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유럽한글학교 교사세미나를 다녀와서
상태바
[참관기] 유럽한글학교 교사세미나를 다녀와서
  • 우경숙
  • 승인 2011.04.01 15: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슬로바키아에서 참가한 ‘브라티슬라바 한글학교’ 우경숙 교사

지난해 여름의 뜨거웠던 재외한글학교 워크숍. 다시 3월 유럽대륙의 모임이 개최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얻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마음이 부풀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됐지만,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사뭇 진지함 속에 강연이 열렸고, 날카로운 질문들이 오고 갔다. 바쁜 일정을 마다하고 모인 재외동포 교사들이 모였기 때문일까.

우선 윤경로 전 한성대교수님의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재외동포 교육자의 역할이란 기조 강연을 펼쳐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는 우리가 겪었던 지난 5천년 역사를 함석헌 선생님의 <뜻으로 보는 한국사>를 통해 설명했다. 한반도가 수난과 아픔의 역사를 겪었지만, 이러한 고난에는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이 윤 교수의 지적이다.

약육강식의 시대에서 지혜의 시대로의 전환되는 지금, 우리가 고난을 발판 삼아 앞으로 아가야 한다고 했다. 민족과 국가의 개념을 뛰어넘는 한민족의 정체성을 키워나가는 주최가 곧 재외동포 교육자이어야 한다는 얘기에서는 가슴 벅찬 감동이 전달됐다.

독일 보훈대학에서 한국문학과 역사 강의를 하는 유명인 교수의 ‘유럽의 한국학, 그리고 한글학교’를 주제로 한 강연도 소개하고 싶다.

유럽에서 한국인이 처음 정착하여 살게 된 독일은 유럽이민사를 함축한다. 1976년 한글학교가 처음 개교한 이래, 현재 독일에는 36개의 한글학교가 있다. 19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 전후 복구가 이루어진 유럽.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온 우리 동포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965년 한국언어문화학과 강좌를 시작으로, 1975년 한국학과 1989년 정교 수직을 받게 되는 등 한국학은 ‘종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9년부터 한국의 문화, 정치, 경제, 외교 분야로의 횡적 성장도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세계 속의 한국을 심어가고 있다.

이러한 때에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것은 첫째 왜 한국인은 세계 속에 흩어져 살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는가? 둘째 왜 정부는 한국학 진흥에 힘써야 하는가? 셋째 왜 국민세금이 각 재외동포기관과 연구자에서 쓰이면서 그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소리 없는 소프트파워를 갖기 위함이다. 궁극의 목표는 재외동포가 현지국가에서 주류사회로 진출하게 될 때, 그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이 바탕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학, 한글학교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유명인 교수가 강조했다.

밤늦은 시간까지 강연은 이어졌지만, 열기는 식지 않았다.

세미나 기간 내내 좀 더 많은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밤을 새는 분들도 계셨다. 이곳은 열린 공간 소통의 시간이었기에 채워갈 것은 너무나 많았다.

이번 세미나에는 17개국 120여명의 교사가 참가했다. 같은 유럽이지만, 상황은 다들 다르다. 그러나 현지에 남아서 교민으로 살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든 한민족으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한국문화와 한국의 국격을 높여 가야한다.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앞으로 각자가 사는 세계 속에서 우리의 문화를 알리고 국가 간 갈등을 해소하며 소통하는 인재로 커나갈 것이다.

한국어 교육자의 일원으로서 우리들의 꿈이 우리만의 잔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 느꼈다. 변화되어가는 교육현장에서 능동적으로 늘 깨어있는 자로 있어야 함을 모두 함께 다지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