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페인 수교 60주년 행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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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페인 수교 60주년 행사를 소개합니다
  • 이진우 스페인 총연 사무총장
  • 승인 2010.11.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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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포 모두 힘모아 한국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11월 6일 토요일 오후 4시경, 한산한 거리와는 달리 스페인 마드리드의 Auditorio de INEF 체육대학강당에는 1시간여전부터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로 가득 채워져 갔다.

한국과 스페인 양국 정부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올 초부터 스페인 한인 총연합회에서는 크고 작은 다양한 행사를 열어 왔는데, 그 중 가장 심혈을 기울여서 오랜 동안 준비해 온 이날의 행사, 한-스페인 수교 60주년 기념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스페인 현지인과 한인들이 가까이는 마드리드 외곽에서부터 멀리 지방에서까지 달려온 것이다.

행사가 시작되자 미처 자리에 앉지 못한 사람들은 행사장 측면 복도에 줄지어 서서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고, 어떤 사람들은 아예 들어설 자리가 없어 돌아가기도 했으니 당일 다녀간 방문객 수는 줄잡아 1,200여명 이상이 될 것으로 집계가 되었다.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어서오세요' 라며 밝게 웃는 청년 자원봉사자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음식 및 장신구 바자회를 준비하고 있던 한민족 여성 네트워크(KOWIN) 회원들, 그리고 행사 준비에 분주하게 다니는 한인회 임원들까지 모두 바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어 보였다.


재스페인 한인 총연합회 고광희 회장의 인사말과 주스페인 대한민국 대사관 조태열 대사님의 격려사 및 유럽 한인총연합회의 한호산 회장님의 축사 등의 식순으로 시작된 행사는 짧은 인사말씀들이 끝난 후 바로 본 무대로 이어졌다.

먼저 남녀노소가 어우러진 스페인 태권도 시범단의 절도 있는 태권도 시범으로 1부 무대가 시작되었는데, 한국말로 구령을 붙이며 호흡을 맞춰 우리나라 전통 무예인 태권도의 품세와 격파 등의 시범을 보이는 모습을 보며 가슴 뿌듯한 사람은 비단 나뿐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린이들의 앙증맞은 시범과, 청소년들의 패기 넘치는 품세 시범 및 격파와 대련이 있었고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다음으로 준비된 무대는 현대 음악과 전통 국악의 조화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구 국제교류 국악단의 퓨전음악 공연이었는데, 난생 처음 듣는 해금 등의 국악 연주에 스페인 관객들은 넋을 잃고 바라보기도 했다.


마치 사물놀이를 연상시키듯 신명 나는 ‘아리랑 하우스’라는 연주곡으로 분위기를 한창 북돋운 다음 이어진 무대는 스페인 왕립 무용학교의 Conservatorio de Danza 라는 스페인 플라멩코 팀의 전통 플라멩코 공연이었다.




20명이 넘는 무용수가 교대로 색다른 플라멩코를 보이면서 분위기를 서서히 끌어올린 뒤 선보인 남자 무용수의 솔로 공연은 관객들을 클라이맥스로 이끌기에 충분했다.

 


이어진 2부 무대에서는 김미숙하나무용단(제16회 전국무용제 대통령상 수상)과 진수영 무용단(청평문화예술학교)의 아름다운 전통 무용 공연이 펼쳐졌다. 플라멩코 공연과는 같은 듯 다른 춤사위를 보이며 양국의 60주년 수교 기념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관객들에게 최상의 공연으로 답례를 했다.

다음으로는 태권도 인구가 많은 스페인이기에 모든 관객들이 기다렸던 마지막 무대,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이 펼쳐졌다.


역시 세계 최고의 시범단 답게 마치 한 사람이 움직이듯 동일한 동작을 하면서도 힘과 패기가 넘치는 품세 시범에 관객들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고, 하늘을 나는 듯한 발차기와 바위를 부숴버릴 듯 한 격파 시범에 관객들은 결국 기립박수로 감사 인사를 대신하였다.

태권도로 시작하여 태권도로 끝난 이날의 행사는 스페인에서 태권도가 지니고 있는 의미가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었으며, 플라멩코 공연과 한국 전통무용 공연 및 퓨전 국악 연주는 양국의 문화가 얼마나 잘 통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행사였다.

태권도 외에는 아직은 스페인 현지인에게 생소한 우리의 문화를 보다 더 많이, 정례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양국간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 질 것이고, 한인들의 위상제고 및 양국간의 우호증진 측면에서도 우리의 기대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