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700만 한인동포 사회 한식당 김치찌개지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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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700만 한인동포 사회 한식당 김치찌개지수 조사
  • 오재범 기자
  • 승인 2010.12.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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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 가장 높고 ‘600’, 중국 심양, 가장 낮다 ‘50’
한식세계화 영향일까. 아니면 동포사회가 한국과 더 가까워진 것일까. 재외동포신문이 조사한 각국 김치찌개 지수 대부분이 국내물가 상승과 관계없이 과거 그대로 유지되거나 도리어 떨어졌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본지가 지난 10월 대구, 경기도에서 각각 열린 세계한상대회, 세계한인경제인대회 참가자 중 미국, 일본, 중국 등 38개국 106개 도시에서 온 대표CEO 4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한민국 서울의 김치찌개 가격을 6000원(기준점 100)으로 놓고 조사한 결과 한미 FTA로 더 가까워진 미국이 지수평균 175(9.4달러, 한화 1만 500원)로 나왔다. 한인거주 주요도시인 뉴욕은 216(11달러, 1만 3,000원), LA 181(9.8달러, 1만900원), 샌프란시스코 171(9.2달러, 1만 300원), 아틀란타 143(7.7달러, 8,600원)등으로 조사됐다.

미국 LA의 경우 2007년에는 평균값이 8.4달러였지만, 이번 조사에서 LA의 실제 평균가격은 7달러 후반이라는 의견이 매우 많았다. 다만 이번 설문조사 대상이 동포기업 CEO를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평균이 2달러가량 상승한 9.8달러로 집계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뉴욕은 가격이 2007년에 비해 상승했다. 그리 크진 않지만, 한식이 현지에 알려지면서 외국인 손님이 늘었고, 한식당들이 그동안 한인뿐만 아니라 현지인손님들이 늘기 시작하면서 얻은 인지도 때문이라는 평.

최근 몇 년새 한인동포 이주가 늘어난 미국 동남부 지역인 애틀랜타는 2007년 9달러에서 2010년 7.7달러로 내려갔다. 이곳 한식당들이 늘어나 자체경쟁이 붙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 내 지수는 지난 2004년과 2007년 조사한 가격보다 10%정도 내려갔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동경에서는 243(1,052엔, 1만 4,600원)이 나와 한류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본 동경의 경우 신주쿠 지역에만 한인식당이 500개가 넘어가는 등 치열한 경쟁 속에서 형성된 것이라 현지물가에 비하면 저렴하다는 것이 재일동포들의 중론이다.

관심을 모았던 중국 지수 평균은 78(28.12위안, 한화 4,700원)로 밝혀졌다. 중국 북경 85(30.41위안, 5,100원), 상해 101(36.66위안, 6,100원) 심천 90(32.32위안, 5,400원)으로 중국 전체 평균보다 높았던 반면 청도 76(27.82위안, 4,600원) 천진 80(28.92위안, 4,800원) 연태 63(22.72위안, 3,800원)으로 평균치보다 낮은 지수가 나왔다.

이처럼 일본, 중국 지역은 4년전 조사된 지수와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 가운데 중국에서 가장 낮은 김치찌개 지수를 기록한 곳은 심양 50(18위안, 3,000원)이며,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김치찌개를 파는 도시의 영예도 함께 안았다.

△김치찌개 지수 미국 175, 일본 243, 중국 78로 들쭉날쭉

캐나다 밴쿠버는 190(10.4달러, 1만1,400원), 토론토 153(8.39달러, 9,200원)으로 지수가 높게 나왔다. 대양주에서 가장 많은 한인동포가 모여 사는 호주 시드니는 233(12.62달러, 1만4,000원), 뉴질랜드는 195(13.62달러, 1만1,700원)로 나타났다.

동남아시아 경우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필리핀 마닐라는 116(270페소, 7,000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106(17.6링깃, 6,400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105(5만 디알, 6,300원), 태국 방콕 158(250바트, 9,500원) 등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동남아시아는 한국물가와 비슷하게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실질물가는 저렴하지만 한국과 가깝고 한인사회가 이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 하지만 필리핀은 최근 농산물 물가가 폭등한 영향 탓에 지수가 올랐다는 의견도 있다.

유럽 대부분은 지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제기구가 많은 스위스 제네바가 600(30프랑, 3만6,000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수를 기록했으며, 뒤를 이어 스페인 마드리드가 378(15유로, 2만2,700원)로 조사됐다.

제네바에서 서울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임두수 사장은 “스위스 자체가 물가와 인건비가 비싸고, 한국음식 구하기가 힘들어서 비싸지만 4년 전 가격을 고수하고 있고 소주도 동일하게 30프랑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오스트리아는 300(12유로, 1만8,000원), 카자흐스탄 알마티 283(미화 15달러, 1만7,000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250(400루블, 1만5,000원), 아제르바이잔 바쿠 283(15USD, 1만7,000원), 헝가리 부다페스트 233(2,800FT, 1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유학생 등 유럽 내 가장 많은 한인동포 4만5,000명이 거주하는 영국 런던의 경우 173(6파운드, 1만700원)이 나와 미국처럼 거주 동포가 많으면 김치찌개 지수가 내려간다는 가설을 입증하기도 했다.

△유럽 평균지수 340으로 대륙 중 가장 높지만, 런던은 173으로 낮아

중남미 지역은 여전히 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는 183(25페소, 1만1,000원)이며, 멕시코 멕시코시티 151(100페소, 9,100원), 브라질 상파울루 250(25레알, 1만5,000원) 등으로 조사됐기 때문.

미지의 땅 아프리카의 경우 이집트 163(50EGP, 9,800원), 가나 아크라 183(14세디, 1만1,000원)의 수치가 기록됐고, 거주 한인동포가 매우 적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서 지수 233에 김치찌개 가격 1만5,000실링(1만 3,400원)이 나와 아프리카에도 김치찌개 지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함께 밝혀졌다.

전세계 김치찌개 지수화 작업은 본지가 동포들이 자주 찾는 한식당의 기본 메뉴인 김치찌개를 통해 700만 재외동포사회와 한국의 물가를 상호 비교해보자는 취지로 2004년 처음 발표했다. 이후 2007년에는 빅맥지수와 연동한 동포 물가지수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설문은 현지에서 주로 사용되는 화폐로 조사됐으며, 환율은 2010년 10월25일 외환은행 고시 기준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변환했다. 또 기입된 수치 중 10원 단위는 반올림 했고 전체 응답자 중 현지 화폐로 기입한 것만 유효값으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