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위협받는 일본 내 ‘민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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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위협받는 일본 내 ‘민족학교’
  • 오재범 기자
  • 승인 2010.11.19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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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가와현, 교육조성금 조선학교만 지급대상서 제외시켜
일본 내 민족학교인 ‘조선학교’가 도마위에 다시 올랐다. 이번에는 가나가와현이다.

일본에서 다문화사업으로 유명한 가나가와현은 지난 2일 지역에 있는 모든 외국인학교에 지불하고 있는 교육조성금 중 조선학교만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육조성금이 보류되면, 조선학교 교사들의 월급이 지급되지 못하게 된다. 조선학교 교사들의 월급수준은 일본학교의 30%수준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

현에서는 현내 외국인학교 11개 중 조선학교 5개교에 대해서만 교육조성금을 유예했지만, 그 정확한 원인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조선학교들이 가르치고 있는 역사교육의 관점을 문제삼고 있기 때문이라는 추정만 나왔을 뿐이다.

이는 최근 일본 역사교과서가 과거 일본이 한국, 중국을 침략했던 사실을 미화시키고 왜곡된 사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사회적 반응이라는 것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같은 일이 벌어지는 이유를 일본사회에서 불고 있는 우경화의 바람 때문이라고 본다. 또 최근 일본 국민들의 관심을 정치, 경제로부터 다른쪽으로 돌리기 위한 정치적인 계산이라는 의견도 있다. 가장 손쉬운 게 북한을 거론하는 방법이라는 것.

그렇지만 이번 문제를 심각하게 눈여겨 봐야할 이유는 따로 있다. 가나가와현은 일본 내에서도 많은 다문화가정이 있고, 이 때문에 가장 발전적인 다문화 정책으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

실제 가나가와현은 지역 민족단체, 외국인단체, NGO, 시민 등이 함께 개최하는 다문화공생축제 (아스 훼스타 가나가와)부터 외국적현민 가나가와 회의, 외국적주민 입주지원제도, 의료지통역제도 등 다양한 외국인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정책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조선학교 출신들이다.

배안 가나가와 외국인 거주지원센터 이사.
배안 가나가와 외국인 거주지원센터 이사는 “현내 조선학교에 있는 500여 학생 중 한국국적을 가진 학생이 절반을 넘고 중국, 일본 국적을 지닌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이제 조선학교를 북한학교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며 “과거의 잣대를 현재 상황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현지 관계자들은 위기에 처한 조선학교를 살리기 위해 각지에 탄원서를 보내는 등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다.

배 이사는 “조선학교 아이들은 일본에서 나서 자랐으나 우리민족문화를 계승하며 일본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살아가는 아이들이다. 이들이 평화롭고 풍요로운 아시아의 희망이며 미래”라며 일본정부의 인식변화를 촉구했다.

한편, 이번 사태 핵심에 서있는 가나가와현 마츠자와 지사가 오는 30일 조선학교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확인할 예정이다.

아래는 배안 가나가와 외국인 거주지원센터 이사가 보내온 이메일 전문이다.

여러분

일본의 배안(裵安)이 연락 드립니다.

해내외의 많은 분들의 이해와 협력에 의하여 고등학교 무상화문제는 조선학교를 대상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지원과 열의가 있으므로하여 험난한 길을 뚫고 어려움을 이겨낼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끊임없는 협력,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 문화, 민족을 배경으로 하는 아이들의 배우는 권리를 지키며 또한 그들의 교육마당을 지키는 것은 다문화공생사회실현을 위하여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수 있습니다. 또한 민족교육권은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도리이며 권리입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가나가와현(현은 한국의 도와 비슷한 행정 단위)에서는 조선학교 아이들을 둘러싸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중대한 일이 다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2일, 가나가와현은 현하의 모든 외국인학교에 지불하고 있는 교육조성금을 조선학교에 한해서만 지불보류로 하겠다고 전해왔습니다.

해방후 폐허로 변한 일본땅에서 우리 동포들은 해방된 민족의 자랑을 안고 다시 일떠서 새로운 세대를 떠맡아갈 우리의 아이들에게 민족의 넋을 심어주고 민족적 긍지를 안게 하게 위하여 조선학교를 세워 민족교육을 시작하였습니다.

가나가와현내에도 60년전에 민족교육이 실시되기 시작하였으며 현은 일본에서는 가장 일찍 조선학교를 각종학교로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최초로1977년부터 조선학교에 대한 교육조성을 실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가나가와에 있어서의 민족교육의 환경개선과 정상적인 학교운영을 위한 커다란 도움이 되며 힘이 되었습니다.

가나가와조선중고급학교는 고급부만해도 지금까지 6000명의 졸업생을 배출시켰으며 그들의 대다수는 중요한 책임을 지닌 인재로서 해외나 일본에서, 특히 가나가와현의 여러 분야에서 꿈과 희망을 펼치며 활발한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가나가와현이 지향하는 지역의 국제화실현사업에 많은 학생, 졸업생들이 적극 참가, 공헌하고 있는 것은 가나가와현의 자랑이며 우리의 교육적 성과라고 할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나가와현과 민족단체, 외국인단체, NGO, 시민들이 함께 개최하는 다문화공생축제 [아스 훼스타 가나가와]에서는 학교졸업생들은 출현, 출전뿐만 아니라 운영, 기획, 실시에 있어서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역할을 놀고 있습니다.

또한 가나가와현이 설치한 [외국적현민 가나가와회의](가나가와현이 외국적현민의 목소리를 현행정에 반영하기 위하여 만든 회의)에는 제1기로부터 제7기에 이르는 13년 동안 계속적으로 졸업생들이 위원으로 선출되어 왔으며 여러 국적, 민족을 배경으로한 현민들과 협력하여 외국적현민이 안은 많은 문제, 과제들을 협의하며 현행정에 제언하기 위한 아낌없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현의 [외국적주민 입주지원제도]를 실천하기 위하여 설립된 [가나가와 외국인 거주지원센터], [외국적현민 의료지통역제도]를 맡은 [MIC가나가와]등 에서의 활동, 현내 공립학교에서의 뉴카머 한국인학생들에 대한 한국어지원 사포터 등 현의 여러 사업분야에서 조선학교졸업생들이 지역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며 이는 가나가와현민들의 재산이라고도 할수 있을것입니다.

조선학교에서 배우는 아이들은 일본에서 나서자랐으나 우리민족문화를 계승하며 일본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살아 가는 아이들입니다. 그리고 평화롭고 풍요로운 아시아의 희망이며 미래입니다.
이 자랑스럽고 또 자랑스러운 미래를 지키며 키우기 위하여 다시 한번 여러분들의 협력을 구하고저 합니다.

가나가와현지사에 대하여 민족교육에 대한 이해를 깊이며 교육조성금지급 보류를 취소하고 계속적지급을 재개하도록 요청, 요망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하는 연락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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