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페루 FTA로 교민사회에 활기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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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페루 FTA로 교민사회에 활기 돈다”
  • 유시내/페루 SAFI GLOBAL 대표
  • 승인 2011.01.2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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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내
지난해11월15일 가서명된 한-페루 FTA(자유무역협정)는 한국이 8번째로 체결한 FTA이다. 남미국가 중에는 칠레에 이어 두번째 타결된 것이다.

한-페루 FTA는 중남미 지역에 새로운 수출 교두보를 확보한 한국 최초의 자원협력형 FTA로 평가된다. 또한 6년 전 칠레와 체결한 한국의 첫번째 FTA보다 한국에 여러모로 유리한 조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페루의 가르시아 대통령은 "한국과 칠레가 협정을 맺은 후 교역량이 5배 증가했다. 양국 교역량이 2016년에 70억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협정문 발표시 말했다.

협정문에 의하면, 10년 이내에 ‘교역하고 있는 모든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페루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승용차(현행 관세 9%) 가운데 3,000㏄ 이상 대형차 관세를 협정 발효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1,500~3,000㏄ 중형차는 5년 내, 기타 승용차는 10년내에 단계적으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컬러TV(9%)도 협정 발효와 함께 관세가 철폐된다. 세탁기(17%)와 냉장고(17%)는 각각 4년, 10년 내에 관세가 없어진다.

농수산물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사정이 고려돼 쌀 쇠고기 고추 마늘 등 107개 품목이 협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타 202개의 민감한 농수산물도 10년을 초과해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페루의 관심 품목인 오징어(10~22%)는 수입액이 큰 냉동 또는 조미 오징어에 붙는 관세를 10년 내에, 기타 오징어는 5~7년 내에 없애기로 했다. 페루에서 수입되는 커피(2%)는 협정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서비스 부문과 관련, 한국은 전기 가스 통신 등 기간사업에 대한 규제 권한을 그대로 갖지만 페루는 개방하기로 했다. 지식재산권의 저작권 보호기간을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늘리기로 했는데 한국은 협정 발효 뒤 2년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 같은 이유로 한-페루 FTA는 한국에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분석된다.

한-페루 FTA는 페루가 갖고 있는 광물에너지, 농림수산자원, 생물자원 등 천연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의의가 크다.

페루는 비스무트, 텔루루(매장량 세계 2위), 은(생산량 세계 1위), 금(3위), 아연(3위), 동, 주석(4위), 납(5위), 몰리브덴(4위), 셀레늄(7위) 등 전략적 광물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또한 페루는 최근 대형 유전 및 가스전을 발견하여 중남미 굴지의 산유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분, 어유, 아스파라가스 수출 세계 1위, 사탕수수 생산성 세계 1위, 식물다양성 보유 세계 8위, 삼림면적 보유 세계 10위 등 위력적 자원 잠재력을 갖고 있다.

페루는 태평양 연안 남미의 심장부에 위치하고, 브라질, 칠레, 에콰도르, 콜롬비아, 볼리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카야오 항구는 한국과 중남미간 최단 거리 항구이다.

특히 페루(월평균 임금 330달러)는 콜롬비아(709달러), 브라질(499달러), 칠레(485달러), 멕시코(481달러) 등에 비해 임금 수준도 낮아 제조업 진출기지로서도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페루 시장은 중남미 경제 중, 성장성과 안정성을 겸비하고 지속적 성장의 토대를 가장 많이 구축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최근 5년간 페루 경제는 연평균 8%의 고성장을 유지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경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페루에는 현재 한인 교민 1,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90%가 수도 리마에 살고 있으며 섬유‧의류 및 자동차 부품 판매, 수산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한국과 페루는 1963년 국교를 수립한 이래, 최근 가장 활발한 교류를 보이고 있다. 양국간 FTA 체결로 자동차, 전자제품, 수산업 등 수혜 분야에 종사하는 교민들의 경제 활동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7~8월로 예상되는 FTA 발효 직후 한국의 수입 관세가 철폐되는 은광, 동광, 아연광, 연광과 커피에 대한 구매 문의, 공급 업체 발굴 의뢰가 급증하고 있다. 관련 분야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이 현저히 증가해 스페인어 가능한 인력은 경쟁적으로 스카우트 되고 있다.

이번 한-페루 FTA의 파급 효과는 단순히 관세 철폐 품목에만 그치지 않고, 여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여 인지도와 호감도 상승효과를 불러 오고 있다. 페루산 농수산물과 천연 원료의 대 한국 수출 활동도 크게 진작되고 있다.

또한 페루 공중파 TV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한국 드라마의 시청률이 높아지고, 한국 도시 및 단체와의 자매결연, 방문, 유학, 취업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여 경제 사회 전반의 한류가 형성되는 느낌이다.

지난 1월 2일 페루의 중부 Chanchamayo시에서 중남미 최초로 한인 시장이 탄생한 것도 FTA 체결에 따른 양국간의 교류 및 교역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페루 현지인들에게 한국은 기술과 과학이 발달한 선진국, 나쁜 나라와 대치중인 좋은 나라로서 동경의 대상이다. 한국인 또한 근면하고 신용 있고 교육 수준 높은 선진 국민으로 평가 받는다.

한-페루 FTA 체결로 중남미에서 한국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경제영토를 확장하는 파이오니어로서, 현지 한국 교민들이 호혜적 적극적 경제 활동을 통해 사업을 번창시키고 한국인의 좋은 이미지를 더욱 발전시킬 절호의 기회이다.

필자 유시내(Zafiro YU) 약력

- SAFI GLOBAL(중소기업청 해외조달지원네트워크) 대표
- 벤처2010 해외 유공자 부분 중소기업청장상 수상
- 페루 상공회의소 수석상임위 이사
- 페루 조달청 해외조달협력 자문위원
- 페루 국가최고과학기술위원회 (CONCYTEC) E-Gob프로젝트 자문위원
- 페루 노동부 국제 협력 자문위원
- 페루 Universidad Catolica 법대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