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 한인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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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스트처치 한인청년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03.1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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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박영훈 씨, 김은종 씨, 크라이스트처치한인회
지진으로 폐허가 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불과 5개월만에 또 다시 이 지역을 덮친 지진의 위력은 더욱 강력해져 있었다.

“9월과는 비교하기 힘들어요. 훨씬 피해가 큰 상황이죠.”

이민 10년차 21세 김은종 군의 설명이다. 1년여 만에 벌써 두 차례나 지진 피해를 경험한 김 군이기에 자칫 심리적 충격에 시달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 군은 오히려 씩씩하게 “다행히 제가 사는 곳은 피해 지역과 떨어져 있어 괜찮다”고 말한다.


지진 발생 20여일이 지나고 있는 지금 크라이스트처치의 한인 청년들이 위기를 딛고 일어나는 한인사회의 상징이 되고 있다. 현재 10대에서 20대에 이르는 한인 청년들이 주축이 돼 한인 가정 및 사업체에 대한 피해복구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박기성 한인회장은 “하루 수십명의 한인 청년들이 자원봉사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종 군은 두 차례의 지진 모두 봉사 활동에 나선 경력을 갖고 있다. “무너진 백화점에 한인 상가가 입점해 있는데 그 안에서 쓸 만한 물건을 꺼냈다”는 김 군은 “주차장 지반이 솟아올라 있고, 유리창이 모두 깨진 상태라 영업은 불가능하다”고 현장의 상황을 설명했다.


뉴질랜드 지진 피해는 7~80% 이상이 복구된 상태라고 하지만 현장의 한인들은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경우 여전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김은종 군은 “전기나 통신은 상당히 회복됐지만 건물 붕괴 피해가 여전히 크다”며 “아직도 급수가 안 되는 지역이 많고, 하수도가 터지거나 기타 여러 가지 문제로 식수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어 물 공급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은종 군은 이 같은 어려움이 크라이스트처치 한인사회에 또 다른 기회가 되기를 기대했다.


“지진 피해가 있기 전에는 한인회 활동에 별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김은종 군은 “걱정에 빠져 있기보다는 다른 사람을 어떻게 도우면 좋을 지 더 많이 생각한다”고 근황을 설명했다.

김군은 이어 “저는 이 지진을 통해 한인뿐만이 아니라 전국이 하나가 되는 기적을 보았다”며 “전국에서 물품, 물, 그리고 도움지원이 들어오고 또 2만5,000 명이 넘는 학생들이 도시를 재건설한다는 마음으로 힘을 합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