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중동의 세모
상태바
우울한 중동의 세모
  • 김상진
  • 승인 2003.12.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라크 전쟁은 끝났다고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선언을 한 것이 벌써 오래 전인데, 이라크 사태는 여전히 식을줄 모르는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사담 후세인의 체포 소식에도 전혀 수그러들줄 모르는 이라크 반항세력들은 주변의 여타 이슬람 테러조직과도 연계가 되어 있는지, 이스탄불을 비롯한 곳곳에서의 테러 위협이 계속되는 가운데, 터키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로 되어있는 쿠르드 민족문제가 이라크 북부에서 쿠르드 자치국가 건설을 위한 움직임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어서 터키로써는 무척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사실상 터키는 이라크 파병 결정이 된 이후에 이라크 과도정부 등의 반발로 인해 파병을 철회한 것과 일맥 상통하는 결과임)

이라크 이후 미국의 주요 타킷이 되었던 이란에서는 갑자기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고대 유적지인 밤시가 거의 초토화 되었다는 소식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리히터 기록에 의하면 6.3 혹은 6.7정도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전체 인구가 10만명이 채 되지않는 도시에서 지금까지 발표된 사망자 수가 2만5천명이나 되고, 부상자및 재산상의 손실등을 감안하면 도시 전체가 파멸하다시피 한 엄청난 재앙이 아닐수 없다.

터키는 이미 많은 지진으로 아픔을 겪었던 나라답게 제 1착으로 구조대를 보냈고 많은 구호물자및 장비들을 연속 육로로 실어 나르고 있으며, 1999년 터키 대지진 참사때 지원받았던 조립식 주택등의 구호물자 유휴분을 이란으로 보내는 것이라 한다.  또한 터키의 타입 엘도안 수상은 직접 지진피해 현장으로 방문하여 피해를 입은 이란 국민들을 위로한다고 하니 종교와 이념 그리고 이해관계를 떠난 인류애를 보여주는 것 같아 흐믓하기도 하다.

왜 이렇게 중동에서의 일들이 어렵게 되는 것일까?

터키에서는 매년 이스탄불 중심 광장인 탁심광장에서 개최하던 대규모 신년 축하모임을 올해는 안전을 이유로 취소 한다고 한다.    사실 올해 터키 한인회에서 주최하는 한인 송년모임도 취소되어 아쉽던 마당에 터키 현지인들 까지도 대규모 집회를 취소하는 등 안전에 신경을 써야하는 우울한 세모가 되고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바라기는 2004년 새해에는 전쟁이나 테러가 없는 평화로운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떤 이유와 명분 그리고 이해관계 라 할지라도 폭력으로 해결하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민족이나 사상 그리고 돈과 권력이 아니라 인간다움을 지키고 유지해 나가는 것이 더 절실한 것 같다.    

사랑과 이해와 평화... 2004년의 화두가 되었으면 좋겠다.