.

과열된 교육열은 교육 비리를 낳고 사교육비는 살림을 힘들게 만드는데 치맛바람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이런 한국사회의 분위기에선 공부에 실패한 사람은 일생 좌절감과 열등의식에서 못 벗어난다. 그래서 경쟁에 실패한 자녀들을 호주 같은 외국으로 보내는 일이 잦아진다. 또 성취위주의 교육은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는 우리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밖에서는 한국의 교육열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일례로 스웨덴, 뉴질랜드 등 여러 선진국에서 한국식 교육을 배우겠다고 교육부 장관들을 한국에 보내오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한국식 교육을 본받아야 한다고 2009년 이후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다. 그는 “한국부모들은 자녀들이 수학, 과학, 외국어 등 가능한 한 모든 걸 다 잘하기를 원한다”면서 한국인의 교육열을 극찬했다. 대통령에 이어 미국 교육부장관까지 한국교육의 우수성을 언급했다.

OECD에서 발간한 ‘2010년 교육지표’에 따르면, 25~34세 인구 중 대졸 학력자 비율은 한국이 58%로 1위다. 2위는 56%의 캐나다이고, 호주와 미국은 42%로 8위에 등록됐다.

우리나라처럼 천연자원이 없는 나라에서는 인재양성만이 살길이다. 한국의 교육열은 한반도를 벗어나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2009년 95개국에 나가 있는 한국 유학생은 무려 21만명(대학생 이상)에 달하고 미국의 한국유학생 수는 10만 3천명으로 인도(8만 8천), 중국(7만 2천), 일본(4만 천)을 제치고 1위다. 하버드대학의 한국학생 수는 캐나다, 중국에 이어 3위다. 인력성장은 곧 한국의 성장으로 연결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한국인들이 파워그룹으로 떠올랐다. 호주에서 전에는 한국유학생 수가 1위였다. 2011년 현재는 중국, 인도의 인해전술에 밀려 3위에 있으나 인구대비로는 단연 1위다.

우리나라는 유교의 숭문(崇文)주의 영향을 받아 고려, 조선에 걸쳐 천 년간 지식인이 나라를 다스려왔고 많이 배운 사람이 존경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래서 한국부모들은 자녀가 지식인이 되기를 원한다. 그 결과 한국인은 세계 어딜 가나 현지인이나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 높은 교육열을 보여주고 있다. 호주의 셀렉티브 스쿨들은 이제 한국, 중국학생들로 채워지고 있다. 교민사회마다 과외가 극성을 부리고 한국이나 호주나 학부모들은 학군 따라 이사 다닌다.

그러나 바로 이런 교육열이 우리 민족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폐허 속에서 반세기만에 선진국을 따라잡는 저력이 되었고 교민사회 2세들이 거주국 사회 주류로 빠른 상향이동을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의 높은 교육열은 마이너스 가치보다 플러스 가치를 더 많이 가져 온다. 한(韓)민족은 지식이 ‘유일한 자원’으로 성공한 예를 전 세계에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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