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노사모 구심점 김달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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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노사모 구심점 김달범 사장
  • 월간아리랑
  • 승인 2002.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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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우에노에서 ‘아랫목’이라는 한국 음식점을 경영하는 김달범 사장(43). 그는 80년대말부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사업을 시작해 일본에 뿌리를 내린 재일 한국인이다.

그는 40대 평범한 가장으로서 열성적인 노무현 지지자 중 한사람으로 단연 꼽을 수 있다. 주위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입버릇처럼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돼야 미래가 밝다”고 말해, 듣는 사람을 어지간히 당혹케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의 정치적 안목이 돋보이는 것은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에서 아무도 대선주자를 구체적으로 거론조차 하지 않는데도 김 사장은 노무현 대세론을 주장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또한 “두고봐라. 노무현은 이번에 반드시 대통령에 오를 것이다”라고 본지 기자에게 호언장담을 하기도 했다.

“2년전부터 확신했죠. 노무현 씨가 반드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어 당선될꺼라는걸…”

그가 노무현에게 매료된 직접적인 계기는 한 잡지에서 ‘노무현에 대한 인물탐구’라는 글을 읽고 난 후였다고 한다. 그의 노무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는 자신의 집 거실에 가족사진과 나란히 사진을 걸어놓았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정치 얘기하면 고개를 돌리는데 이에 대해서도 그는 본질을 회피한 잘못된 행동이라고 질타를 서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우리가 먹고, 배설하고, 놀고, 일하는 일상생활 모든 것이 정치적 행동”이라는 남다른 견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사장은 남들이 보통 오해를 살까봐 두려워하는 일에도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섰다. 실제로 그는 말에만 국한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줘 ‘재일 노사모’를 결성케 하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었다. 심지어 모금운동, T셔츠와 재일 노사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등 노사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장소와 다과를 제공하는 한편 시간이 날 때마다 늦깍이로 배운 인터넷을 이용, 회원을 설득하는데 나서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승리는 노사모의 역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김사장과 같은 변함없는 열정이 한데 어울려 승리를 이끌었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하는 사람이 없다.
개표가 이루어지던 날 본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승리의 기쁨보다는 노후보가 정치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와 같은 초심에 변화가 없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월간 아리랑 2002-12-23 (131 호)  
arirang21@arirang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